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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최무성과 김선영 사이 반대하던 고경표…어머니를 이해하고 최무성을 받아들이기까지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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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 최무성과 김선영 사이 반대하던 고경표…어머니를 이해하고 최무성을 받아들이기까지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2.20 0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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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어머니 옆에 아버지가 아닌 다른 남자, 그것도 가장 친한 친구의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것도 가장 감정이 예민한 10대, 고3의 학생이 말이다.

19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에서는 누구라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이런 상황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이해해가는 선우(고경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택(박보검 분)의 아버지 최무성과 선우(고경표 분)의 어머니 김선영은 어린시절 같은 고향에서 자란 고향친구로, 최무성이 뇌졸증으로 쓰러지고 김선영의 집이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서 최무성이 도움을 준 일로 인해 급격히 가까워진다. 고경표는 어머니 김선영과 친구 박보검의 아버지 최무성의 관계를 알게되고는 최무성을 마음 속으로 미워하고 밀어내기 시작한다. 아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것이다.

▲ tvN '응답하라 1988'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19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 14회에서는 그렇게 최무성을 밀어내려고 하던 고경표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최무성을 받아들이고 어머니 김선영을 이해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 계기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서다.

시간이 갈수록 김선영과 최무성의 관계는 점점 가까워만 진다. 그렇게 고경표를 따르던 늦둥이 동생 진주(김설 분)는 어느새 자신보다 최무성을 더욱 따르기 시작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자기 집에 최무성과 김선영이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박보검이 바둑대회라도 가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고경표의 집 식사에는 최무성이 함께 하는 경우도 많아졌고, 어머니 김선영은 집에서 최무성과 이야기한 것으로도 부족한지 밤에도 고경표와 이야기를 하는 대신 전화기를 붙잡고 최무성과 수다를 떨고 있다.

심지어 동생 진주가 머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진주는 눈을 뜨자마자 오빠인 자신보다 "아저씨 어딨어?"라며 최무성을 먼저 찾고, 어머니는 아들인 자신의 눈앞에서도 보이지 않던 눈물을 남남인 최무성의 앞에서 흘린다. 고경표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비로소 자신이 최무성을 밀어내려는 이유를 알게 된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미안해서" 였던 것이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어머니 김선영의 모습과 아버지처럼 자기 집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시작한 최무성의 모습을 볼 때마다 고경표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떠올리고, 급기야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고경표는 아버지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이야기가 아닌 지난 '과거'의 이야기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당연한 일이다. 고경표의 아버지는 이미 2년 전 세상을 떠났고, 실제로 아버지와의 대화는 고경표의 상상에서 나온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고경표는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결국 어머니 김선영의 마음을 이해하고, 최무성을 조금씩 마음에 받아들이려 한다. 고경표는 아버지에게 "오늘 진주 다쳤어요. 엄마 많이 놀랐는데, 저한테는 괜찮다고 그러셨거든요. 근데 택이 아빠한테는 무서웠다고 우셨어요. 엄마는 저보다 아저씨가 더 편한가봐요"라고 말하고, 아버지는 "너 걱정될까봐 그런거지. 아빠는 다 이해되는데"라고 태연하게 말한다.

▲ tvN '응답하라 1988' [사진 = tvN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

그 말에 고경표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아빠, 안 서운해?"라고 다시 물어보고, 아버지는 "아빠는 하나도 안 서운해"라고 말한다. 이어 아버지는 고경표에게 "선우야. 아빠는 엄마한테 해줄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어. 그냥 엄마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되는데, 아빠는 이제 그것도 해줄 수가 없어. 선우야, 아빠는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거면 돼"라고 말하고 그 말에 고경표는 아이처럼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고경표와 아버지 사이의 대화는 고경표가 마음 속으로 어머니 김선영을 이해하고, 최무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음을 의미하는 장면이었다. 자기 자신의 서운한 감정보다도 어머니의 외로움을 이해해주는 마음. '응답하라 1988'에서 고경표가 연기한 '선우'라는 아이는 그런 아이였다. 그래서 여자친구 보라(류혜영 분)는 고경표에게 "내가 너 착해서 좋아하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이고, 최무성은 "선우, 속 깊은 아이잖아"라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모습은 또한 '응답하라 1988' 3회에서 등장한 덕선(혜리 분)의 할머니(김영옥 분) 장례식에서 성동일이 보여준 눈물과도 이어진다. 혜리는 장례식장에서 동네 어르신들과 친구들에게 쾌활하게 웃는 모습을 보이다 큰 형(정원중 분)의 등장에 비로소 무너지듯 눈물을 흘리는 아버지 성동일의 모습을 보고 "어른들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다"며 감정을 쉽게 드러낼 수 없기에 참아내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 말처럼 어른인 척 하지만 아직은 10대의 나이에 '아이'인 고경표는 묵묵히 외로움을 참아내는 어머니 김선영이 '그저 견디고 있는' 모습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게 된 것이다.

tvN '응답하라 1988'은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쌍팔년도(1988년) 서울 쌍문동, 한 골목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왁자지껄 코믹 가족극으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7시 5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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