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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실패 딛고 '모터범' 제친 빙속 단거리 신예 김태윤의 평창행 가속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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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실패 딛고 '모터범' 제친 빙속 단거리 신예 김태윤의 평창행 가속질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2.29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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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트 선수권서 500m 1·2차 시기서 모두 1위…"지난해 대표팀 탈락, 이번 여름 와신상담"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1인자인 모태범(26·대한항공)을 넘었다. 5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이 정상에 올랐던 바로 그 나이의 신예가 모태범을 넘어섰다. 김태윤(21·한국체대)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새로운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김태윤은 지난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끝난 전국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종합 142.480점으로 선배 김진수(23·의정부시청)와 모태범을 2, 3위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태윤은 22일 1차 레이스에서 500m 35초58로 1위, 1000m 1분11초50으로 2위를 차지한 뒤 23일 2차 레이스에서도 500m 35초65로 1위, 1000m 1분11초00으로 2위에 올랐다.

▲ 김태윤(오른쪽)이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남자 1000m 2차 레이스를 마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김태윤은 500m 1, 2차 레이스 1위 및 1000m 1, 2차 레이스 2위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스포츠Q(큐) DB]

◆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워너비, 모태범을 처음으로 제치다

김태윤으로서는 뜻깊은 레이스였다. 지난해까지 모태범은 김태윤에게 '큰 산' 같았다. 그러나 올해 대표팀으로 복귀한 김태윤은 국내에서 모태범과 맞대결 레이스에서 승리하며 명실상부한 단거리 1인자가 됐다.

최근 부상으로 컨디션이 떨어진 모태범은 500m 1차와 2차 레이스에서 각각 35초69와 35초74로 근소하게 김태윤에 뒤졌고 1000m 1, 2차 레이스에서도 1분11초84와 1분11초64로 김태윤, 김진수에 이어 3위에 그쳐 종합점수에서도 3위를 차지했다.

김태윤은 "지난해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중요한 경험을 쌓고 돌아왔지만 그해 여름 대표팀에서 떨어진 뒤 1년 동안 이를 악물고 죽어라했다. 특히 이번 여름에는 상하체 밸런스를 맞춰가며 웨이트 트레이닝과 체력 훈련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자세 교정 등 보완보다 체력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신경썼다는 김태윤은 "대표팀에 돌아온 뒤 항상 존경했던 (모)태범이 형이나 (김)진수 형과 함께 훈련하면서 내가 더 성장한 것 같다"며 "형들을 이긴 것은 내 기록도 좋았지만 형들이 부상 때문에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 부진한 것도 있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김태윤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 스케이팅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하면서 더욱 기량을 성장시켰다. 무엇보다도 세계에서 빙판을 가장 잘 타는 선수들이 모인 월드컵이었기에 남다른 경험이었다.

이에 대해 김태윤은 "국내에서는 비슷하거나 다소 기록이 못한 선수들과 함께 타지만 월드컵은 모두 나보다 잘 하는 선수들이니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월드컵을 다녀오면서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밝혔다.

▲ 김태윤이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남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질주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 올해 목표는 500m·1000m 톱 10 진입, 남은 2년 김태윤의 진화는

현재 김태윤의 목표는 500m와 1000m에서 모두 톱 10에 드는 것이다. 1000m 종목에서는 지난 7일 독일 인젤에서 열렸던 월드컵 3차 대회에서 1분8초97을 기록하며 김진수(1분9초18)에 앞서 7위를 차지하며 톱10에 들었다.

하지만 500m 종목에서는 아직까지 톱10에 들지 못했다. 지난달 23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렸던 월드컵 2차 대회 두번째 레이스에서 34초59의 기록으로 디비전 B(2부)에서 1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김태윤은 "1000m에서는 톱10에 한 차례 들었기 때문에 이제 500m만 남았다"며 "스프린트선수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내년 1월말 열리는 월드컵 대회에서 다시 한번 500m 톱10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태윤은 김진수, 모태범 등과 내년 1월 29~31일 네덜란드 스타방에르에서 열리는 월드컵 5차 대회 파견이 지난 28일 확정됐다.

평창 올림픽까지 이제 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김태윤에게 모태범은 워너비이자 라이벌이다. 김태윤은 대표팀에서 선배들의 일거수일투족으로 모두 살펴보며 자신을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한다.

김태윤은 "태범이 형은 경험도 많고 정상에 올랐던 선배여서 뒤에서 많이 배우고 따라했다. 그러면서도 이번만큼은 태범이 형을 너무나 이기고 싶어 오직 그것만 바라보고 탔더니 1위까지 올랐다"며 "한 단계씩 이렇게 성장하다보면 평창 올림픽 메달도 가능하다고 굳게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단거리 스타 모태범을 제치고 속도를 붙이고 있는 김태윤의 질주가 기대된다.

▲ 김태윤(가운데)이 23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전국남녀 스프린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 시상식에서 2위를 차지한 김진수(왼쪽), 3위에 오른 모태범과 함께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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