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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오타니 MVP, 현존하는 '유일 이도류'라 더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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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오타니 MVP, 현존하는 '유일 이도류'라 더 값지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1.2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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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일본프로야구(NPB)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22‧닛폰햄 파이터스)의 퍼시픽리그 MVP 수상은 그가 투타를 겸업하는 선수이기에 더 값지다.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오타니는 MVP를 받았다. 하지만 투타에서 보여준 존재감이 엄청났기에 이는 수상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투수 1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 타자로 3할 타율과 20홈런은 아무나 세울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오타니는 이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면서 기록을 달성했다. 오타니에게 ‘괴물’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오타니처럼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선수를 ‘이도류’라 부르는데, 이는 주로 아마추어 야구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프로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들다.

한국 KBO리그에선 1985, 1988년 MVP 김성한이 대표적인 사례다.

‘오리궁둥이 타법’으로 유명한 김성한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타자로서 80경기에 나서 타율 0.305에 13홈런 69타점 10도루를 기록했다.

이때 투수로서도 마운드에 올랐는데, 김성한은 26경기에서 106⅓이닝을 소화하며 10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의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투타를 겸하며 10승-10홈런-10도루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운 것. 김성한은 프로 4년간 투타를 겸업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는 1914년 닥 그랜달이 사실상 마지막 이도류다.

세인트루이스 테리어스 시절 그랜달은 1914년 투수로서 196이닝을 소화하며 13승 9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고, 타자로서도 타율 0.309에 출루율 0.429를 찍었다. 341타석을 나서면서 고타율을 작성한 것이다.

그렌달 이후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소화한 메이저리거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빅리그 전설적인 타자 베이브 루스가 마운드와 타석에 모두 섰던 적이 있지만, 투수로 뛰다 훗날 타자로 전향한 케이스다. MVP를 받은 오타니처럼 투수와 타자를 겸하지는 않았다.

한국과 미국의 사례를 봤을 때 주로 리그 초창기에 투수와 타자를 겸한 선수들이 많았다.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투타를 겸업한 선수가 자연스레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많은 현대야구에서 오타니가 투수와 타자로 모두 뛰며 리그 최우수선수까지 석권한 것은 그만큼 뛰어난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오타니의 MVP 수상은 그래서 더 높이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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