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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라이벌 열전] <2> 아시아가 좁은 손연재-부상 털어낸 덩선유에, 최고 요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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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라이벌 열전] <2> 아시아가 좁은 손연재-부상 털어낸 덩선유에, 최고 요정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02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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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전적서 손연재가 압도적 우위…발목 부상 벗어난 덩선유에 거센 추격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개막이 17일 앞으로 다가왔다. 1951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53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하계 아시아경기대회는 이번이 17회를 맞이한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낸 국가는 단연 한국과 일본, 중국 등 극동 3개국이다. 중국이 모두 1191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모두 2553개의 메달을 따냈고 일본은 910개의 금메달 등 2650개의 메달을 가져갔다. 중국이 금메달 숫자에서는 앞서지만 일본이 전체 메달 숫자에서 앞선다. 1980년대부터 급격한 성장을 이룬 한국은 금메달 617개 등 1829개의 메달을 아시안게임에서 가져왔다. 한·중·일이 벌이는 아시안게임 '삼국지' 메달 경쟁은 이번에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이 가장 앞선 전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3개국은 언제나 금, 은, 동메달을 놓고 다투는 라이벌 국가다. 그렇다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라이벌 경쟁을 벌일 스포츠 스타는 과연 누구일까. [편집자 주]

▲[그림=스포츠Q 일러스트레이터 신동수]

[스포츠Q 박상현 기자] 4년 전인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따낸 16세 고교생 소녀가 있었다. 한국 리듬체조 대표팀의 막내였던 그는 어느덧 에이스로 성장했다. 바로 손연재(20·연세대)다.

김연아(24·올댓스포츠)가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개척해왔다면 손연재는 바로 한국 리듬체조의 개척자다. 비인기 종목 가운데 하나인 리듬체조에서 모든 첫 기록을 손연재가 써왔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개인 메달을 따낸 것도 손연재였고 2012년 4월 월드컵 시리즈에서 후프 동메달로 한국 선수 첫 입상을 한 것도 그였다. 런던 올림픽에서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을 통과하며 올림픽에서 첫 결선을 치른 한국 선수가 됐다.

우승만 해왔던 김연아와 아직까지 세계 무대에서 정상에 올라본 적이 없는 손연재를 비교할 수 없다는 팬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러시아와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선수들이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리듬체조계에서 아시아 선수가 이런 성적을 내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아시안게임 동메달로 한국 리듬체조를 깜짝 놀라게 했던 그는 이제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노린다. 현재 그는 세계체조연맹(FIG) 세계랭킹 5위다. 2011년 당시 19위에 불과했던 그는 2012년 9위를 거쳐 5위까지 상승했다. 러시아 선수와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 선수들이 1위부터 4위까지 형성했고 바로 그 뒤가 손연재다. 아시아 선수로는 톱이다.

이런 그에게도 맞수가 있다. 아시아 무대가 좁긴 하지만 손연재가 항상 경계해야 할 선수는 분명 있다. 실력 편차가 적은 우즈베키스탄 선수도 있지만 중국의 에이스 덩선유에(22)는 언제나 라이벌이었다. 조그만 실수에도 점수가 크게 변하는 리듬체조이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다.

▲ 손연재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리듬체조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제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손연재, 월드컵 10회 연속 메달…덩센유에와 최근 맞대결도 완승

손연재의 지난 4년은 발전과 상승의 연속이었다. 올시즌 치른 6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모두 메달을 수확하는 등 지난 시즌부터 월드컵 시리즈 10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손연재가 올시즌에도 꾸준히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이전보다 훨씬 탄탄해진 몸과 체력 때문이다.

보통 리듬체조 선수들은 근육을 키우지 않는다. 멋진 곡선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연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조금 더 탄탄한 몸매로 가꿨다. 근육량을 늘리긴 했지만 유연성이 더해졌다. 이와 함께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을 끌어올렸다. 종종 체력이 떨어져 실수가 나왔던 문제점을 보완했다.

그 결과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불가리아에서 열렸던 FIG 소피아 던디 월드컵에서도 개인종합 동메달을 차지하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올렸다. 소피아 던디 월드컵은 FIG 세계랭킹 1, 2위인 야나 쿠드랍체바(17)와 마르가리타 마문(19) 등 러시아 선수가 출전한 대회였다. 바로 이들 뒤에 손연재가 있었다.

