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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답하라1988' 류준열 "사랑합니다, 사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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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응답하라1988' 류준열 "사랑합니다, 사랑하세요"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2.26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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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1988' 김정환 역 배우 류준열

[스포츠Q(큐) 글 오소영 기자 · 사진 최대성 기자] "대박." 감탄부터, "준열님 번호 좀." 별 소리가 다 나왔다. 지난 23일 배우 류준열(29)을 만난 후 SNS에 올린 인증샷엔, '좋아요'에 인색한 차가운 지인들마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짐작 이상의 인기였다.

최고시청률 18.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1988'은 많은 신인들을 시청자에 알렸다. 류준열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속내를 지닌 김정환 역을 맡아 신선한 마스크와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류준열을 처음 본 것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소셜포비아'(감독 홍석재)에서다. '소셜포비아'는 인터넷 악플과 마녀사냥 등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사회의 문제적 단면을 흥미롭게 그려낸 작품이다. 류준열은 BJ양게 역을 맡아 '문제적 인물'을 연기했다. '뜰 배우'라고는 예감했지만 그 때가 이렇게 빨리 오게 될지는 몰랐다.

1년도 지나지 않아 류준열은 '응답하라1988'로 대중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 지난 19일 첫 방송을 한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 편에서는 극중에선 볼 수 없었던 본인의 매력을 보여주며 팬들의 '출구'를 막았다.

▲ '응답하라1988' 류준열

류준열은 드라마 종영 후 수십 개의 언론사를 직접 다니며 인터뷰했고, 독감으로 링거를 맞고 있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목소리는 잠겼지만, 장난기가 묻어나는 표정과 신인답지 않은 여유와 센스있는 대답이 인상적이었다. 소년같은 눈웃음은 딱 이모티콘 (^ㅅ^) 대로였다.

실제 류준열은 앞서 보도된 인터뷰를 통해 짐작했던 모습과는 달랐다. 워낙 모범생같은 답안을 한다는 말에 반듯하고 밋밋한 느낌일 줄 알았는데, 센스있는 대답과 유쾌한 성격으로 '친해지고 싶은 친구'의 느낌이 더 강했다.

지금까지 인터뷰 중 많이 들은 질문은.

- "인기를 실감하나", "어떻게 배우가 됐냐" "본인이 꼽는 '응팔' 명장면은" "롤모델이 있느냐" 등등. (일일이 다니니 힘들겠다.) 전혀 힘들지 않다. 각 언론사마다, 기자분마다 다 달라 재밌다.

 독감으로 고생 중이라 들었다. 원래 몸이 좀 약한 편인가.

- 헉, 자존심 상하는 말이다.(웃음) 태어나서 처음 걸려 본 독감이다. 신종플루도 다 피해갔는데. 이유는 음… (스케줄이 많아서?) 그… 하하. 쑥스럽다.

시청자에겐 남편 찾기가 큰 관심사다. 류준열에게 '응팔'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 가족이다. 감독님께서 '가족'을 굉장히 강조하셨고, 나뿐 아니라 배우들이 다들 가족에 집중해 생각했다. 아무래도 전작들에서 남편 찾기가 이슈가 됐다 보니 '응팔'도 남편찾기가 관심을 많이 받았던 것 같은데, 가족 얘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 드라마였고 엔딩 역시 그랬다고 생각한다.

실제 가족의 반응은.

- '응팔'을 굉장히 재밌게 봤다. 내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몰랐다고 하시더라. '너 몇 회 정도 나오니' 물으셨는데 정환 역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았었다. (주인공이었단 걸 말하지 않은 건가?) 주인공이란 표현을 잘 안 쓰다보니 어색하다. 감독님께선 이 드라마에 주인공은 없고 가족만 있다고 말씀을 많이 하셨다. 주인공이 아니라 16분의 1인 거라고. 나도 그렇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연기했을 거다.

▲ '응답하라1988' 류준열

 함께 출연한 1993년생 박보검(최택 역), 1994년생 혜리(성덕선 역)와는 나이 차이를 실감할 법도 하다.

- 잘 실감하지 못했다. 몇 살 차인지 안 세 봤는데 지금 세 보니, 크게는 8살 차이구나. '응팔'에선 친구 관계다보니 친구처럼 지냈다. 다만 '응팔'이 과거의 얘기다 보니 내가 아는 걸 그 친구들이 모를 때 나이 차를 가끔 실감했다. 특히 책 같은 것들. '먼나라 이웃나라' 같은 책을 모르더라.

'응답하라1988' 종영 후, 관련 질문을 받고 종종 눈물을 흘렸던 이유는.

- 갑작스럽게, 뭉클한 질문을 받아서 그랬다. 너무 창피하다. 촌스럽게 눈물을 보였으니. 원래 잘 눈물이 없는 편인데, 대부분 잘 공감하지 않는 생뚱맞은 데서 우는 편이다. 월드컵 명장면을 보면서 울고, 예능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있으면 울고. 이번에 '꽃청춘'에서도 풍경에서 오는 감격이 있어서 눈물을 흘렸다. 

'소셜포비아'에선 BJ양게를, '응팔'에선 김정환 역을 맡았다. 두 캐릭터 성격이 많이 다른데, 관련 반응도 달랐을 것 같다.

'소셜포비아'를 찍은 후엔 비슷한 톤의 역할이 주로 들어왔는데 '응팔' 이후엔 정환의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로 봐주신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모습을 봐 주시는 것 같다. 

'꽃청춘 아프리카' 첫 방송에서 나영석 PD를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 연예인을 보는 것 같았다. '1박 2일' 때부터도 유명했던 스타 피디 분이다 보니 깜짝 놀랐다. '꽃청춘'을 가고 안 가고의 문제를 떠나, 의외의 인물이 나타났단 점에서 그랬다. 원래 아프리카에 여행을 가고 싶어 회사에 말씀드려뒀는데, 이렇게 '꽃청춘'을 찍게 되다니 신기했고.

