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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강원FC, 짝퉁 갈라티코 아닌 '알짜티코' 9인의 3색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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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강원FC, 짝퉁 갈라티코 아닌 '알짜티코' 9인의 3색 키워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20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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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구단 한계로 중간급 위주 영입…부상 전력-올해 2부 강등 선수로 리빌딩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강원FC의 '폭풍 영입'은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날이 밝으면 또 어떤 선수를 데려왔는지가 관심이다. 20일에도 어김없이 영입 선수가 발표됐다. '황카카' 황진성이다.

강원FC 구단은 20일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한 9번째 선수는 바로 황진성이다. 계약 기간은 2년"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강원은 이근호를 시작으로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문창진, 이범영, 황진성까지 모두 9명의 선수를 영입했다. 모두 한때 K리그에서 이름을 날리고 대표팀 또는 연령별 대표팀에서까지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 황진성은 포항의 중원을 책임지던 미드필더였지만 해외진출 실패와 부상, 소속팀의 강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황진성은 강원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 때문에 강원FC의 잇딴 영입을 맨체스터 시티와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자면 최고의 스타들만 모아놓는 갈락티코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들이 K리그를 평정하는 선수들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9명의 선수를 찬찬히 뜯어보면 부상과 강등, 해외진출 실패라는 3가지 키워드를 발견하게 된다. 9번째로 확보한 황진성은 부상, 강등, 해외진출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

포항의 중원을 책임지는 미드필더로서 대표팀에도 발탁되기도 했던 황진성은 벨기에 투비즈를 통해 해외진출의 꿈을 이뤘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성남FC에서 활약한 황진성은 부상 때문에 경기 출전이 많지 않았고 성남 역시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다.

앞서 데려온 선수 역시 3가지 키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근호는 상주 상무에서 병역을 완료한 뒤 엘 자이시로 이적했지만 그다지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전북 현대로 돌아왔다. 이후 제주에서 활약했고 다시 강원FC로 옮겼다. 이근호로서는 해외진출 실패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좋았던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 이근호는 브라질 월드컵 당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공격수였지만 중동 진출 실패 등으로 지난 2년 동안 부침을 겪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오범석이나 이범영, 역시 소속팀이 2부리그로 강등돼 새로운 도전에 나선 케이스다. 오범석은 홍명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항저우 그린타운, 이범영은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활약했지만 두 팀 모두 올해 부진을 거듭하며 2부로 강등됐다.

김경중과 김승용 등도 해외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김경중은 '폭주기관차'라는 별명이 얻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를 자랑했지만 유럽에서 안착하지 못하고 중동과 일본을 전전했다. 김승용 역시 스타성이 있었음에도 기량 발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저니맨이 됐다.

또 박선주는 한때 포항에서 미래가 촉망되는 왼쪽 풀백이었지만 잦은 부상 때문에 사실상 2016 시즌이 끝난 뒤 전력 외 통보를 받았다. 박선주는 부상으로 한동안 활약을 펼치지 못한 것에 대해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강원FC행을 스스로 선택했다.

9명 선수 가운데 문창진이 이런 키워드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문창진의 영입은 포항에 선수와 현금을 내준 트레이드의 결과다. 그러나 문창진 역시 올림픽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느라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진 못했다.

▲ 대표팀 골키퍼 이범영은 정성룡, 김승규 등과 함께 올해 J리그로 이적했지만 소속팀 아비스파 후쿠오카가 2부로 강등되면서 한 시즌 만에 강원을 통해 K리그로 복귀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처럼 폭풍 영입한 9명의 선수는 겉은 화려할지 몰라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조금씩 '흠'이 발견된다. 그러나 이는 도민구단 특성상 특급 선수를 데려오기 힘든 한계에서 나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잉글랜드 2부로 떨어진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짝퉁 갈락티코'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강원FC의 지향점은 갈락티코도, 짝퉁 갈락티코도 아닌 '알짜티코'다. 영입 선수들이 부상, 강등, 해외진출 실패라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명예회복에 성공한다면 전력은 부쩍 올라갈 수 있다. 모두 K리그 또는 대표팀에서 '한가닥' 했던 선수들이어서 새로운 시즌 기대를 품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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