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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족보사건이 보여준 유정·인호의 차이점 (이장면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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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인더트랩' 족보사건이 보여준 유정·인호의 차이점 (이장면Q)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2.24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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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치즈인더트랩'의 회가 거듭될수록 유정과 인호의 모습이 더욱 대비되며 시청자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23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 14회에서는 김상철(문지윤 분)이 홍설(김고은 분)의 졸업시험 족보를 훔쳐가며 일련의 일들이 벌어졌다. 이는 유정이 만든 족보로, 상철은 이를 훔쳐가 시험에서 합격하며 홍설에게 피해를 줬다. 

상철에 대처하는 두 주인공, 유정과 인호의 자세는 사뭇 달랐다. 인호는 상철이 홍설을 위협하는 것을 목격하고는, 달려들어 그를 제압했다. 이전에도 인호는 홍설을 위협하는 오영곤(지윤호 분), 속옷도둑(백수장 분) 등을 경계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도운 바 있다.

인호는 치기어린 몸싸움으로 홍설을 지켜준다. 인호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며 홍설을 짝사랑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 인호는 피아노 연주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지만, 손가락 부상 후 수년 간 연주를 하지 못했고 금전적 위기에 처한 인물이다. 

▲ 23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 14회에서는 홍설(김고은 분)을 도와주기 위한 유정(박해진 분), 백인호(서강준 분)의 서로 다른 대처법이 그려졌다. [사진=tvN '치즈인더트랩' 방송화면 캡처]

인호는 씀씀이가 헤픈 누나에, 갚아야 할 빚까지 쌓여 있어 아르바이트와 피아노 연습을 병행하며 살아간다. 홍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피아노 연주를 해 주거나, 맨손으로 싸우거나 컵라면을 먹는 그에게 김치를 사 주는 것 정도다. 함께 지하철을 타고 걸으며, 만원 지하철에서 불편해 하는 홍설을 위해 승객들을 막아준다.

이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장학금을 받으려 늘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가는 홍설의 모습과 비슷하다. '로맨틱 코미디 팬'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홍설의 남자친구인 유정 역시도 상철 때문에 피해를 본 홍설을 위해 행동했다. 유정은 상철이 입사하고 싶어하는 회사의 후계자다. 유정은 상철을 일부러 1차 서류심사에 합격시키고, 면접일을 조정해 그가 다른 회사에 가지 못하도록 했다. 이후 면접 정보라며 거짓 족보를 건네, 큰 실수를 해 탈락하게 만들었다. 

이는 상철이 홍설의 족보를 훔쳤듯 자신 역시도 거짓 족보를 줬다는 복수였다. 물론 회사를 선택한 것도, 거짓 족보 외에 다른 준비를 하지 않은 상철의 잘못도 맞다. 그러나 유정의 모습은 지지를 얻긴 어려워 보였다. 유정은 상철의 소중한 기회마저 앗아갔고,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그에게 모욕을 안겼기 때문이다.

더불어 '치즈인더트랩' 측은 상철의 안타까운 집안환경까지 보여주며 유정의 행동을 더욱 비난받게 했다. 상철은 시골에서 상경해 먹여 살릴 가족이 있는 인물로, 유정은 그의 꿈을 짓밟은 사람으로 묘사됐다.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유정 캐릭터는 '치즈인더트랩' 원작의 매력 포인트였다. 유정은 홍설을 위해 때로는 섬뜩할 만큼 서늘해진다. 흔한 로맨틱코미디 캐릭터가 아니란 점에서 신선함을 자아냈다.

그러나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선 유정의 감정선이나, 그의 성장배경 등에 대해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유정이 왜 이렇게밖에 행동할 수 없는지, 그 이유와 배경을 제시되지 않으니 시청자의 입장으로선 그에게 호감을 갖기 힘든 상황이다. 분량적인 면에서도 인호와 홍설 간 로맨스가 우세하다. 독특한 남자 주인공인 유정이 '치즈인더트랩'에 부여하는 독특한 분위기는 잃어버린 지 오래다.

'치즈인더트랩'에 대한 이같은 지적은 이번만이 아니라 수 회 전부터 시작됐다. '치즈인더트랩' 종영까진 2회만이 남아있으며, 이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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