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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래도 중위권? '시범경기 톱' 삼성 라이온즈 진화의 증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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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래도 중위권? '시범경기 톱' 삼성 라이온즈 진화의 증거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3.23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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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에서 새 얼굴 탄생, 강팀 DNA 지워지지 않는다면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부자는 망해도 3년 먹을 것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본래 부자이던 사람은 망하더라도 얼마 동안은 그럭저럭 살아 나갈 수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KBO리그에선 삼성 라이온즈가 이런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삼성이 망했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승 4패로 맥없이 무너져 ‘이대로 왕조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받은 건 사실이다. 임창용(방출) 등 불법 도박에 연루된 선수들도 있어 올 시즌 투수진 구상도 물음표다.

이에 다수 전문가들은 삼성을 2016시즌 중위권으로 분류했다. 자유계약선수(FA) 박석민마저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었기에 투타에서 힘이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 김동호는 안지만이 빠진 불펜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며 삼성의 뒷문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하지만 시범경기 결과만 놓고 보면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삼성은 투타에서 여전히 안정감을 자랑하며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리그 5연패와 통합 4연패가 그저 운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

◆ 새얼굴에 트레이드 자원까지…더 높아진 마운드

우선 마운드를 보면 외국인 듀오 콜린 벨레스터, 앨런 웹스터가 각각 2승, 1승씩을 챙기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웹스터의 허리 상태가 변수. 토종 선발진에선 장원삼이 1승 평균자책점 4.50, 차우찬이 1경기 평균자책점 0(5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팀 평균자책점 3.12로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은 윤성환이 합류한다면 더 탄탄한 앞문을 구축할 수 있다.

안지만의 시즌 초반 출전이 불투명한 불펜에서는 새 얼굴들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LG와 경기에서 장필준이 1이닝 무실점, 김동호가 역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장필준은 미국 마이너리그를 경험한 유턴파이며, 김동호는 두 차례 드래프트에 지명되지 못하고 한 차례 방출을 당한 아픔이 있는 투수다. 누구보다 절실하기에 마운드에서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동호는 6경기(7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전날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대우까지 어느 정도 제 몫을 해준다면 기존 박근홍, 심창민, 김현우 등과 함께 제법 탄탄한 승리조를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 백상원 가세한 핵타선, '강팀 DNA' 어디 가랴…득점권타율 1위

타자 쪽에서는 백상원의 약진이 돋보인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일본으로 떠난 야마이코 나바로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중책을 맡은 백상원은 시범경기 타율 0.429(35타수 15안타)에 6타점을 기록 중이다. 수많은 타자들을 제치고 타격 1위에 오른 백상원이다.

수비가 조금 부족해 복귀를 앞둔 조동찬과 주전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타격 컨디션이 워낙 좋기에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백상원의 활약이 삼성을 팀 타율 1위(0.299)로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백상원은 수많은 타자들을 제치고 타격 선두에 올라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박석민의 빈자리는 최형우와 아롬 발디리스가 훌륭히 메워주고 있다.

한층 강력해진 장타력을 발휘하고 있는 최형우는 타율 0.440(규정타석 미달)에 4홈런 11타점을 기록, 홈런과 타점에서 수위에 올라 있고 발디리스도 타율 0.394에 1홈런 6타점으로 중심타선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호쾌한 타격으로 2년차 징크스가 없음을 증명하고 있는 구자욱(타율 0.409, 6타점), 공수가 모두 뛰어난 박해민(타율 0.395, 2홈런 9타점)도 삼성이 자랑하는 보물들이다.

무엇보다 삼성의 ‘강팀 DNA’는 득점권타율에서 정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은 득점권타율 0.361를 기록, 2위 한화(0.338)에 2푼 3리 앞서 있다. 출루 능력(출루율 0.367)과 파괴력(장타율 0.457) 모두 1등인데다, 해줘야 할 상황에서 타자들이 제 역할을 하니 경기를 쉽게 가져올 수 있는 것.

비시즌 동안 안 좋은 일들이 있었지만 삼성의 팀컬러는 변하지 않았다. 삼성이 이대로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다면 전문가들의 정규리그 판도 예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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