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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유격수 잔혹사' 한화이글스, 공수 포텐 터진 하주석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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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유격수 잔혹사' 한화이글스, 공수 포텐 터진 하주석이 반갑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5.31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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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들어 실책은 줄고 타격감은 좋아져…권용관-강경학으로 어려움 겪었던 한화의 희망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내야 사령관’이라 불리는 유격수는 내야수 중에서도 가장 수비력이 뛰어난 선수가 맡는 포지션이다.

경기 도중 가장 공이 자주 가는 자리이기 때문에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바운드 판단 능력과 정확한 송구 능력, 넓은 수비범위, 강한 어깨를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미국 진출 당시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도 유격수 수비가 가능해서였다.

수비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를 키워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LG 트윈스는 오지환을 리그에서 손꼽히는 유격수로 성장시키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다. 어이없는 실책을 범해도, 타석에서 계속 삼진을 당해도 눈 딱 감고 주전 자리를 보장해줬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작품’이 바로 오지환이다.

▲ 하주석은 5월 타율 0.333를 기록하며 '3할 유격수' 대열에 합류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올 시즌 KBO리그 꼴찌팀 한화 이글스에도 진득하게 키워야 할 유격수가 있다. 바로 2012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프로 5년차 하주석. 상무에서 군생활을 마친 뒤 실질적으로 첫 시즌인 올해 하주석은 유망주 티를 벗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찰 기세를 보이고 있다.

◆ 초반 방황도 잠시, 공수 잠재력 폭발

지난해 상무에서 제대한 뒤 정규시즌 4경기에서 타율 0.300(10타수 3안타)을 치며 1군 무대의 간만 봤던 하주석은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긴 호흡으로 시즌을 치르는 게 처음이기에 초반에는 다소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수비에서 빈틈이 많이 보였다. 하주석은 4월 한 달 동안 6개의 실책을 범했다. 바운드를 잘 맞추지 못하는 모습이 수차례 보였고 긴장해서인지 여러 차례 공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하주석의 수비가 흔들리자 팀 내야 전체가 흔들렸다.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도 흔들렸고 1루수 김태균도 여러 차례 어이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5월 들어 실책수가 뚝 떨어졌다. 차분한 마음을 가지고 수비한 결과, 2개로 줄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수비로 주자들을 잘 잡아내고 있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으니 타석에서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이는 성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4월 22경기에서 타율 0.279에 2홈런 1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6를 기록한 하주석은 5월 23경기서 타율 0.333에 2홈런 13타점 OPS 0.868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15일 KIA전부터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펼치고 있는 하주석은 시즌 타율 0.310을 마크, ‘3할 유격수’ 대열에 들어섰다. 팀 4연승 기간 18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맹타를 터뜨린 하주석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무려 0.439다. 타격에서만큼은 완전히 잠재력을 터뜨렸다고 봐도 될 듯하다.

▲ 하주석(오른쪽)의 성장은 그동안 유격수들의 잇따른 부진으로 속앓이를 해야 했던 한화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유격수난' 시달린 한화, 아킬레스건 지웠다

한화는 지난 시즌까지 유격수 포지션이 아킬레스건이었다.

베테랑 권용관과 신예 강경학이 번갈아 맡았지만 어느 누구도 붙박이 주전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못했다.

권용관은 지난해 116경기에서 타율 0.220에 5홈런 22타점에 그쳤다. OPS가 0.588에 불과했고 실책은 15개나 됐다. 공수에서 뚜렷한 장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놀라운 건 그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2.239라는 것. 다른 선수로 대체하지 않으면 2승을 손해 본다는 의미다. 그만큼 권용관은 지난해 팀에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강경학 역시 올 시즌 19경기에서 타율 0.182에 1홈런 2타점에 그쳐 지난해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출장 경기수에 비해 실책(4개)도 많아 수비가 견고해졌다고 보기도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하주석의 성장은 한화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향후 10년 이상 유격수를 책임질 수 있는 재목이기 때문이다.

9위팀과 격차가 커 탈꼴찌조차 힘겨운 한화이지만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하주석이 있어 내일의 희망을 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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