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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생각대로 되는 서울SK 문경은 농구, 김선형도 없는데 우승 적기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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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생각대로 되는 서울SK 문경은 농구, 김선형도 없는데 우승 적기인 이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11.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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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모든 게 생각대로 흘러간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의 이야기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12~2013시즌 이후 가장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에이스 김선형이 부상으로 이탈해 있음에도 문경은 감독의 포워드 농구가 빛을 발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애런 헤인즈를 다시 데려오며 SK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토록 강력해질 줄은 몰랐다. 어느 때보다 우승의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 SK 농구. 그 이유는 무엇일까.

 

▲ 문경은 서울 SK 감독(오른쪽)이 5일 고양 오리온에 승리한 뒤 적장 추일승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 감독의 SK는 올 시즌 거침없는 상승세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KBL 제공]

 

5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전은 SK 농구가 얼마나 계획대로 흘러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 한 판이었다.

SK는 개막 후 7연승을 달리며 막강함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2연패로 주춤했다. 문경은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강력한 수비와 함께 공격과 수비에서 다 같이 뛰어줄 것을 주문했다. 또 변기훈에게 믿음을 보이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SK 선수들은 문 감독의 주문대로 ‘토탈 농구’를 펼쳤다. 헤인즈가 11득점 6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이날 SK는 시즌 최다인 105점을 올리며 오리온(64점)을 대파했다. 고른 득점 분포가 대승의 비결이었다.

먼저 문 감독의 신뢰를 받은 변기훈이 폭발했다. 이날 전까지 평균 5.78득점에 그쳤던 그는 3점슛 5개를 꽂아 넣으며 18득점을 기록했다. 토종 빅맨 최부경(12득점 8리바운드)와 테리코 화이트(19득점 7리바운드) 등을 비롯해 12명의 선수가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승리의 원동력은 실점이 적었던 것이다. 또 제공권에서 앞섰다. 49개 리바운드를 따냈다. 거기서 리드 잡고 이끌어간 것”이라며 “모자라 보이는 점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선형이 없는 가운데 최준용이 장신 가드로서 훌륭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최준용의 공백에 대한 힌트도 얻었다. 올 시즌 신인인 안영준이 7분여를 뛰면서도 긴장하지 않고 6득점과 4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것이다. 성공적인 프로 데뷔전이었다.

문 감독도 “안영준은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다. 평소 선수들과 지낼 때 말수도 없고 수줍음이 많아 걱정했는데 코트에 들어가니 전혀 주눅들지 않더라”며 “짧은 시간에 리바운드 4개를 잡아냈다. 준용이가 대표팀에 차출됐을 때 또 하나의 카드가 생긴 것 같아 좋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 SK의 핵심은 '토탈 농구'다.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서도 다 함께 뛰며 상대를 압박한다. [사진=KBL 제공]

 

최종스코어는 많이 벌어졌지만 위기도 있었다. 2쿼터 초반 득점 없이 연속 9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3쿼터 초반에도 집중력을 잃고 대량 실점했다.

문 감독도 “3쿼터 시작하고 야단을 치려고 했는데 자연스럽게 데드 타임이 생겨 지적을 했다”며 “우리 팀은 전원공격 전원수비가 안 되면 무너질 확률이 크다. 다 같이 달려달라고 말했다. 다행히 그 위기를 잘 넘겨 승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감독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해준 선수들이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이 정도였다. SK는 더 이상 과거의 헤인즈 원맨 팀이 아니었다. 헤인즈가 부족하니 다른 선수들이 더 힘을 냈고 김선형이 없으니 최준용이 그 자리를 메워주고 변기훈까지 터졌다.

도무지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다. 선수들의 자신감도 넘친다. 부주장으로서 주장 김선형이 없는 가운데 캡틴의 역할을 맡고 있는 변기훈은 “7연승 이후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아 좋은 결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 스스로도 올해를 우승의 적기로 꼽았다. 변기훈은 “창단 20주년도 됐고 정규리그 우승을 경험한 헤인즈도 왔다. 화이트라는 걸출한 선수도 있고. 최준용에 신인 안영준까지 선수단 구색이 정말 좋다”며 “감독님이 추구하는 빠른 속공, 전원 공격-수비도 잘 맞는데 우승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더 이상 방심은 없다. 변기훈은 “전부 다 어려운 상대들이다. 1라운드에서도 쉽게 이긴 팀은 많이 없었다. 부산 kt도 1점차로. 간신히 이겼다”며 “다 까다롭지만 상황에 맞게 하면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삼성이나 인천 전자랜드에 졌으니 그 팀들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집중해서 경기에 나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K는 2라운 초반 8승 2패로 2위 원주 DB(6승 3패)를 1.5경기 차로 앞서며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시즌 중반 김선형이 복귀하기까지 지금의 좋은 분위기와 짜임새 있는 농구를 이어간다면 SK는 정말 생각대로 되는 시즌을 보내게 될 확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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