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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출전시간 늘린 것만으로 전창진 구속 사유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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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출전시간 늘린 것만으로 전창진 구속 사유될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21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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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경찰 "주전 빼면서 공정한 경기운영 방해"…선수 기용은 감독 고유 권한 반박근거 찾아야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경찰이 전창진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결정하면서 선수 기용이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박 근거를 찾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1일 경기관련 정보제공과 사설 인터넷 불법 스포츠토토 대리 베팅, 속임수로 경기의 공정한 운영을 방해한 혐의로 전창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22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창진 감독이 불법 도박 관련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을 했다면 구속을 피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러나 속임수로 경기의 공정한 운영을 방해했다는 근거는 선수 기용이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는 것에 대한 반박을 해야만 가능하다.

▲ 경찰이 22일 전창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후보 선수를 기용한 것이 공정한 경기 운영을 방해한 속임수라는 경찰과 선수 기용은 감독 고유의 권한이라는 스포츠계 주장이 맞서고 있다. 사진은 승부조작 경기로 꼽힌 2월 20일 서울 SK전에서 심판에게 항의하는 전창진 감독. [사진=KBL 제공]

경찰은 공정 운영을 방해했다는 증거로 주전 선수들 대신 후보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크게 늘렸고 밀리는 상황에서도 적절하게 선수 교체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후보 선수들을 기용한 것이 속임수라는 경찰의 근거에 힘이 실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스포츠계 전체적인 의견이다.

감독은 스포츠 경기 운영에서 상당한 권한을 갖는다. 선수 선발부터 훈련과 출전, 시즌과 구단 운영에 이르기까지 절대적인 권한을 갖는다.

또 시즌 막판이 되면 플레이오프 등 중요한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순위에 성적을 주지 않는다면 주전들에게 휴식을 취하게 하고 후보 선수들을 기용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팀들은 장기 계획을 갖고 리빌딩하기 위해 몸값이 비싼 주전 또는 스타 선수들을 트레이드시키고 젊은 유망주들을 육성하기도 한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경우에도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팀들은 성적이 좋은 팀들에 스타 선수를 트레이드시켜 유망주들을 받아들이거나 이적금을 챙긴다. 아무도 이것을 두고 '짬짜미'나 승부조작이라고 하지 않는다.

게다가 경찰이 승부조작 경기로 지목한 2월 20일 서울 SK전의 경우 후보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고 보기 어렵다. 김승원과 오용준, 전태풍 등 주전들의 출전시간이 25분이 넘었고 조성민은 10득점에 그쳤지만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또 전태풍과 찰스 로드 등 대부분 주전들이 나왔던 1쿼터에서 6-18로 크게 뒤지며 1, 2쿼터 전반이 끝난 뒤 선수들을 크게 다그쳤다. 전창진 감독은 이날 심판 판정에 대해 어필하기도 하는 등 승부에 대한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대리 베팅을 한 것만으로도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대리 베팅만 확실한 사실로 밝혀진다면 후보들을 고의로 대거 기용해 경기의 공정한 시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도 자연스럽게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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