 '꽃청춘'에서의 영어회화 실력이 화제가 됐다.

- 실력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잘하는 영어가 아니다 보니 관심 가져주시는 것이 부끄러울 뿐인데, 여행을 많이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부담감 없이, 부끄러운지 모르고 하던 대로 했다. 아시겠지만 문법적으로 다 틀린 것들이다. 시청자들이 겁 없이 하는 모습을 관심 가져주시고 좋게 봐 주셔서 다행이다. 미국 드라마, 외화를 많이 보면서 자연스럽게 익혔다. 물론 관련 유학도 다녀온 적 없다. 갔다면 좋았겠지. 하하.

 영어 노하우가 있다면.

- 외국 분들도 한국어 회화를 할 때 다 틀리게 하지 않나. 그것과 마찬가지다. 내가 틀리게 얘기해도, 다 알아듣고 틀렸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시작이 어렵지, 막상 시작하면 옳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의지만 있으면 된다.

'꽃청춘'의 "갓 블레스 유" 인사도 노하우 중에 하나인지.

- 하하하. 그 부분이 약간 편집이 됐는데, 그 분이 굉장히 친절하셔서 농담 삼아서 했다. 외국 분들이 서툰 한국어로라도 좀 더 말씀해 주시면 듣는 입장에서 좀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것처럼, 그렇게 들리지 않을까.

▲ '응답하라1988' 류준열

준열이란 이름 뜻은.

- 준걸 준(俊), 열렬할 열(烈) 자다. 이 두 가지를 섞은 그 어떤 뜻. 원래 뭔가에 크게 의미를 두는 스타일이 아니다.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걸로 알고 있다. 

팬들로부터 불리는 애칭과 별명이 많다. 거꾸로, 팬들을 부르는 자신만의 애칭이나 별명이 있다면.

'류'를 붙이니 별명이 많아졌다. 팬들에게 붙인 별명은 없다. 내가 함부로 붙여도 되나? 딱히 별명은 없지만, 이미지는 있다. 다들 소녀같고 젠틀하고 마음이 따뜻한 분들이다. 팬들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서, 그만큼 실망 드리지 않겠다는 책임감도 생겼다.

교사를 꿈꿨다가 배우로 진로를 틀었다. 어떤 과목을 전공하려 했나.

- 딱히 생각해 보진 않았다. 조심스러운 얘기인데, 어렴풋이 '수능시험 같은 것에 부담이 덜한 수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고3 때 수업을 하다 보면 입시 시험과목이 아니었던 선생님들께서 자습시간을 주시곤 했다. 그때 입시 준비에 지친 우리에게 "그래, 힘들지" 그런 말씀을 눈으로 하시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그러면서 좋은 얘기도 많이 해 주셨고. 당시 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도덕 선생님과 굉장히 친해서 지금도 만난다.

대학 시절엔 어땠나.

굉장히 조용히 지냈다. 연극영화과 특성상 학교에 늦게까지 남는 친구들이 많은데 수업 끝나자마자 '칼' 하교해서 집에 가서 혼자 과제하고 했다. 복학을 좀 늦게 해서 함께 학교를 다닌 친구들과 나이 차이가 좀 있었고, 학교 생활은 굉장히 충실히 했다.

▲ '응답하라1988' 류준열

 사인 멘트나, SNS에 자주 쓰는 '사랑합니다 사랑하세요'는.

사인할 때 멘트로 써 드리곤 했는데 팬들 사이선 사랑 전도사란 별명이 붙었더라. 좋은 메시지인 것 같아 계속 하게 됐다. '사랑한다'처럼, 그런 오글거리는 말을 좋아한다. 대중에 하고 싶었던 얘기고 내 인생에 있어서 큰 것 중에 하나니까. 시간이 지나도 굉장히 좋은 말이고, 듣는 이들에게 기분 좋은 말이기도 하지 않나.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인터뷰나 성격으로 팬이 된 이들도 적지 않은데,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도록 가장 영향을 많이 준 것은.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아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가정교육이 중요하듯,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서 사람은 바뀐다. 좋은 친구, 감독님들, 가족, 동료들, 스태프들. 지금 인터뷰하시는 기자님도 그중 한 분이 될 수 있다.(웃음)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유년시절 사진과 '분수대로 살자' 좌우명이 화제가 됐다.

- 고등학교 때였나, 앨범을 만들 때 어린시절 사진을 갖고 오라고 하셔서 좌우명과 함께 붙인 거다. 어린시절 좌우명이 그런 내용이었을 리가. 지금 좌우명은 따로 없고, 언젠가 생긴다면 사랑과 관련된 어떤 얘기지 않을까.

▲ '응답하라1988' 류준열

'택시'(tvN)에서 '김종욱 찾기' 넘버 '좋은 사람'을 불렀는데, 뮤지컬에 대한 생각도 있나.

- 아휴, 어렵다. 뮤지컬배우 분들은 전문가지 않나. 물론 나중에 좋은 기회가 있고 많이 노력하면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3월24일 개봉하는 '글로리데이'에서는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까.

- 재수생으로 집에서 억압받고 엄마의 틀 안에서 살며 갑갑해 하는 '지공'이다. 친구들과 여행을 가며 그간 짓눌렸던 것이 터지게 된다.

교복을 입고,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역을 많이 맡는다. 동안이라 그런가.

지금까진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은 잘 못해 봤다. 그런데 '동안' 소리가 확실히 요즘 줄어들었다. 예전엔 나이를 말하면 놀라는 분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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