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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IA타이거즈 헥터-필 '복덩이 듀오', 김기태 노림수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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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IA타이거즈 헥터-필 '복덩이 듀오', 김기태 노림수 적중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10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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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2번타자-헥터 선발투수 기용 성공…LG 양상문 감독이 꺼내든 '1번 타자 김용의'는 실패

[잠실=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은 양 팀 유격수 김선빈과 오지환의 수비에서 갈렸다. 그러나 KIA 김기태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이 꺼내든 선수 기용 카드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김기태 감독은 생각대로 술술 풀렸고 양상문 감독은 꼬이기만 했다.

KIA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선발 헥터 노에시의 7이닝 2실점(1자책점) 호투와 함께 유격수 김선빈의 호수비로 힘입어 4-2로 이기고 승부를 2차전으로 넘겼다.

▲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를 비롯한 KIA 선수들이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4-2로 이긴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KIA는 1, 2차전을 모두 잡아야만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전을 치를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1차전을 따냄으로써 11일 열리는 2차전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KIA는 양현종을 2차전에 내보낼 수 있게 돼 LG 류제국과 벌이는 선발투수 맞대결에서도 밀리지 않게 됐다.

◆ 김기태 감독의 필 전진배치, LG에 비수를 꽂았다

김기태 감독은 이날 더그아웃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브렛 필을 2번타자에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필은 KIA에서 주로 중심타선에서 활약했던 선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변화를 준 것이다.

김기태 감독이 필을 2번타자에 기용한 것은 LG 선발투수 데이빗 허프에 강했기 때문이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나선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허프를 상대로 2안타를 기록한 선수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필이 잠실 원정에서 허프를 상대로 안타 2개를 때린 적이 있다"며 "2번 타자지만 번트없이 강하게 갈 것이다. 필에게 5차례 타석이 돌아오면 이길 수 있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의 말처럼 필에게 5번의 타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물꼬를 텄다. 상대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2점을 뽑은 4회초 공격도 필이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를 치고 나갔기에 가능했다.

▲ KIA 브렛 필(오른쪽)이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6회초 나지완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은 뒤 이범호와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필은 4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허프를 상대로 안타를 때리며 KIA에 이날 경기 첫 안타를 선사했다. 이후 나지완의 2루타로 만들어진 2사 2, 3루 기회에서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2점을 뽑아냈다.

필은 6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허프의 초구를 때려 우익수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만들어낸 뒤 김주찬의 1루수 앞 땅볼로 3루를 밟았고 곧바로 나지완의 희생플라이로 득점에 성공했다. 필이 이날 KIA가 뽑은 4점 가운데 2득점을 올렸다.

역시 승리의 일등공신은 헥터였다. 헥터는 올 시즌 LG를 상대로 1승 2패에 평균자책점 4.15로 부진했지만 1회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위기조차 맞지 않으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8회말까지 나선 헥터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2루타를 허용한데 이어 유격수 김선빈의 뜬공 처리 실책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은 것이 옥에 티였지만 '이닝 이터'로서 충분히 제몫을 해줬다.

헥터가 1차전에서 7이닝을 막아줌으로써 KIA는 양현종과 김진우 등을 아끼는데 성공했다. 고효준, 윤석민에 이어 임창용까지 물흐르듯 계투가 가능했던 것은 헥터가 앞에서 막아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 변화없이 그대로 김용의 1번타자, 물꼬 트는데 실패한 LG

반면 양상문 감독은 김용의를 그대로 1번타자로 기용했다. 양상문 감독은 "김용의가 헥터를 상대로 단 1개의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삼진도 당한 적이 없다"며 "김용의가 1번타자로 나설 때 잘했다. 헥터라고 해서 특별하게 변화를 줄 생각이 없다"고 밀고 나갔다.

▲ LG 선발투수 데이빗 허프가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2016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8회초 마운드를 내려가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용의 1번타자 카드는 실패했다. 1회말 공격에서 헥터에게 공 8개를 던지게 할 정도로 집중력이 있는 것은 좋았지만 김용의가 헥터의 공을 제대로 때려내지 못했다. 결국 양상문 감독은 경기 중에 문선재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헥터에게 강했던 박용택을 내보낸 것은 성공적이었지만 또 다른 천적인 채은성과 유강남은 침묵했다. 박용택을 제외하고는 헥터를 제대로 공략한 타자가 없었다. 헥터를 상대로 5개의 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친데다 유격수 오지환의 불안한 수비는 치명타였다.

여기에 허프가 '천적' 필을 막아내지 못한 것도 컸다. 필에게 내준 2개의 안타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헥터는 천적을 잘 막아냈지만 허프는 천적을 막지 못한 셈이었다. 양상문 감독으로서는 이래저래 꼬인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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