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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 발레리나' 송한나래의 숙명, 아이스클라이밍 '완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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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 발레리나' 송한나래의 숙명, 아이스클라이밍 '완생'을 위하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1.2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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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빙벽-암벽 오가며 종횡무진…12월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우승 정조준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완등. 클라이머에게 피할 수 없는 두 글자이기에 피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혹자는 클라이머에게 완등은 ‘완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암벽이든 빙벽이든 완전히 정복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암벽에서는 김자인(27·올댓스포츠)이 수많은 완생을 경험했다. 최근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통산 11번째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각종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서 완등하며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암벽 위의 발레리나’, ‘암벽여제’라 불리는 그는 세계랭킹 1위로 올 시즌을 마감했다.

그렇다면 겨울철 산악운동의 꽃인 아이스클라이밍에서는 누가 스타로 떠오르고 있을까. 바로 송한나래(23·아이더클라이밍팀·한국외대)가 그 주인공이다.

▲ 송한나래가 2015 전국 트라이툴링 대회 난이도 부문 경기를 치르고 있다. [사진=미디언스 제공]

아이스클라이밍 국제대회에 출전한 건 2년밖에 되지 않지만 예전부터 스포츠클라이밍에서 두각을 나타냈기에 비교적 수월하게 적응할 수 있었다. 두 종목의 대회를 모두 출전하는 선수는 국내에서 송한나래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빙벽 등반이 수월한 건 아니다. 구조물은 고정돼 있긴 하나, 자연물 같은 경우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고 얼음이 조금 덜 얼어 부서져 내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무엇이든 올라타는 걸 좋아했던 ‘등반 본능’이 있기에 비교적 빠른 시간에 적응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 빙벽과 암벽을 오가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월 열린 2014~2015 국제클라이밍연맹(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난이도 부문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세계랭킹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뒤늦게 시작한 아이스클라이밍에서 국내를 넘어 월드클래스임을 입증한 것.

기세가 오른 송한나래는 7월 열린 2015 청송 서머 전국 트라이툴링(빙벽등반 장비인 아이스바일과 아이젠을 착용하고 자연암벽과 인공구조물을 혼합 등반하는 경기) 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21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전국 트라이툴링 대회에서도 난이도 부문에서 왕좌에 올랐다.

▲ 송한나래가 설악산 빙벽을 오르고 있다. [사진=송한나래 페이스북 캡처]

빙벽과 암벽을 가리지 않고 승승장구한 송한나래는 “자신감 있게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성적이 따라온 것 같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열심히 준비해 곧 열리는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제 송한나래의 시선은 다음 달 열리는 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을 향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해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서는 게 그의 목표.

마지막 홀드에 아이스바일(빙벽을 타격하는 등반장비)을 걸고 정상에 올라설 때까지 송한나래의 등반 본능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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