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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청춘시대' 함부로 위로 할 수 없는 한예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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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청춘시대' 함부로 위로 할 수 없는 한예리의 '삶'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08.13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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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삼포세대’라는 말이 있었다. ‘청년 실업 40만 육박’을 걱정하던 한 시트콤의 대사가 유행처럼 사용되던 때도 있었다. 이 암울하던 단어와 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집을 키웠다.

이제 ‘삼포세대’는 현실 앞에서 몇 가지를 포기하는지 모르겠다며 ‘N포세대’라는 단어로 진화했다. 그리고 ‘청년 실업 40만 육박’이라는 암울한 대사는 아이러니하게도 한 조각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과 분위기는 미디어 속에서도 꽤나 현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서로 다른 다섯 명의 여대생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청춘시대’는 한예리의 이야기를 통해 ‘청년들의 지독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7월2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JTBC ‘청춘시대’에는 다섯 명의 여대생이 등장한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윤진명(한예리 분)이다.

극중 한예리가 연기하고 있는 윤진명은 쉐어 하우스 벨 에포크에 사는 여대생 중 가장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쉽게 웃는 법이 없고, 함께 하는 사람들처럼 이성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꺼내 놓지도 않는다. 감정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고 ‘살아남기 위해’ 움직이기만 한다.

▲ 12일 밤 방송된 JTBC '청춘시대'에서는 윤진명(한예리 분)의 이야기를 통해 ‘청년들의 지독한 현실'을 풍자하면서도 정도를 걷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JTBC '청춘시대' 방송화면 캡처]

‘청춘시대’의 한예리는 학비 모으기와 빚 갚기를 위해 여러 번 휴학했다. 20대 후반이 됐지만 여전히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이유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아르바이트는 계속한다. 레스토랑 일이 끝나면 편의점으로 향한다. 그러면서도 학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새벽 아르바이트를 선택하고, 밥을 먹는 시간에도 책을 본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는 한예리에게도 유혹의 손길은 있었다. 바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레스토랑의 매니저(민성욱 분)의 은근한 스폰 제의였다. 12일 오후 방송분에서 민성욱은 한예리를 데리고 은밀한 장소로 향했다.

한예리는 누구보다 간절했다. 그래서 민성욱이 자신의 몸을 더듬어도 반발하지 못했고, 무슨 일을 겪게 될 줄 알면서도 그를 따라 집의 현관문을 넘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살아 온 삶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선택을 하지 않았다.

이날 한예리는 “너 아직 덜 절박하구나?”라는 말을 꺼내며 기막혀 하는 민성욱에게 단호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절박하니까 가위에 눌리고, 절박하니까 여기까지 온 거겠죠”라는 말을 남기며 민성욱의 곁을 떠났다.

스폰을 받으며 생활을 하는 강이나(류화영 분)에 대해 미묘한 태도를 유지하던 한예리가 민성욱의 의도 있는 접근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청춘시대’의 전개는 의외 그 자체였다.

한예리의 선택에 대한 의아함이 극대화 될 때 ‘청춘시대’의 전개는 방향을 바꿨다. ‘정도’를 걸어가는 캐릭터인 윤진명을 변화시키지 않은 것이다.

민성욱의 손을 잡지 않은 한예리의 삶은 ‘버거움’ 그 자체다. 만일 그의 손을 잡았더라면 누릴 수 있었을 안정적인 정규직 계약, 그에 따라 올라가는 월급 등은 한예리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해 보였다.

그러나 한예리는 가던 길을 되돌아갔다. 변화한 것은 없다. 그는 여전히 빚쟁이들의 독촉에 시달리고, 요양 병원에 누워 있는 가족의 죽음을 바란다. 학비 걱정으로 아르바이트를 계속하고, 눈 앞에 사랑이 있어도 꿈 꾸지 못한다.

‘청춘시대’ 속 한예리의 삶은 놀라울 정도로 다른 캐릭터들의 삶과 동 떨어진 이야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한예리의 모습은 그 어떤 캐릭터들 보다 답답하고 끔찍한 현실을 담아내고 있어 씁쓸청춘시대’는 한예리의 이야기를 통해 ‘청년들의 지독한 현실함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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