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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팬 휩쓸고 간 스테판 커리 '태풍', 기대했던 외곽포 안 터지면 어떠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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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팬 휩쓸고 간 스테판 커리 '태풍', 기대했던 외곽포 안 터지면 어떠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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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짧은 시간이었지만 왜 스테판 커리(29·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열풍이 부는 지 알 수 있었다. 열풍을 넘어 광풍, 태풍이 분다해도 이상하지 않아 보였다.

스테판 커리와 그의 동생 세스(27·댈러스 매버릭스)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언더아머-스테판 커리 라이브 인 서울’에 참석했다.

중국 투어를 마치고 전날 밤 입국한 커리 형제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농구팬 2000여명과 주니어 농구 선수, 다문화 가정 유소년, 각종 스포츠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밝게 웃었다.

▲ 스테판 커리가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언더아머-스테판 커리 라이브 인 서울’에 참석해 스킬 챌린지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언더아머 제공]

행사는 커리 형제 소개, 커리와 함께하는 농구 클리닉, 스킬 챌린지, 3 for Love(3점슛 콘테스트), 하프코트 샷, 미니게임 등으로 진행됐다.

커리 형제와 언더아머가 후원하는 중학교 유망주들로 구성된 레거시 키즈와 한국과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서 온 유소년 선수, 한국 남녀 농구의 전설 주희정과 이미선, 우지원, 가수 정진운이 참석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첫 번째로 진행된 농구 클리닉에는 스테판 커리가 동생 세스와 함께 일일 강사로 나서 레거시 키즈들을 가르쳤다. 커리는 일일히 유망주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진 스킬 챌린지에서는 주희정, 이미선과 레거시 키즈 등 참가자들이 장애물 경기 퍼포먼스를 펼쳤다. 미국 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 볼 수 있는 이벤트 경기와 유사한 형식이었다. 시범에 나선 커리는 현란한 드리블 등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메인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3 for Love(3점슛 대회)’에서는 NBA 최고의 3점 슛터 스테판 커리와 한국을 대표하는 3점 슛터였던 우지원이 자존심을 건 외곽슛 대결을 펼쳤다. 우지원은 주희정, 이미선, 정진운, 중학생 유망주와 함께 3점슛 라인에 섰다. 5번의 기회가 주어졌다. 3점슛 하나 당 기부금 30만원이 적립되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3개를 넣은 우지원을 비롯해 주희정(2개), 레거시 키즈, 이미선, 정진운(이상 1개)이 총 8개를 성공, 240만 원을 모았다.

다음은 커리 차례. 커리는 “많이 넣을 것 같다. 20개 정도는 적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하지만 NBA와 다른 환경에 고전했다. 3점 라인은 생각보다 가까웠고 공도 NBA에서 사용하는 공과 달랐다. 바쁜 스케줄 탓에 제 컨디션이 아닌 듯 보였다. 홀로 3점슛(50만 원) 25개와 하프라인 슛(100만 원) 5개를 던졌지만 3점슛은 12개, 하프라인 슛은 성공시키지 못했다. 

▲ 커리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듯 예상보다 많은 3점슛을 넣지 못했지만 넘치는 팬 서비스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진=언더아머 제공]

연습 중에는 물론이고 경기 중에도 쏘면 족족 3점슛을 꽂아 넣는 커리의 부진에 안타까운 탄식도 흘러나왔지만 정작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었다.

하지만 세스 커리가 형의 자존심을 세웠다. 그도 3점슛 12개로 형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하프라인 슛을 성공시켰다. 둘은 총 600만 원을 적립했다. 총 840만 원이 서울시 복지재단에 기부된다.

하프코트 샷 대회에서 대반전이 나왔다. 참가자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진행자의 말에 스테판 커리는 “나는 5개를 모두 실패했기 때문에 조언해줄 게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커리 형제가 10번 던져 단 한 차례만 성공시켰을 만큼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한 일반인 신현빈 씨(28)가 2차례 시도 만에 림을 통과시키며 커리와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커리는 참가자보다 오히려 더 열렬히 환호했다. 골을 넣은 참가자의 신발을 벗겨 친필사인한 새 신발을 선물하는 화끈함을 보였다. 커리와 신 씨 덕에 현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마지막으로 벌어진 5대5 농구 경기는 스테판 커리 팀과 세스 팀으로 나뉘어 펼쳐졌다. 스테판 커리 팀에는 정진운, 우지원 등이 선수로 나섰다. 반면 세스 팀은 주희정과 이미선 등이 팀을 나눴다. 이미선은 현역 시절 못지 않은 고감도 3점슛으로 점수 차를 벌렸고 레거시 키즈 선수들도 화려한 기량을 뽐냈다.

커리 팀은 한 차례 작전타임 이후 커리를 내보내는 강수를 띄웠다. 커리 팀은 정진운, 우지원, 레거시 키즈 등 선수들의 연이은 득점으로 점수 차를 좁혔다. 커리는 막판 3점슛을 넣었고 마지막 버저비터를 노리며 하프라인에서 슛을 던졌지만 골대를 빗나갔다.

팬들이 실망할까 걱정됐기 때문일까. 커리는 행사가 종료된 뒤 아내 아이샤의 패스를 받아 앨리웁 덩크를 성공시켰다. 팬들의 함성은 경기장 내에 크게 울려 퍼졌다. 끝까지 팬들을 생각하는 커리의 자세는 슈퍼스타로서 손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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