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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독기 품은 '캡틴' 문태영, 삼성 대반격 중심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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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독기 품은 '캡틴' 문태영, 삼성 대반격 중심에 서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2.29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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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전 18점 9리바운드 만점 활약…1-2차전 뒷심 부족 지웠다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문태영이 신경질적인 플레이를 한다고들 하는데 예전에 우리 때는 더 심했다.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높기에 다소 과한 동작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쁘게 보진 않는다.”

문태영(38)의 액션이 과하다는 지적에 이상민 서울 삼성 감독이 밝힌 변이다. 승부욕이 크기에 나오는 자연스런 행동이라고 봤다. 반드시 이기겠다는 ‘캡틴’ 문태영의 의지가 삼성을 벼랑 끝에서 건져냈다.

문태영은 29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서 35분 39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18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문태영(오른쪽)이 29일 KGC와 경기에서 리바운드를 따낸 로드를 수비하고 있다.

다재다능한 문태영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KGC를 92-88로 꺾고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한 삼성은 KBL 역대 최다였던 플레이오프 9연패 사슬도 끊었다.

◆ 1-2차전 4쿼터 무득점, 이번엔 달랐다

이날 경기에선 양 팀 주축 선수들이 일찍 파울 트러블에 걸려 감독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마지막 경기에 몰린 삼성이나 시리즈를 일찍 끝내려는 KGC나 필사적으로 플레이하다 보니 파울이 많이 나왔다. KGC는 마리오가 2쿼터 중반 4반칙에 걸렸고 3쿼터에는 7분여를 남기고 KGC 로드가 4반칙, 삼성 라틀리프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양 팀의 포스트가 크게 약해진 상황. 이때 삼성은 라틀리프 대신 와이즈를 이용한 공격을 펼쳤다. 문태영에게 더블팀이 들어왔을 때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와이즈에게 골밑 득점을 연결해주는 식이었다. 삼성의 이 전략은 적중했다. 와이즈는 3쿼터 8점, 4쿼터 14점을 몰아쳤다.

와이즈의 득점 행진을 엮어준 게 바로 문태영이었다. 문태영은 3쿼터 어시스트 1개, 4쿼터엔 어시스트 4개를 기록했다. 경기 후 문태영은 “오늘 와이즈가 볼이 없는 곳에서 움직임이 좋았다. 더블팀이 많다는 건 그만큼 어느 한 곳이 빈다는 의미”라며 와이즈가 공간을 잘 침투한 것이 어시스트가 많이 나온 비결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KGC보다 미스매치에서 앞섰다. 더블팀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득점에서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 특히 지난 시리즈에서 뒷심이 안 좋았던 점을 극복했다. 지난 1, 2차전 4쿼터에서 문태영은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했다. 그는 “지난 2경기에 대한 의식은 하지 않았다. 라틀리프가 퇴장당한 순간, 내가 주장으로서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문태영은 3쿼터 5점, 4쿼터 4점을 넣으며 물 오른 슛 감각을 자랑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문태영(오른쪽)이 29일 KGC와 경기에서 이정현과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 "거친 수비엔 거친 공격으로 맞선다"

문태영이 골밑과 외곽에서 움직임이 좋다보니 상대 수비가 집요하게 마크할 때가 많다. 거기에 문태영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할 때가 있다. 이상민 감독도 경기 전 “말린다”는 표현을 했다.

하지만 이날은 문태영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심판 판정을 인정하면서 냉정한 플레이를 펼쳤다. 양희종과 신경전에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질문에 문태영은 “상대가 거칠게 견제를 들어올 경우, 그 전에 심판의 파울이 불리면 괜찮지만 휘슬이 불리지 않는다면 파울을 얻기 위해 나 역시 거칠게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민 감독이 추구하는 방향과 같다.

팀이 4강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강조한 문태영이다. 그는 “모든 경기를 할 때마다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있다. 때문에 이긴다는 생각을 하고 경기를 준비한다”며 “주장으로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연습할 때나 경기 때나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역스윕도 할 수 있다는 게 문태영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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