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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적응력 최강' 김현수, 2년 뒤 기대감 높아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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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적응력 최강' 김현수, 2년 뒤 기대감 높아지는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2.2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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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 시간 최대한 줄이면 2017시즌 이후 FA 재계약 전망 밝아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먹는 것을 걱정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나는 아무거나 잘 먹는다. 알레르기가 없어 다 잘 먹는다. 걱정할 게 없다.”

생애 처음으로 미국 생활을 앞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였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입단을 앞둔 김현수(27)의 표정에서는 이미 미국 적응에 대한 준비를 다 마친 듯 보였다.

김현수는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컨벤션 벨라지움에서 볼티모어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24일(한국시간) 볼티모어와 계약기간 2년, 총액 700만 달러(82억 원)에 계약을 체결한 그는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 박병호(29‧미네소타 트윈스)에 이어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 직행한 세 번째 야수가 됐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현수가 29일 볼티모어 입단 기자회견에서 볼티모어 유니폼을 입고 활짝 웃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현수는 어디서든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최대한 빨리 팀에 녹아들겠다고 다짐했다. 개인 성적보다는 팀에 잘 융화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 볼티모어 구단 수뇌부도 인정한 '특급 적응력'

“일단 조용히 있을 것이다. 미국에 가면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통역 옆에 꼭 붙어서 조용히 있을 것 같다. 먼저 말을 걸어준다면 대화할 것이다.”

‘팀 동료들과 친해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느냐’에 대한 김현수의 답변은 다소 의외였다. 동료들과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뉘앙스를 띄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현수는 “혼자서도 잘 논다. 영어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팀 동료들과 친해지겠다는 다짐을 했다.

미국 음식이 한국 음식과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역시 잘 적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현수는 “많은 분들이 먹는 것에 대해 걱정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나는 아무거나 잘 먹는다. 알레르기가 없어 다 잘 먹는 편이다. 걱정할 게 없다”고 웃어보였다.

볼티모어 구단에서도 김현수의 현지 적응력을 인정했다. 팀에 빨리 녹아들 것이라고 봤다. 김현수의 에이전트사인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는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이 ‘성격이 좋아 다른 선수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특히 아담 존스 이야기를 하며 성격이 좋아 잘 맞을 거라 했다”고 구단의 기대감을 전했다.

◆ 빨리 연착륙하면 향후 FA 계약에 유리하게 작용

김현수가 미국 야구에 빨리 적응하면 할수록 미국에서 야구를 더 오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본인 입으로 “한국으로 다시 오는 건 실패”라고 말했기에 미국 야구에 적응하려는 김현수의 의지가 남다를 것은 당연지사. 2017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하는 김현수로선 시행착오 시간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

김현수는 “가장 많은 경기를 뛰는 홈구장에서 적응하는 게 우선”이라며 “잠실구장보다 펜스가 가까워 보이기는 하지만 투수들의 공이 빠르기에 일단 부딪쳐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현수가 29일 볼티모어 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뷔시즌 목표 성적도 없다. 주전에 포함되는 것과 적응이 우선이라는 게 김현수의 생각이다. 그는 “성공에 대한 기준점을 정해놓지 않았다”며 “주전 경쟁에서 이기는 게 먼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타자이지만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것이 김현수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볼티모어 구단도 이 점을 높이 샀다. 다만 한국과 스트라이크존이 다른 점은 극복해야 할 부분. 미국에선 낮은 볼을 잘 잡아주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김현수는 “낮은 공을 잡아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바깥쪽 공에 후하다는 평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몸쪽에 후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에 잘 적응하겠다”고 다짐했다.

내년 시즌 무난히 연착륙한 뒤 2017시즌 빼어난 성적을 거둔다면 좋은 조건에 두 번째 FA 계약을 이끌어낼 수 있을 터. ‘현지 적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김현수가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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