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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쿠바] 박석민 2루타가 주는 무게감, 적장이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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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쿠바] 박석민 2루타가 주는 무게감, 적장이 놀랐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2.2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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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조모상을 마치고 돌아온 박석민(NC 다이노스)이 2루타로 존재감을, 1루수로 무게감을 과시했다. “대표팀에서 민폐만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더니 그의 말은 결과적으로 엄살이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생애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된 박석민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2차 평가전에서 2루타를 작렬, 한국의 7-6 승리에 공헌했다.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5회초 2사 2루서 선발 2루수 서건창(넥센)의 대타로 등장, 3루수 땅볼로 물러났던 박석민은 3-3이던 7회초 무사 1,3루서 바에라의 몸쪽 공을 받아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이 안타가 결승타였다.

오른쪽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서 때려낸 기술적인 2루타였다. 중심타자인 최형우(KIA)와 이대호(롯데)가 아직 이름값을 해내지 못해 고민인 한국 타선에 박석민의 장타 한 방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카를로스 마르티 쿠바 감독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한국 타자가 누구였나란 질문을 받고 “1루에 있는 사람이 기억에 난다”고 답했다. 적장의 눈에 띈 타자가 바로 박석민이었던 것이다.

박석민은 이날 주 포지션인 3루가 아닌 1루수로 5이닝을 소화했다. 벤치의 지시를 받았을 때는 다소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어 중계진의 웃음을 자아냈지만 생소한 포지션에서 에러를 하나도 저지르지 않아 선수 운용 폭도 넓혔다.

단기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멀티 플레이어의 가치가 높아진다. 박석민은 이대호(롯데)나 김태균(한화)이 경기 후반 대주자로 교체됐을 때 3루에서 1루로 포지션을 옮기더라도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허경민(두산)의 쓰임새가 아무리 높아도 박석민을 제치고 한국의 주전 3루수가 되기는 쉽지 않다. 지난해 타율 0.307 32홈런 104타점의 박석민과 0.286 7홈런 81타점의 허경민을 비교하기엔 공격 면에서 무리가 따른다.

김태균, 이대호, 최형우(KIA)로 구성될 클린업맨의 뒤를 책임질 유력한 후보가 박석민이다. 호쾌한 2루타는 이틀간 홈런 등 5안타를 몰아친 손아섭(롯데), 공격 첨병 이용규(한화)와 더불어 그가 타선의 키를 맡기에 손색이 없다는 걸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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