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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속 멀티메달' 손연재, 인천에서 황금나비로 날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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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속 멀티메달' 손연재, 인천에서 황금나비로 날려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8.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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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벡·중국과 벌일 단체전 경쟁과 개인 우승 위해 18점대 필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손연재(20·연세대)가 다시 한번 월드컵에서 '멀티 메달'을 획득하며 소기의 목적을 이뤘지만 18점대라는 또 다른 목표가 아시안게임까지 과제로 남았다.

손연재는 10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4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소피아 던디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서 후프 17.900점, 볼 17.700점으로 2개의 동메달을 따냈다.

또 손연재는 전날 벌어졌던 개인 종합에서도 후프 17.550점, 볼 17.750점, 곤봉 17.350점, 리본 17.600점으로 합계 70.250점을 받아 야나 쿠드랍체바(17, 73.900점)와 마문 마가리타(19·이상 러시아, 72.200점)와 함께 70점대를 받으며 동메달을 따냈다.

동메달 3개를 수확한 손연재는 10개 대회 연속 메달과 함께 지난 4월 리스본 월드컵을 시작으로 4개 대회 연속 멀티 메달을 획득하며 자신의 전성기를 알렸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자신감을 충전하기에 충분했다.

▲ 손연재(오른쪽)가 10일(한국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2014 FIG 리듬체조 소피아 던디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서 후프와 볼 종목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사진=IB월드와이드 제공]

◆ 아시안게임 경쟁자들과 전초전 승리로 자신감

손연재가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아시안게임에서 맞붙을 경쟁자들과 대결에서 승리한 것 역시 의미가 깊다.

개인종합에서 덩선유에(22·중국)를 앞서면서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순위에 뒤처졌던 것을 설욕했다. 손연재는 당시 세계선수권에서 5위를 차지하며 덩선유에에게 밀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만큼은 달랐다. 손연재는 큰 실수 없이 경기를 잘 치른 반면 덩센유에는 곤봉에서 실수를 범하며 점수가 크게 떨어졌다. 덩센유에는 곤봉에서 16.250점에 그치면서 합계 68.150점으로 7위로 밀렸다.

또 한명의 잠재적 경쟁자는 엘리자베타 나자렌코바(19·우즈베키스탄)다. 나자렌토바는 지난해까지 러시아에서 뛰다가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으로 국적을 바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나자렌코바는 실수를 범한 후프 종목에서 16.250점에 그쳤지만 나머지 종목에서는 17점대를 유지하며 덩선유에에 이어 67.950점으로 8위에 올랐다.

자밀라 라크마토바(24·우즈베키스탄)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자다. 리듬체조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개인종합에서 66.450점을 받으며 12위에 올랐다. 지난해 아시아 리듬체조선수권에서 한국을 제치고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주역이다.

▲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우승 경쟁을 벌이기 위해서는 손연재의 18점대가 관건이다. 사진은 리듬체조 대표선발전에서 후프 연기를 하고 있는 손연재. [사진=스포츠Q DB]

◆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위해 손연재의 18점대 필요

한국 리듬체조의 아시안게임 목표는 일단 손연재의 개인전 금메달이다. 하지만 내심 단체전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손연재라는 '에이스'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단체전 금메달을 위해 손연재의 18점대가 필요하다. 최소한 2개 종목에서 18점대를 찍어줘야만 나머지 선수들 점수에 따라 우즈베키스탄과 경쟁이 가능하다.

4명의 선수가 나서는 단체전은 2명의 선수가 후프, 볼, 곤봉, 리본 등 4개 종목을 모두 치르고 나머지 2명의 선수가 4개 종목을 나눠서 경기를 갖는다. 한 선수가 3개 종목, 나머지 한 선수가 1개 종목을 치르거나 똑같이 2개 종목씩 나눠서 할 수도 있다.

단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고른 점수 분포다. 하지만 한국 리듬체조 대표팀의 단체전 점수는 편차가 비교적 크다.

