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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 자격 심의' KBL 재정위원회 소집, 2대 의문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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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 자격 심의' KBL 재정위원회 소집, 2대 의문점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29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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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김영기 KBL 총재, "규정에 있는 일반적인 원칙 적용…팬 위한 경기 해야"

[논현동=스포츠Q 이세영 기자] 취재진의 질문이 줄을 이었지만 이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많은 관심이 모아진 전창진(52)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관련 기자회견은 적잖은 의문점을 남겼다.

승부조작과 불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전창진 감독이 오는 7월 초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재정위원회에 회부된다. 최강의 선수를 기용해 최선의 경기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김영기 KBL 총재는 29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창진 감독의 수사가 끝날 때까지 2015~2016 시즌 코칭스태프에 대한 자격 심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KBL은 30일 구단의 등록 신청이 들어오면 전 감독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후 새달 초 재정위원회를 소집,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그런데 이날 김영기 총재의 브리핑과 질의응답에서 몇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전 감독의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과 전 감독 재정위원회 회부의 핵심인 KBL 규약 제 17조 ‘최강의 선수기용’에 대한 객관적 판단 기준이 바로 그것이다.

◆ 재정위원회 소집 발표 시점, 왜 지금인가?

승부조작 혐의를 받은 전창진 감독은 지난 25일 경찰에 소환돼 1차 조사를 받았다. 전 감독에 대한 2차 조사는 새달 1일 진행된다. 아직 전 감독에 대한 수사가 종료되지 않은 상황. 전 감독의 유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르면 29일 기준으로 전 감독의 죄는 없다.

전 감독의 혐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실시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이에 김영기 총재는 “다음달 1일 2차 조사에서 무혐의로 결론날 수도 있고 검찰로 넘어갈 수도 있는데, 만약 이 사건이 검찰로 간다면 수사 종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설령 무혐의로 결정된다 해도 규약 제 17조 ‘최강의 선수기용’과 규약 제 70조 ‘성실의무’에 의거해 전 감독에 대한 재정위원회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기자회견 결과를 경찰에서 주시하고 있고 다음달 1일 전 감독에 대한 2차 조사가 열리는 것을 고려할 때, 전 감독이 불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플레이가 아니냐는 것이다. 김영기 총재는 “KBL이 갖고 있는 규정대로 가겠다는 것뿐이다. 수사당국에서 내리는 결정과는 별개로 KBL 규정에 있는 일반적인 사항을 적용할 것”이라며 “30일까지 KBL에 등록이 돼야 하는데 우리가 미리 준비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잠시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은 김 총재는 “KBL에서 오랫동안 검토해 정한 것이다. 끝을 알 수 없는 수사 결과를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KBL이 갖고 있는 범위 내에서 처리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감독의 고유 권한을 제3자가 판단할 수 있나

전창진 감독 재정위원회 소집과 관련된 또 하나의 의문점은 KBL 규약 제 17조 ‘최강의 선수기용’에 있다. 이 조항에는 “구단은 공식경기에 임할 때 최강의 선수를 기용하여 최선의 경기를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다.

여기서 ‘최강의 선수’와 ‘최선의 경기’라는 단어에 의문부호가 떠오른다. 감독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기용하는 선수를 제3자가 ‘최강의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다’ 혹은 ‘최선의 경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 조항 자체에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김영기 총재는 “매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이 정해진 뒤 경기들을 보면 나사가 풀린 것 같이 허술하더라”며 “이런 경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그간 구단에 수차례 발송해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후보 선수들을 고의적으로 기용하거나 작전타임을 명백히 불러야 하는 상황에서 부르지 않는 등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기를 한다면 팬들로부터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수기용 문제를 제3자가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력의 열세를 인정하고 전략적인 측면에서 2진급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은 충분히 소명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한국은 승부 결과가 스포츠토토와 연결돼 있지 않나. 이와 관련된 문제가 계속 일어나니 어찌 방치하겠는가”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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