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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토크] 강하늘의 2월, '동주'를 '좋아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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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토크] 강하늘의 2월, '동주'를 '좋아해줘'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2.05 0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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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배우 강하늘이 출연한 영화 두 편 '동주'와 '좋아해줘'가 같은날(2월17일) 개봉한다.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삶을 담아낸 흑백영화, '좋아해줘'는 세 커플이 맺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코미디다. 사뭇 다른 주제와 장르의 두 편에서 강하늘은 그의 강점을 부족함없이 내보인다.

‘동주’(감독 이준익)는 1917년 태어나 1945년, 29세에 세상을 떠나 올해 서거 71주기를 맞은 윤동주 시인의 삶을 그렸다. 후세 사람들은 그를 '시인'이라고 표현하지만, '동주'에서 그려진 윤동주의 삶과는 다르다. 동주는 자진해 문예지를 만들고 몰래 시를 쓰는, 문학에 대한 열망이 큰 청년으로 표현된다. 시를 쓰고 싶지만 부모의 반대에 부딪히고, 신춘문예에 당선된 친구 몽규를 부러워한다. 동주는 그를 '시인'이라 부르는 사람들 앞에서 움츠러든다. "시인은 아닙니다. 시집도 내지 못했는데요."

▲ '동주' 강하늘 박정민 [사진=메가박스 플러스엠 제공]

과거 인터뷰로 강하늘을 만났을 때, 독특했던 점은 그가 스스로를 '배우'라고 소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연기를 배우는 입장이고, 배우란 표현은 과하단 생각에 어떤 자리에서든 수식어 없이 이름만을 말할 뿐이다. 10여년간의 경력에도 여전히 '배우'를 달기 주저하는 스물일곱의 강하늘과, '자화상' '참회록' '쉽게 씌어진 시' 등으로 끊임없이 자문하고 괴로워했던 '동주'의 모습은 닮아있다.

'동주'는 윤동주 한 명이 아닌 동주와 몽규, 두 사람의 삶을 모두 담았다. 시를 쓰고 싶어하는 동주와 총으로 일제에 맞서는 몽규는 여러 면에서 대비된다. 동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를 쓰고 싶어하는 자신이 편하지 않다.

강하늘은 친구 곁에서의, 시대 아래에서의 청년 윤동주의 생을 섬세히 그려냈다. 선 굵은 단단한 외모에도,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유약하고 복잡한 내면을 표현하는 것은 강하늘의 독특한 면이다. "윤동주 시인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내 연기가 윤동주 시인을 대변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고민했다"는 노력은 스크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강하늘의 매력 중 하나인 부드럽고 차분한 목소리가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그의 목소리는 시 내레이션으로 삽입되고, 직접 부른 OST '자화상'은 극장 안을 꽉 메우며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제작비 5억에 맞춰 영화는 흑백으로 제작됐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은 오히려 한 수가 됐다. 이름과 글을 뺏기고 꿈을 잃는 잿빛 시대를 그려내는 데 적합했고, 윤동주와 송몽규를 연기한 젊은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의 얼굴엔 고요한 분위기를 더했다.

▲ '좋아해줘' 이솜 강하늘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좋아해줘'는 세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코미디다. '동주'와 영화의 성격은 몹시 다르지만, 단단한 외관 속 섬세한 내면을 그려내는 강하늘의 매력이 살아났단 점은 같다.

'좋아해줘'는 귀엽고 기분좋은 산뜻함이 영화 전반에 흐른다. 세 커플의 설정은 한류스타(유아인)와 스타 작가(이미연), 넉살좋은 세입자(김주혁)와 깐깐하고 허술한 집주인(최지우) 등으로 각기 다른 직업과 성격을 지녔다. 실제 배우들의 본연의 매력을 극대화한 캐릭터는 매력있고, 세 이야기는 무리없이 섞인다.

그중 능력있는 작곡가 수호(강하늘)와 PD 나연(이솜)은 가장 어린 나이의 조합이다.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지만 예상외로 세 커플 중 짠한 부분이 가장 많기도 하다. 마냥 밝지만은 않아 울림이 있다.

수호는 청각장애를 지닌 작곡가다. 수호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대신 상대의 입 모양을 읽는 구화를 한다. 상대의 입술에서 늘 눈을 떼지 않지만, 호감가는 사람과는 눈맞춤조차 쑥스럽다. 수호는 첫 연애에 어리숙하게 굴며 헤매고, 나연에게 끌려가는 듯 서툴게 연애를 시작한다.

악의 없고 수줍은 수호와, 애교많고 사랑스러운 나연의 조합은 맑고 따스하다. 앞서 언급했던 강하늘의 매력, 단단한 남자의 얼굴에 숨어있는 소년의 수줍음이 발휘된다. 주도하기보단 끌려가 더 귀엽고, 남자 배우에 흔치 않은 청순하고 수수한 매력도 엿보인다.

강하늘은 지난해 초에도 출연영화 '쎄시봉' '순수의 시대' '스물'이 연이어 개봉하며 세 작품에서 각각 다른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올해도 예능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에서의 꾸밈없는 모습으로 시작을 한 후 '동주'와 '좋아해줘'로 인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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