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스날의 에이스는 역시 알렉시스 산체스였다. 숫자로 모든 걸 해석할 수 없는 게 축구라는 스포츠지만 산체스의 가치는 숫자로도 충분히 표현이 됐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산체스는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알비온과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전, 알렉스 이워비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맹활약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골은 없었지만 완벽한 경기력을 펼쳤다. 유럽 축구전문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산체스에게 양 팀 최고인 평점 8.6을 부여했다.
공격수가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도 최고 평점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산체스의 경기력을 골로만 판단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러나 모든 지표에서 산체스는 양 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
아스날이 날린 25개의 슛 중 산체스의 것이 8개였다. 그 중 유효슛도 3개나 됐다. 어시스트를 포함해 결정적인 찬스도 수차례 만들어냈다. 무려 키패스 6번을 동료들에게 제공했다. 현란한 드리블을 빼놓을 수 없다. 피치를 종횡무진 누비며 상대 수비를 괴롭혔고 4차례의 드리블을 성공시켰다. 성공률도 80%(4/5)에 달했다.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2차례나 태클로 상대 공격을 저지시킬 정도로 투지도 뛰어났다.
전반 초반부터 3선까지 내려와 볼 줄기 역할까지 맡은 산체스는 과감한 중거리 슛을 시도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카운터 어택에서도 공을 이끌고 나오며 좋은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에도 전방으로 침투하는 아론 램지에게 헤더 기회를 제공했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전반 나초 몬레알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10분 드디어 추가골이 나왔다. 산체스가 완벽히 만들어낸 기회였다.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수비 5명의 시선을 끈 산체스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힐 패스로 알렉스 이워비에게 결정적 찬스를 제공했다. 이워비가 침착히 마무리하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이후에도 두 차례나 수비를 쉽게 따돌리며 날카로운 오른발 슛, 상대 수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수비수 3명을 상대하면서도 공을 빼앗기지 않고 프리킥을 얻어내는 등 맹활약했다.
아스날은 9월 이후 4경기 연속 무패(3승 1무)로 승점 13을 확보했다.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승점 19)의 질주를 이어 토트넘 핫스퍼(승점 14), 첼시(승점 13), 아스날이 뒤따르고 있다. 아직 한 경기를 덜 치른 리버풀(승점 11)이 2일 0시 30분부터 열리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6위로 올라오게 된다.
시즌 극초반 강팀들의 부진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결국 6강 싸움으로 판세가 재정비되는 모양새다. 올 여름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 맨시티와 맨유가 우승 1순위의 명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둘러싼 3,4위 경쟁도 지난해 못지 않게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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