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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플레이오프 3차전 사사구 25개-잔루 33개, 야구팬 뒷목 잡게 한 '발암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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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플레이오프 3차전 사사구 25개-잔루 33개, 야구팬 뒷목 잡게 한 '발암야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0.24 2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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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사사구에 이천웅 5연타석 사사구 기록까지…무더기 출루에도 점수는 고작 3점

[잠실=스포츠Q(큐) 글 박상현·사진 최대성 기자] "플레이오프 3차전 안본 눈 삽니다." LG의 연장전 승리로 마무리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나온 반응이다.

LG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연장 11회말 양석환의 끝내기 적시타로 2-1로 이기고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1, 2차전 패배 끝에 1승을 만회했다.

이날 LG와 NC는 6개씩 안타를 주고 받았고 LG의 2-1 승리로 끝났다. 이것만 놓고 보면 명품 투수전인 것 같다. 그러나 야구팬들이 '뒷목'을 잡으며 '발암야구', '막장야구'라고 비난하는 것은 무려 25개의 사사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 LG 양석환(왼쪽에서 두번째)이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NC와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NC는 16개의 사사구, LG는 9개의 사사구를 남발했다. 양 팀 투수들이 25개의 사사구를 남발했음에도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점수가 고작 3점밖에 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모든 것은 엄청난 잔루로 남았다.

◆ 21세 어린 투수 장현식의 볼넷 5개 남발이 신호탄

이날 NC는 21세의 유망주 투수 장현식을 3차전 선발로 내보냈다. 장현식은 포스트시즌 출전 경험이 단 한차례도 없었을뿐더러 정규 시즌에서도 선발로 뛴 경험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현식이가 자기의 공을 던진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장현식은 김 감독의 바람에 부응하지 못했다. 1회말에만 볼넷 4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LG는 장현식의 볼넷으로만 선취 득점을 뽑았다.

장현식의 제구는 2회말에도 안정되지 못했다. 김경문 감독은 결국 보다못해 마운드를 최금강에게 넘겼다. 장현식의 첫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은 단 8명의 타자에 그쳤다. 안타는 단 1개도 맞지 않았지만 볼넷을 무려 5개나 내줬다. 공식 기록은 1이닝 5볼넷 1실점. 이것이 '막장 야구'의 신호탄이었다.

LG 선발투수 류제국도 4회초 들어 이상이 감지됐다. 2회초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할 때까지만 해도 제구력에 별 이상이 없는 듯 보였다. 그러나 4회초 볼넷 2개를 내주더니 5회초에는 박민우와 이종욱에게 연속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 NC 선발투수 장현식이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NC와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1회말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류제국은 6회초에도 제구력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류제국은 박석민과 손시헌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기고 6회초를 모두 책임지지 못했다. 결국 바뀐 투수 정찬헌이 김태군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1-1 동점이 되고 말았다.

양 팀 투수들의 '막장 투구'는 중간계투에서도 이어졌다. 이민호는 8회말 몸에 맞는 공 3개를 기록하며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몸에 맞는 공 신기록을 세웠다. 이민호는 몸에 맞는 공 3개 때문에 무사 만루와 2사 만루 등 두 차례 위기를 경험했다.

이렇게 쌓이고 쌓여 양 팀 투수들이 기록한 사사구가 모두 25개였다. 이는 2010년 10월 10일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기록한 19개를 무려 6개나뛰어넘는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사사구 신기록이다.

또 NC가 LG에 16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장현식이 5개를 내준 것을 비롯해 최금강 4개, 임창민 2개, 원종현 1개, 이민호 3개, 김진성 1개를 헌납했다.

이처럼 사사구가 남발되면서 이천웅은 4연타석 볼넷에 이어 몸에 맞는 공까지 한 경기 5사사구 기록을 세웠다. 이 역시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 있는 기록이다.

▲ 서울 잠실구장에서 24일 열린 LG와 NC의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 전광판. 양 팀 합계 25개의 사사구와 12개의 안타가 나왔지만 나온 점수는 단 3점이다.

◆ 25개 사사구 못지 않은 양팀 합계 잔루 33개, 관중들 뒷목을 잡다

25개의 사사구와 안타 12개가 나왔는데 점수는 단 3점? 쉽게 수치로 따져서 37명의 주자가 출루했지만 홈에 들어온 것은 단 3명 뿐이었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LG의 뒷목야구는 심했다.

LG는 1회말부터 2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채은성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것을 제외하고는 만루 기회에서 단 1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1회말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손주인이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된 것을 비롯해 2회말 2사 만루에서도 루이스 히메네스의 헛스윙 삼진이 나왔다. 4회말 2사 만루에서는 채은성의 우익수 플라이, 6회말 2사 만루에서도 채은성의 유격수 앞 땅볼이 나오며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더욱 심한 것은 8회말이었다. 8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히메네스의 3루수 앞 땅볼에 병살타가 됐고 2사 만루에서는 채은성의 외야 타구가 우익수 나성범의 호수비에 걸렸다. 6번의 만루가 있었지만 안타가 단 1개도 나오지 않았다.

▲ LG 문선재(왼쪽)가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NC와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 8회말 무사 만루 상황에서 루이스 히메네스의 3루수 앞 땅볼 때 홈을 파고들다 태그아웃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LG의 잔루로 남았다. LG의 잔루가 무려 19개나 됐다. 그나마 득점권에서 안타를 때린 선수가 바로 연장 11회말 양석환이었다.

NC도 나을 것은 없었다. NC도 무려 14개의 잔루를 기록하면서 양 팀 합계 33개의 잔루가 나왔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잔루 27개를 6개나 넘어섰다. 이날 경기는 KBO리그 포스트시즌의 온갖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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