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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탁구 얼짱을 넘어' 서효원의 사부곡, 리우에서 울려퍼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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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탁구 얼짱을 넘어' 서효원의 사부곡, 리우에서 울려퍼지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2.10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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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오픈 단식서 중국 강호 연달아 격파, 지난해 12월 아버지 여의어...리우올림픽 단식-단체전 출전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더 이상 ‘탁구 얼짱’에 만족할 수 없다. 2016년 서효원(29·렛츠런파크)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고자 하는 의지로 리우 도전에 나선다.

2월, 한국 탁구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전지희-양하은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독일오픈 여자 복식 결승에서 한 잉-이반칸 이레네(독일)를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여자 단식에 나선 세계랭킹 13위 서효원도 이들 못지않게 빛났다. 32강과 16강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넘은 것이다. 류가오양과 무쯔라는 큰 산을 연달아 넘었다. 비록 8강에서 리호칭(대만)에 져 더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는 복식조 우승에 버금가는 값진 성과였다.

▲ 서효원은 독일오픈 32강, 16강에서 중국 선수들을 연달아 물리치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스포츠Q DB]

◆ 세대교체의 중심, 탁구 얼짱을 넘을 때

한국 여자탁구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김경아, 박미영, 당예서, 석하정 등이 물러나고 양하은, 박영숙, 서효원 등이 중심이 섰다. 수비전형 선수인 서효원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턱걸이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차츰 자신의 이름을 알렸지만 이는 실력보다는 외모에 힘입은 인기였다. 2011년 코리아오픈 국제대회에 출전했을 때 ‘탁구 얼짱’으로 불리며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과분한 인기를 얻었다"는 서효원은 소속팀 현정화 감독의 지도 아래 빠르게 기량을 갈고 닦았다. 감당하기 힘들만큼 커진 팬들의 사랑을 자극제로 삼아 훈련에 매진했고 2013년 코리아오픈 단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진정한 스타로 거듭났다.

2016년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은 서효원에게 가장 큰 무대다. 지난해 10월 전지희, 양하은과 함께 대표팀에 선발된 뒤부터는 투어 대회에 연달아 참가하며 칼을 벼르고 있다. 그리고 독일오픈에서 떠오르는 샛별 류가오양을 4-3으로, 에이스 무쯔를 4-2로 잡는 성과를 올렸다.

▲ 서효원은 지난해 12월 24일 아버지를 여의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향한 가장 큰 효도다. [사진=스포츠Q DB]

◆ 애끓는 사부곡, 더 이상 '만리장성 울렁증'은 없다

리우 올림픽이 각별한 이유는 또 있다. 서효원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버지를 하늘로 떠나보냈다. 충북 단양에서 개최된 국내 최고대회 종합선수권대회 참가까지 포기하고 고향인 경주로 내려갔지만 간암으로 투병해온 아버지는 끝내 눈을 감고 말았다.

슬픔에 빠져 라켓을 잡기 힘들었지만 새해를 맞아 마음을 다잡았다. 서효원은 ‘딸 바보’였던 아버지를 가슴에 품고 브라질로 향한다. 딸의 커트를 보는 것이 삶의 낙이었던 아버지를 웃게 하는 것이 최고의 효도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 단식 우승을 시작으로 서효원은 한껏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12월에는 세계랭킹 상위 16명만 나갈 수 있는 포르투갈 그랜드파이널에서 세계 최강 류쉬엔(중국)을 상대로 첫 세트를 따내는 가능성도 보였다. 더 이상 '만리장성 울렁증'은 없다.

한국 여자탁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크게 자존심을 구겼다. 양하은이 단식 동메달을 딴 것이 전부. 단체전 8강에서는 북한에 패해 노메달에 머물고 말았다. 이제 명성을 회복할 시간이다. 서효원은 전지희와 함께 단식, 단체전에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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