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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③ 한국 리듬체조의 또 다른 희망, 화장기 없는 풋풋한 그들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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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③ 한국 리듬체조의 또 다른 희망, 화장기 없는 풋풋한 그들을 만나다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4.08.08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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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스포츠Q 최대성 기자] 리듬체조와 피겨스케이팅은 닮은 점이 많다. 완벽한 기술을 선보이는 것 외에도 화려한 예술성까지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는 것이 닮아 있다. 화려한 예술성을 보여야 하는 종목이다보니 한 나라의 '에이스'가 특급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세계적인 현상인 것 같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피겨스케이팅에서는 김연아(24·올댓스포츠)라는 존재가 있고 리듬체조에는 손연재(20·연세대)가 있다. 그러나 이들만 중요한 선수가 아니다. 특히 리듬체조에는 단체전이라는 종목이 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의 활약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리듬체조 선수들을 찾은 태릉선수촌 필승관에는 손연재가 없었다. 그는 크로아티아에서 전지훈련 중이었다. 오히려 손연재가 없는 리듬체조 대표팀이 더 가치가 있다고 봤다. 김윤희(22·인천광역시청)와 이다애(20·세종대), 이나경(16·세종고)에 대한 관심은 그동안 별로 없었던 탓이다.

 

 

이날은 취재 때문에 잠시 훈련을 쉬었다. 선수들은 "아직 화장도 안했는데"라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보통 리듬체조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 진한 화장을 하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화장기 없는 그들의 민낯에서 더욱 풋풋함을 느낀다.

 

 

맏언니 김윤희는 올해가 선수생활 마지막 시즌이라고 한다. 4년 전에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대단하다. 만약 아시안게임이 1년이라도 더 늦게 열렸다면 선수를 계속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사실 만 22세, 우리나라 나이로 스물셋은 리듬체조 선수로서 다소 많은 나이다. 피겨스케이팅 못지 않게 리듬체조도 선수 생명이 상당히 짧은 편이다. 부상도 잦고 유연성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20대 중반부터는 리듬체조를 계속 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김윤희는 이번 아시안게임에 자신의 리듬체조 선수 인생 모든 것을 걸었다.

 

 

이다애는 손연재와 동기다. 모든 언론과 팬들의 관심이 손연재를 향하고 있을 때도 이다애는 관심 밖에 있었다. 사실 기자도 취재하기 전까지는 이다애가 누군지 잘 몰랐다. 하지만 그 역시 대표 선발전에서 3위를 차지한, 당당한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다.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서는 이다애와 막내 이나경의 활약도 중요하다. 손연재가 18점대를 찍는다고 가정했을 때 김윤희가 16점대 후반에서 17점대 초반을 받는다면 이다애와 이나경도 자신의 몫만 해주면 가능하다.

 

 

이다애와 이나경의 목표는 15점대 중반을 받는 것이다. 조금 더 점수를 높게 받아 15점대 후반을 기록한다면 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다.

 

 

맏언니 김윤희는 올해가 현역 마지막 시즌이지만 막내 이나경은 시니어 데뷔 시즌을 맞이한다. 평소 세계선수권이나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큰 대회 출전을 꿈꿔왔던 그에게 지금은 얼떨떨하기만 하다. 다음달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을 모두 출전하게 됐으니 자신의 꿈이 한꺼번에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직까지 16세 꿈많은 소녀다. 그의 꿈이 단순히 대회 출전하는 것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높은 목표를 향해 가기를 바랄 뿐이다. 손연재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땄을 때 나이도 16세였다.

dpdaesu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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