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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민경삼 단장 사임, 와이번스에 남긴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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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민경삼 단장 사임, 와이번스에 남긴 업적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2.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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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SK 민경삼(53) 단장 사임은 오프시즌 잔잔히 흘러가는 야구계에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는 2001년 1월부터 몸담았던 와이번스를 떠난다.

민경삼 단장은 야구인 출신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행정가다. 현역 통산 성적은 타율 0.217, 6홈런 94타점으로 초라했지만 프런트로서는 LG 트윈스 매니저를 시작으로 SK 운영팀장, 경영지원팀장, 운영본부장 등 요직을 거쳤다. 2010년 1월 단장이 됐고 7년을 채우고 물러난다.

민경삼 단장은 두산 베어스 김태룡 단장과 더불어 야구인 출신이 단장직을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최근 LG 트윈스가 송구홍, 한화 이글스가 박종훈 단장을 선임한 게 사임하는 민경삼 단장의 그간 공로와 결코 무관하다 할 수 없다.

▲ 트레이 힐만 감독(왼쪽)과 계약을 체결하며 악수하고 있는 민경삼 전 SK 단장.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민경삼 단장이 2015년 FA 협상서 남기지 않은 윤길현, 정상호는 각각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로 이적해 SK서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정근우, 정우람을 놓쳤어도 SK 팬들은 이해했다. 구단은 성의를 보일 만큼 보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한때 SK 왕조의 일원으로 활약했지만 팔꿈치가 손상돼 회복이 어려웠던 전병두를 품은 것도 팬들로부터 칭찬받은 사례다. 해외 진출을 고민하던 김광현을 잔류시킨 것도 민경삼 단장이 사임 전 SK에 남긴 최고의 선물이다.  

장타자 위주로 선수단을 개편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 좌우 95m, 중앙 120m으로 좁은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걸 적극 활용, 임훈의 트레이드 상대로 정의윤을,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해 재미를 봤다.

SK는 2016시즌 팀 홈런 182개로 두산 베어스에 하나 뒤진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이는 팀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다 홈런이다. 팀 컬러 변경 덕을 본 최정은 생애 첫 40홈런 고지를 밟고선 홈런왕으로 우뚝 섰다.

민경삼 단장이 이룬 업적은 또 있다.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사령탑을 지낸 트레이 힐만 감독영입 작업까지 마무리하면서 SK가 선진 시스템 속에 재도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졌다.

비록 신일고 재학 시절 스승이었던 김성근 전 감독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빚은 갈등, 와이번스 공식 홈페이지의 용틀임 마당 코너 폐지 등으로 팬들로부터 비난도 받았지만 민경삼 단장이 SK에 헌신하고 사임한다는 데 이견을 보일 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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