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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노홍철 잃은 '무한도전' 왕조, 반전 혹은 몰락의 갈림길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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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노홍철 잃은 '무한도전' 왕조, 반전 혹은 몰락의 갈림길 서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1.15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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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10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대한민국 예능 사의 중심축으로 자리를 잡아온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멤버 길과 노홍철 불미스러운 이탈로 '위기극복'이라는 일생일대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수많은 콘텐츠 논란과 시청률 하락 등의 위기를 넘겨왔다. 하지만 이번 위기만큼은 쉽게 극복되기 힘든 모양새다.

▲ [사진=MBC '무한도전' 제공]

지난 8일 '무한도전'의 원년멤버인 노홍철이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곧바로 다음날인 9일 노홍철은 음주운전 사실을 일부 인정했고 결국 본인이 출연 중인 방송들에 대한 하차를 전격 선언했다.

이번 노홍철 음주 사태로 '무한도전' 측은 큰 당혹감에 빠졌다. 최근 '무한도전'은 예전만 못하다는 시청자들의 평가 속에서 시청률 정체에 허덕여야 했다. 또한 멤버 길이 음주 사태를 일으키며 탈퇴하는 등 내우외환을 겪다가 400회 특집 이후 회복세를 맞고 있었다. 하지만 노홍철의 음주 파문으로 이런 회복세에 찬물을 쏟아붓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무한도전'은 두 가지를 잃게 됐다. '국민 예능'이라는 어떤 프로그램도 쉽게 달기 힘든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는 점과 프로그램의 핵심 멤버를 잃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노홍철이 무한도전에서 이탈한 것은 역할과 비중을 놓고 볼 때 앞서 제7의 멤버로 활약하던 길의 하차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 음주운전 파문을 잃으키며 무한도전에서 이탈한 방송인 노홍철. [사진=스포츠Q DB]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된 '무한도전'

이런 이유로 '무한도전'은 진정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장수 예능'이라는 타이틀을 달기까지 많은 크고 작았던 위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프로그램에 주는 충격파가 매우 커서 쉽게 상처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의 구성 측면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무한도전'은 멤버들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참신한 콘텐츠를 접목한 '한국형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의 원조다. 그만큼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캐릭터의 힘이 '무한도전'의 큰 축이라는 소리다. 또한 일일 게스트 중심의 한국 예능 사에 '고정멤버'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해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기본 축이 이런 캐릭터 중심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이기에 노홍철의 부재는 이만저만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노홍철은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바르고 똑똑한 이미지를 담당했던 캐릭터다. MC 유재석을 제외하면 스마트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줄 멤버가 없던 프로그램의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그가 이탈하게 된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만한 자원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당장 계획됐던 미션들도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진퇴양난의 위기다.

▲ '무한도전'은 캐릭터를 중심으로 미션을 풀어가던 대한민국 리얼예능 프로그램의 원조다. MC 유재석 [사진=MBC '무한도전' 제공]

매우 힘겨운 현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 보면 '무한도전'에 위기와 '극복'이라는 단어는 낯설지 않다. 10년여 동안 시청률 정체와 콘텐츠 논란, 진짜 "리얼이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많은 위기를 진정성과 끈기라는 무기로 정면돌파에 성공한 것이 '무한도전'이다.

그래서 이번 노홍철의 이탈사태는 그동안의 위기와는 한 차원 다른 수준의 심각한 수준이지만, 10여 년을 유지해온 장수 예능으로서의 저력으로 이를 극복해 낼지가 궁금해지는 이유기도 하다.

이번 위기를 넘는다면 '무한도전'은 새로운 역사를 다시 한 번 쓰는 견고한 장수예능으로 남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반대로 실패한다면 대한민국 리얼 예능 사가 뒤바뀌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갈림길에 선 '무한도전'이 과연 이번 위기를 기회를 바꿀 수 있을지 자세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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