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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혐의' 전창진 파문, 프로농구 최악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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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혐의' 전창진 파문, 프로농구 최악의 위기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5.2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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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강동희 전 감독보다 훨씬 중죄 혐의…KBL 망연자실, KGC는 감독 교체 논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프로농구가 다시 한번 승부조작에 휘말렸다. 농구인들도 할 말을 잃었다. 팬들이 프로농구에 등을 돌리고 외면한다면 공멸할 수도 있는 대형 악재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5일 "승부조작에 가담한 프로농구 현직 A 감독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KBL(한국농구연맹)은 A 감독이 전창진(52) 안양 KGC 감독임을 확인하고 긴급히 사태를 파악하는 한편 승부조작 연루 파문에 대해 26일 공식 사과했다.

전창진 감독은 사채업자로부터 차명계좌를 통해 3억원을 빌려 이를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에 베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로커와 사전에 협의를 한 뒤 경기중 후보 선수들을 기용하는 방법으로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팀의 경기에서 10점차 이상으로 크게 지는 대가로 배당을 받았다는 것이다. 특히 경찰은 사채업자로부터 진술을 받아내고 당시 거래 내용을 담은 차용증까지 확보했다.

전창진 감독의 승부조작 연루에 KBL과 KGC 구단은 사태 파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KBL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했고 KGC 역시 후속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 강동희 전 감독보다 더욱 죄질이 좋지 않다?

전창진 감독은 KB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쓴 지도자라는 점에서 그 충격은 핵폭탄급이다. 2002년 2002년 원주 동부(당시 원주 TG삼보)의 감독대행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 부산 케이티까지 무려 13년 넘게 현역 지도자로 활약한데다 2003년에는 아시아농구선수권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 감독상도 무려 5차례나 받았다.

아직까지 전창진 감독이 경찰의 조사를 받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죄가 확정됐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혐의가 모두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프로농구계의 커다란 수치로 남게 된다.

전창진 감독이 스타 감독이라서가 아니라 드러난 혐의로 봤을 때 이미 승부조작으로 징역 10개월형을 선고받았던 강동희(49) 전 동부 감독보다 훨씬 죄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강동희 전 감독은 브로커로부터 4700만원을 받고 승부를 조작해 징역 10개월과 추징금 47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강 전 감독은 승부조작을 한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이지만 전창진 감독은 브로커와 사전 협의한 것과 함께 자신이 직접 돈을 걸어 두 배 가까운 배당을 챙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법조인은 "강동희 전 감독은 범죄 협조 수준인데 비해 이번 사건은 주동자로 분류될 수 있다"며 "경기 관련자가 베팅을 해서는 안된다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 불법 도박까지 했기 때문에 가중처벌이 된다"고 지적했다. 전창진 감독은 훨씬 강동희 전 감독보다 훨씬 무거운 징역형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 KBL과 구단 모두 혐의 확신 분위기, 대책 마련 고심

이미 농구계는 스타 감독의 승부조작 적극 가담에 충격을 받았다. 특히 강동희 전 감독의 구속 직후 당시 한선교 KBL 총재가 "1997년 출범 이후 최대 위기다. 당사자는 물론이고 앞으로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불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불과 2년 만에 헛수고가 됐다.

전창진 감독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고 경찰은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이 때문에 KBL과 전창진 감독과 지난달 계약을 맺은 KGC 구단 모두 혐의가 사실인 것 같다고 인정하는 분위기다.

KBL은 보도자료를 통해 "승부조작 수사와 관련해 다시 한 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최종 수사 결과를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지켜볼 예정이며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KBL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긴급 이사회를 26일 오후에 열 예정"이라며 "이사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GC 구단도 "아직까지 전창진 감독과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 외에는 더이상 말할 것이 없다. 연휴 기간에 감독은 훈련 장소에도 나오지 않았고 우리도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현재 KGC는 대책 회의를 통해 감독 교체 여부에 대해 심사숙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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