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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끝까지 쫄깃했다, 한화-kt '시즌 최장 332분 혈투'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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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끝까지 쫄깃했다, 한화-kt '시즌 최장 332분 혈투'가 남긴 것?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5.21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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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퇴장-김연훈 수비-이태양 타석 소화 등 많은 볼거리 남기다

[대전=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긴 승부만큼 많은 것을 남겼다. 끝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시즌 5번째 맞대결은 올 시즌 최장시간을 기록했다.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한화와 kt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는 무려 5시간 32분이 걸린 끝에 8-8 무승부로 끝났다.

올 시즌 최장시간 경기였다. 이날 오후 5시께 시작된 경기는 5시간 32분(332분) 후인 오후 10시 32분이 돼서야 끝났다. 지난달 2일 잠실 LG-한화전에서 기록한 종전 기록 5시간 13분을 훌쩍 넘겼다.

긴 승부였던 만큼 예상치 못한 장면도 연출됐다. 끝까지 팬들의 가슴을 쫄깃하게 한 이날 최장시간 경기는 무엇을 남겼을까.

▲ 정근우(뒤)가 21일 kt와 경기에서 8회 동점 스리런 홈런을 친 뒤 에스밀 로저스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경기 흐름 바꿨던 '관중 퇴장', 억울한 kt

첫 번째 장면은 3루측 익사이팅존에서 나왔다. kt가 0-4에서 4-4 동점을 만든 2사 1, 3루 상황에서 이대형이 왼쪽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쳤다. 2사였기 때문에 누상의 모든 주자들이 전력으로 달렸고 1루 주자 박기혁까지 무난히 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심판진은 박기혁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고 3루로 돌아가라는 사인을 내렸다. 이대형의 타구를 관중이 낚아채버렸기 때문. 3루측 익사이팅존에 앉은 한 남성 관중이 펜스 너머로 팔을 쭉 내밀어 공을 잡아버렸다.

해당 관중에게는 퇴장 조치가 내려졌지만 kt의 잃어버린 1점은 끝내 보상받지 못했다. 다음타자 박경수가 범타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해당 관중이 공을 잡은 뒤에 좌익수 양성우에게 공을 건넨 것으로 보아 의도된 행동은 아닐 가능성이 높지만 일어나선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은 분명했다. 특히 점수를 내지 못한 kt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할 만 했다.

▲ 김연훈이 kt 팬들을 울리고 웃긴 플레이로 이목을 끌었다. [사진=kt 위즈 제공]

◆ 경기 후반을 지배한 kt 김연훈, 양팀 팬들과 '밀당'했다

연장에서 양 팀 팬들을 들었다 놨다 했던 kt 내야수 김연훈의 수비도 이목을 끌었다.

김연훈은 kt가 8-7로 앞선 11회말 대주자 심우준 대신 3루 수비를 맡았다. 무사 1루에서 오선진의 희생번트 때 첫 장면이 나왔다. 오선진의 타구를 한 번 더듬은 뒤 1루로 송구한 것. 다행히 타자 주자의 발이 느려 아웃시킬 수 있었다. 만약 타자가 발이 빠른 정근우나 이용규였다면 충분히 세이프 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가슴을 쓸어내린 김연훈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엔 kt 팬들이 비명을 지를만한 플레이를 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하주석의 3루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잡지 못한 것. 타구 스피드가 워낙 빨라 김연훈의 글러브를 때리고 나왔다. 튕겨 나온 공을 다시 잡아 1루로 던졌지만 발 빠른 하주석이 먼저 1루를 지났다. 결국 다음타자 조인성이 적시타를 쳐 동점이 되고 말았다.

이어진 12회초 공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해 kt가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김연훈 입장에선 자연스레 11회말 수비 장면이 떠올랐을 터.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었지만 김연훈은 마음을 다잡고 집중했다. 12회말 선두타자 정근우의 3루 강습 타구를 막은 뒤 침착하게 1루로 송구한 것. 타구가 워낙 빨랐기에 정근우를 아웃시킬 수 있었다.

이 수비가 컸다. 선두타자를 내보내지 않은 김연훈의 슈퍼세이브 덕분에 kt가 최악의 상황을 면할 수 있었다.

▲ 이태양이 21일 kt와 경기에서 12회말 상대 투수 김사율의 공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 이태양, 프로데뷔 6년만에 첫타석 소화

한화 투수 이태양의 프로 첫 타석도 큰 주목을 받았다.

한화는 양 팀이 8-8로 맞선 12회말 2사 주자 1루에서 직전까지 공을 던진 장민재가 아닌 이태양을 타석에 세웠다. 팬 서비스 차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태양은 2010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타석에 등장했다.

좌타자 헬멧을 쓴 채 왼손 타석에 들어선 이태양은 kt 투수 김사율의 초구를 그대로 흘려보낸 뒤 2구째 포크볼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김사율은 3구를 다시 포크볼로 선택했고 결국 이태양은 힘없이 헛스윙하며 물러났다.

이태양이 삼진을 당함과 동시에 경기가 끝났다. 한화는 22일 kt전 선발투수로 이태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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