반면 라이벌 덩선유에는 개인종합에서 7위에 머물렀다. 손연재가 개인종합 합계 70.250점을 받으며 덩센유에는 68.150점으로 2.1점 차가 났다. FIG 세계랭킹에서도 손연재보다 한참 밑인 21위에 불과하다. 이렇게만 보면 전혀 손연재의 적수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 4년 동안 발전 거듭해온 라이벌

손연재와 덩선유에는 4년 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만났다. 손연재가 4위를 차지한 예선에서 덩선유에도 6위에 오르며 중국의 차세대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덩선유에는 비록 메달을 따내진 못했지만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며 미래를 기대하게 했다.

이후 손연재와 덩선유에는 4년 동안 끊임없이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언제나 승자는 손연재였다. 손연재가 결선에 올랐던 런던 올림픽에서 덩선유에는 11위에 그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그래도 덩선유에 역시 손연재와 마찬가지로 중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새로 써나갔다. 그 역시 중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시리즈에서 첫 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는 덩선유에와 손연재의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때였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렸던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에서 손연재는 후프와 곤봉에서 금메달을 땄고 덩선유에는 볼과 리본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세부종목에서 금메달은 똑같이 2개씩 나눠가졌지만 개인종합은 손연재가 우승을 차지했다. 덩선유에는 동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에서는 덩선유에가 한발 앞섰다.

손연재는 당시 후프와 볼에서 7위, 곤봉 6위에 올랐고 덩선유에는 후프 8위, 곤봉 5위를 차지했다. 개인종합에서는 덩선유에가 70.374점으로 4위, 손연재가 70.332점으로 5위를 차지했다. 덩선유에가 손연재를 넘어선 순간이었다.

▲ 손연재는 월드컵 10회 연속 메달을 획득하며 어느덧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다. 세계랭킹에서 아시아 톱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손연재는 특별한 실수가 없으면 무난하게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스포츠Q DB]

◆ 기술 완성 단계인 손연재, 부상 회복 중인 덩선유에

손연재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덩선유에에게 뒤지긴 했지만 이후는 손연재가 훌쩍 추월한 분위기다.

손연재는 러시아에서 줄곧 훈련을 소화하며 오직 아시안게임만을 바라보며 전진해왔다. 이를 통해 월드컵 시리즈 10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기록을 쓰여 아시아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그러나 덩선유에는 세계선수권을 정점으로 부상을 당하며 기량 발전을 꾀할 시간 여유가 없었다.

서혜정 대한체조협회 기술부위원장은 "덩선유에는 손연재를 이겼던 지난해 세계선수권 이후 발목을 다쳐 줄곧 재활을 해왔다"며 "소피아 월드컵에서도 재활 때문에 체중이 약간 늘어서 그런지 동작이 이전만 못했고 실수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 부위원장은 "그래도 덩선유에는 중국의 에이스고 신체능력이 좋다. 언제라도 높은 점수를 보여줄 선수이기 때문에 한달 정도 남은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연기를 펼칠 것"이라며 "아시안게임 직전에 열리는 러시아 카잔 월드컵과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손연재와 덩선유에의 진정한 실력을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연재와 덩선유에의 아시안게임 경기는 다음달 1일부터 시작한다. 다음달 1일 오후 2시에는 A조에 포함된 덩센유에의 개인 예선과 단체전이 열리고 오후 6시부터는 B조에 있는 손연재의 개인 예선과 단체전이 벌어진다. 무난히 개인종합 결선에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 두 선수가 한 장소에서 만날 수 있는 날은 다음달 2일이다.

두 선수의 맞대결은 인천 아시안게임을 넘어 2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4년 동안 이어졌던 맞대결은 반환점을 돌아 후반을 맞이했다. 지금껏 지켜왔던 아시아 1인자의 위치를 손연재가 더욱 굳힐 것인지, 덩선유에가 역전을 시킬 것인지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결정된다.

■ 손연재-덩선유에 비교표

손연재 (한국)

 

덩선유에 (중국)

1994년 5월 28일생, 164cm 프로필 1992년 2월 5일생, 160cm

19위(2011)-9위(2012)-5위(2013)
5위(2014년 8월 현재)

세계
랭킹
52위(2011)-18위(2012)-29위(2013)
21위(2014년 8월 현재)

아시안게임
2010 개인 동메달

아시아선수권
2013 후프 곤봉 개인종합 금메달
2013 리본 단체 은메달

유니버시아드
2013 볼 은메달

올림픽
2012 개인 5위

세계선수권
2011 11위, 2013 5위

월드컵 파이널
2013 후프 은메달 리본 동메달

주요
성적

아시아선수권
2011 볼 후프 은메달 개인종합 동메달
2013 볼 리본 금메달 후프 곤봉 은메달
2013 개인종합 단체 동메달

유니버시아드
2011 후프 동메달

올림픽
2012 개인 11위

세계선수권
2010 21위
2011 13위
2013 4위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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