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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진 야구감독 수명' 2년 내에 성적 못내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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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아진 야구감독 수명' 2년 내에 성적 못내면 끝?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22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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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용희·두산 김태형 신임 감독 2년 도장…재신임 받은 KIA 선동열도 2년 재계약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이제 대세는 2년이다. 2년이라는 시간 안에 성적을 내지 못하거나 팀을 바꿔놓지 못하면 경질이라는 칼날이 기다리고 있다. 못해도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과 넥센, NC, LG가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가운데 나머지 다섯 팀 감독의 거취는 이미 바뀌었다.

SK는 이만수(56) 전 감독의 후임으로 김용희(59) 운영총괄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고 두산 역시 송일수(64) 감독 체제를 1년 만에 끝내고 김태형(47) 감독을 임명했다. 또 KIA는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진 않았지만 3년 계약이 끝난 선동열(51) 감독과 재계약했다.

이 세 팀의 공통점은 신임 감독 계약 또는 재계약 과정에서 2년 조건으로 맺었다는 점이다.

▲ 이만수 전 감독의 뒤를 이어 SK 지휘봉을 잡은 김용희 감독은 2년 계약을 맺어 기존 선수들과 함께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켜야 하는 책임을 안았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김용희 감독은 계약금과 연봉 각 3억원, 2년 조건으로 총액 9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김태형 감독도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2년 조건의 총액 7억원에 계약서에 사인했다. 선동열 감독도 계약금 3억원과 연봉 3억8000만원 등 총액 10억6000만원에 재계약했다.

SK와 두산, KIA는 모두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SK와 두산은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쳤을 정도로 아직까지 전력이 탄탄하다. SK는 페넌트레이스 막판까지 LG와 치열한 4위 경쟁을 벌였고 두산도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선수들의 구성에서 볼 때는 어떤 팀에도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췄다.

이를 볼 때 구단들은 김용희, 김태형, 선동열 감독에게 빠른 시간 안에 전력을 추슬러서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볼 수 있다. 팀을 리빌딩하거나 새롭게 선수들을 구성해 팀을 키우라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있는 멤버들을 주축으로 최대한 성적을 내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 포스트시즌 진출 책임을 물어 송일수 감독 체제를 1년만에 끝낸 두산도 김태형 감독과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신임 감독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겼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만약 팀들이 신임 감독들에게 팀 리빌딩과 새로운 선수 발굴 등에 대한 책임을 맡겼다면 2년이라는 기간을 제시할 수가 없다. 보통 감독들이 선수단을 장악하고 자신의 야구를 뿌리 깊게 정착시키는 데만도 1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년이라는 기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있는 자원에서 성적을 내라는 의미다.

이미 세 팀이 새로운 감독에게 2년이라는 시간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감독을 새로 영입해야 하는 롯데와 한화가 과연 어떤 감독과 어떤 내용으로 계약을 맺을지가 관심이다.

김시진(56) 전 롯데 감독이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상태에서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기 때문에 롯데 구단으로서는 포스트시즌에 팀을 진출시킬 지도자를 찾아야 한다. 한화도 계속 하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으로 팀을 이끌 수 있는 감독을 최우선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롯데와 한화의 신임 감독 역시 2년 조건으로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다섯 팀의 감독은 모두 내년 포스트시즌에 나가거나 최소한 내후년에 그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보통 3~5년의 계약기간으로 계약을 맺었던 기존과 달리 이제는 감독의 수명이 오늘 모르고 내년 모르는 살얼음판처럼 되어 버렸다.

과연 국내 프로야구의 발전과 수준 향상을 위해 감독의 목을 옥죄는 2년 계약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이 끝난 KIA 선동열 감독은 2년 재계약을 맺으며 재신임을 받았지만 짧은 기간에 성적을 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사진=스포츠Q DB]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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