한국 리듬체조 대표팀이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렸던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낸 것 역시 점수 편차 때문이었다.

당시 손연재는 후프 18.183점, 볼 18.250점, 리본 18.433점 등 3개 종목에서 18점대의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점수가 우즈베키스탄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맏언니' 김윤희(22·인천광역시청)가 곤봉에서 15점대 초반에 그쳤고 나머지 선수 역시 14점대 후반의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은 3명의 선수가 고른 점수를 받았다.  3명 선수가 손연재가 받은 54.866점에 못미쳤지만 최저 49.600점에서 53.400점까지 고르게 받았다.

이에 대해 김윤희는 "우즈베키스탄은 다섯 선수 가운데 4명의 선수를 뽑아서 단체전을 치르는데다 점수 분포도 고르다"며 "우즈베키스탄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손연재가 18점대 초반을 받고 내가 16점대 초반을 기록해줘야 한다. 이 경우 다른 두 선수가 15점대 초반을 받는다면 단체전 메달은 물론이고 우승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카자흐스탄도 만만치 않다. 중국은 덩선유에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이 변수다. 카자흐스탄은 2회 연속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을 때만 못하지만 역시 잠재적인 경쟁자들이다. 단체전에서 안정적인 메달과 금 도전을 위해 '에이스' 손연재가 18점대를 확실하게 찍어줄 필요가 있다.

▲ 손연재는 미세한 실수를 줄여 18점대로 올라서는 것이 한 달 앞둔 아시안게임까지 남은 과제다. 사진은 4월 코리아컵에서 리본 연기를 하고 있는 손연재. [사진=스포츠Q DB]

◆ 남은 한 달 미세한 실수 보완하면 18점대 가능

손연재는 올해 들어 18점대에 대한 욕심을 자주 내비쳤다. 18점대는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 과제다.

올시즌 FIG 세계랭킹 6위에 오르며 아시아 선수로는 최고 위치에 있는 손연재의 다음 목표는 단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이 때 손연재의 나이 22세다. 체력은 약간 하락세로 접어들 수는 있어도 원숙미에서는 최고 절정을 보여줄 수 있을 때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 최초 메달을 위해서는 '17점대 선수'라는 꼬리표를 잘라 버릴 필요가 있다.

리듬체조 역시 피겨스케이팅 못지 않게 심판들의 주관적인 판단이 많이 개입되는 종목이다. 기술적인 요소는 일정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길 수 있어도 피겨스케이팅이나 리듬체조 모두 예술성에 대한 점수가 주어진다. 이 예술성은 심판들의 주관이 많이 개입된다.

그러나 손연재에게 '17점대 점수'라는 꼬리표가 계속 따라다닌다면 심판들의 주관적인 판정에 따라 18점대가 '마의 벽'이 될 수 있다.

물론 아시아권에서는 17점대 후반의 기록만으로 충분히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안정적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나아가 올림픽 메달까지 도전하기 위해서는 18점대를 꾸준히 찍어줄 필요가 있다.

손연재는 던디 월드컵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작은 실수들이 계속 나왔다. 이를 보완하고 긴장감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가장 큰 숙제"라고 밝혔다.

개인 종합에서 덩선유에 등 경쟁자들을 제치고 확실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심판들의 눈에만 보이는 미세한 실수를 보완하는 것이 숙제다. 이 실수만 보완한다면 적어도 0.2점 정도는 충분히 올릴 수 있다. 손연재가 이번 대회 개별 종목에서 받은 점수가 17.950점(후프), 17.700점(볼), 17.750점(곤봉), 17.450점(리본)이기 때문에 0.2점 이상만 올린다면 18점대에 올라설 수 있다.

손연재는 다음달 6일부터 8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올해 마지막 월드컵에 이어 터키에서 열리는 리듬체조 세계선수권에 나선다.

손연재를 비롯해 김윤희와 이다애(20·세종대), 이나경(16·세종고)으로 구성된 리듬체조 대표팀은 다음달 22~28일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해 10월 1일과 2일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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