[스포츠Q 이세영 기자] “최정은 나보다 한 수 위다. 위를 볼 수 있게 해준 선수가 있기에 내가 더 발전할 수 있었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박석민(29·삼성)이 그동안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큰 벽이었던 최정(27·SK)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석민은 9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 무대에 섰다.
시즌 막판에 당한 부상에도 타율 0.315 27홈런 72타점을 그는 총 유효표 321표 가운데 162표를 획득해 103표를 얻은 황재균(27·롯데)을 제치고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시상식이 끝난 뒤 박석민은 “사실 올해는 골든글러브 수상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황재균의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며 “프로 11년차에 처음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는데 이 정도면 아주 늦은 건 아니지 않나”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어 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세 번이나 자신의 앞길을 막은 최정을 떠올렸다. 최정은 2011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박석민은 번번이 최정에 밀렸다.
박석민은 “같은 포지션에 최정이란 선수가 있어서 나도 성장할 수 있었다”며 “최정은 나보다 후배지만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위에 있는 선수다. 최정 때문에 골든글러브 수상이 늦어진 것도 있지만 야구 인생 전체를 보면 정말 고마운 존재다”라고 말했다.
시상식 때 무대에서 류중일 삼성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는 물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은사에게까지 고마움을 전했던 박석민은 “미처 고마움을 전하지 못한 분들이 있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나를 처음 주전으로 써 주신 선동렬 전 감독님과 한대화 수석코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무대 위에서 하지 못했다. 기사를 통해서라도 꼭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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