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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팝' 마리텔의 아류작? 혹은 1인 콘텐츠의 신선한 진화? 아직은 판단유보(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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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팝' 마리텔의 아류작? 혹은 1인 콘텐츠의 신선한 진화? 아직은 판단유보(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2.11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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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마리텔'의 포맷을 따라한 아류작일까? 아니면 '마리텔'을 뛰어넘는 1인 콘텐츠의 새로운 진화형일까?

네 명의 출연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기획자로 나선다는 독특한 포맷을 내세운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방시팝)가 10일 첫 방송을 가졌다.

'방시팝'은 이상민, 장동민, 유세윤, 작곡가 유재환 등 네 명이 출연자가 아닌 기획자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를 모은 이색 프로그램이다.

▲ 유세윤이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방시팝)에서 선보인 '쿠세스타' [사진 =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방송화면 캡처]

'방시팝'의 포맷은 어딘지 MBC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을 떠올리게 하는 면이 있다. '마리텔'이 인터넷 방송의 포맷을 차용해 출연자가 1인 BJ(Broadcasting Jockey)가 되어 네티즌들에게 자유롭게 자신이 가진 콘텐츠와 재능을 펼쳐보이는 프로그램이라면, '방시팝'은 '마리텔'보다 더욱 개념을 확장해 1인 방송이 아니라 직접 하나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는 포맷을 내세운다.

'방시팝'의 또 다른 독특한 점은 '마리텔'처럼 인터넷 생중계의 접속 시청자수가 아닌, 프로그램의 시청률로 경쟁을 한다는 점이다. tvN은 '방시팝'의 첫 방송에서 시청률 1%는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들이 기획한 콘텐츠는 사라지게 된다.

'방시팝'의 첫 방송에서 작곡가 유재환을 제외한 유세윤, 장동민, 이상민은 각각 기존 프로그램들을 패러디한 느낌의 세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유세윤은 '슈퍼스타K'를 패러디한 '쿠세스타'를, 장동민은 '시간탐험대'에서 모티브를 얻은 '장동민의 승부욕'을, 이상민은 '더 지니어스'에서 모티브를 얻은 '더 지니어스 외전'을 각각 선보이게 됐다.

먼저 유세윤의 '쿠세스타'는 완벽하게 '슈퍼스타K'의 하위 오마주였다. 가창력이 뛰어난 참가자 대신 독특한 개성을 갖춘 참가자를 찾는다는 포맷을 내세운 '쿠세스타'는 그야말로 개그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며 초반 웃음을 이끌었다.

하지만 세트부터 편집까지 모두 '슈퍼스타K'와 너무나 흡사한 점, 그리고 '개그콘서트'나 '코미디 빅리그'와 같은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코너라면 몰라도 독립된 프로그램이라고 가정하면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뚜렷하지 않은 점 등이 단점으로 보였다.

▲ 장동민이 '방시팝'에서 선보인 '장동민의 승부욕' [사진 =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 방송화면 캡처]

두 번째로 선보인 '장동민의 승부욕'은 제법 성공적이었다. 장동민은 '의리'의 김보성을 비롯해 이종수, 한정수, 유상무, 틴탑 엘조 등 다섯 명의 출연자를 모아두고 남자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팔굽혀펴기'와 '소변 오래 참기' 등 희한한 대결을 선보였다.

'시간탐험대'에서 보여준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1박 2일'의 미션을 결합한 느낌을 주는 '장동민의 승부욕'은 어설픈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김보성, 이종수 등 출연진들이 보여준 의외의 코믹한 모습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마지막은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의 우승자인 이상민이 선보인 '더 지니어스 외전'이었다. '더 지니어스 외전'은 '더 지니어스'에서 시청자들이 보고 싶었지만 성사되지 않은 대결을 그려내겠다며 첫 대결로 프로게이머 시절부터 질긴 인연으로 얽힌 임요환과 홍진호의 맞대결을 그렸다.

'더 지니어스 외전'은 특별한 기획 없이 '더 지니어스'의 게임까지 그대로 가져와 '더 지니어스'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대결을 만들어낸다는 아주 간단한 포맷임에도 불구하고, '더 지니어스'가 가졌던 긴장감을 그대로 풀어내며, '방시팝'의 한 코너가 아닌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나와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소문과 기대를 만들어낸 '방시팝'의 첫 방송은 '마리텔'과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마리텔'이 개인의 능력과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프로그램이라면, '방시팝'은 그 대상을 좀 더 확장해 개인 본인의 능력보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획력으로 승부를 보는 프로그램이다. '마리텔'이 그래서 1인 콘텐츠라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태생적인 운명을 지녔다면, '방시팝'은 하기에 따라서 1인 콘텐츠가 정식 프로그램으로 재탄생하는 과정까지도 만들어낼 수 있다.

▲ 이상민이 '방시팝'에서 선보인 '더 지니어스 외전'

하지만 반대로 '방시팝'은 첫 방송에서 기존 tvN의 인기 프로그램들을 패러디하거나 재탕하는 안이한 기획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했다. 아직 첫 회이기에 향후 정말 예상치 못한 신선한 포맷들이 등장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존에 어디선가 본 듯한 프로그램들을 차용한 '방시팝'의 첫 도전은 재미면에서는 어느 정도 합격이지만, 신선함이라는 면에서는 불합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

tvN이 새롭게 선보인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는 tvN이 출연진에게 양도한 1시간을 그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채우는 프로그램으로 장동민과 유세윤, 이상민, 작곡가 유재환 등 네 명이 그들만의 독특한 1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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