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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포르투갈, '41년 프랑스 징크스-호날두 부상 악재' 뚫고 유로2016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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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포르투갈, '41년 프랑스 징크스-호날두 부상 악재' 뚫고 유로2016 우승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7.11 0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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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5분만에 호날두 부상 아웃, 연장 후반 4분 에데르 결승골로 사상 첫 정상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그야말로 '기적의 포르투갈'이었다. 조별리그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3무승부로 가까스로 16강에 턱걸이했던 포르투갈이 결승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부상으로 빠져나가는 악재 속에서도 개최국 프랑스를 이겼다. 포르투갈은 유로2004 이후 두번째로 맞은 결승전에서 앙리 들로네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포르투갈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벌어진 유럽축구선수권 유로2016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4분에 터진 에데르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키며 1-0으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유로2004 이후 12년 만에 맞은 결승전에서 이기며 정상에서 환호했다. 특히 포르투갈은 1975년 4월 27일 평가전에서 프랑스에 2-0으로 이긴 이후 이어져왔던 A매치 10연패 징크스를 끊어내며 정상에서 환호했다.

반면 유로1984와 유로2000에 이어 다시 한번 결승전에 올라 '16년 우승 주기설'을 기대했던 프랑스는 일방적으로 몰아치다가 얻어맞은 한방에 통산 세번째 우승을 놓쳤다. 프랑스는 무려 41년 만에 포르투갈에 무릎을 꿇었다.

전후반 90분은 프랑스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그나마 포르투갈이 프랑스와 팽팽하게 맞섰던 것은 호날두가 뛰었던 초반 25분이었다.

호날두와 루이스 나니 투톱을 앞세운 포르투갈은 이날 경기의 첫 슛을 나니가 기록했을 정도로 맞불을 놨지만 전반 7분 호날두가 디미트리 파예의 거친 몸싸움에 왼쪽 무릎을 다친 이후 경기 양상이 변했다. 다리를 절뚝이며 뛰었던 호날두는 전반 16분 통증을 호소하며 밖으로 나가 붕대까지 감고 다시 경기장에 들어서는 투혼을 보여줬다.

그러나 호날두는 신도 아니었고 더구나 로봇도 아니었다. 호날두는 전반 25분 끝내 뛰지 못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눈물을 쏟았다. 주장 완장을 나니에게 채워주며 닭똥같은 눈물을 쏟았다. 호날두는 들것에 실려 경기장 바깥으로 나간 뒤 경기 막판에 다시 벤치로 돌아와 선수들을 응원했다.

호날두가 나간 이후 경기는 프랑스의 일방적인 분위기였다. 복싱으로 치면 포르투갈은 주먹 한번 제대로 뻗어보지 못한채 가드만 올린 선수였고 프랑스는 무서운 연타 공격을 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프랑스는 포르투갈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포르투갈 수비는 육탄방어와 압박수비로 올리비에 지루를 묶었고 골키퍼 후이 파트리시우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프랑스의 슛을 선방했다.

프랑스는 오른쪽 측면으로 나선 마마두 시소코의 무서운 돌파에 이은 슛과 앙투안 그리즈만의 파상 공세로 맞섰지만 포르투갈의 골문을 좀처럼 열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앙드레-피에르 지냑의 회심의 슛이 나왔지만 왼쪽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땅을 쳤다.

유로2000 이후 16년 만에 결승전 연장전이 벌어진 가운데 프랑스는 연장 전반에도 거세게 몰아붙였지만 포르투갈의 골문은 굳게 잠긴 철옹성이었다. 연장 후반 2분에는 오히려 로랑 코시엘니의 핸드볼 파울 판정으로 인한 프리킥 상황에서 하파엘 게레이루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결국 포르투갈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후반 34분 헤나투 산체스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에데르가 일을 냈다. 에데르는 연장 후반 4분 프랑스 수비를 이겨내며 드리블한 뒤 아크 왼쪽에서 때린 슛이 그대로 프랑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프랑스의 일방적인 펀치를 이겨낸 포르투갈이 단 한번 뻗은 주먹이 그대로 얼굴을 강타한 셈이었다.

기적과 같은 에데르의 골에 포르투갈 팬들은 순식간에 축제로 바뀌었고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가면서 눈물을 흘렸던 호날두도 에데르를 비롯해 동료 선수들과 뒤엉켜 기쁨을 함께 누렸다. 반면 경기장 대부분을 꽉 채운 프랑스 팬들은 아연실색했다.

후반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음에도 프랑스는 더욱 수비를 내린 포르투갈을 뚫어내지 못했다. 호날두도 남은 시간 동안 마치 감독처럼 테크니컬 지역에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생드니의 기적'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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