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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직격탄' 배지환, 이영민 타격상 저주 저지하라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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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 직격탄' 배지환, 이영민 타격상 저주 저지하라 [SQ이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11.22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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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배지환(18·경북고)이 이영민 타격상의 주인공이 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꼼수’로 미국 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놓인 그가 다시 ‘저주’에 빠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배지환은 21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선정한 2017 야구·소프트볼인의 밤 수상자 명단에 이영민 타격상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타율 0.474(95타수 45안타)다.

이영민 타격상은 1958년 제정됐다. 일제 강점기 시절 ‘천재 야구선수’로 불리던 이영민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대한야구협회(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전신)가 만든 상이다. 고교야구 주말리그와 전국고교야구대회, 전국체육대회 개인 기록을 통틀어 15경기 이상 출전, 규정타석(60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고 타율을 기록한 이가 받는다.

▲ 2017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 배지환. 애틀랜타와 계약이 무효 처리되면서 새 소속팀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사진=스포츠Q DB]

역대 주요 수상자로는 2004 최정(유신고, SK 와이번스), 2005 김현수(신일고, 전 두산 베어스), 2009 하주석(신일고, 한화 이글스), 2011 박민우(휘문고, NC 다이노스) 등이 있다. 2014 송성문(장충고, 넥센 히어로즈)과 2015 최원준(서울고, KIA 타이거즈), 2016 김혜성(동산고, 넥센)도 프로야구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2017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준우승의 주축 멤버로 활약했던 우투좌타 내야수 배지환은 별중의 별로 자란 국가대표 선배들만큼의 잠재력을 지녔다.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상위 지명이 유력했던 그는 KBO리그를 포기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애틀랜타 지역 언론 저널 컨스티투션은 “브레이브스가 배지환과 30만 달러(3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코리 시거(LA 다저스)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며 호기롭게 미국행을 택했던 배지환은 그러나 본격적으로 선진야구를 접하기도 전에 덫에 걸렸다. 애틀랜타가 규정을 어기고 이면 계약을 맺어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MLB)는 국외 아마추어 자유계약선수(FA)를 영입할 때 영입 총액을 제한하는데 애틀랜타가 특급 유망주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부정을 저질렀고 이어 배지환과의 관계 형성에도 문제가 드러나 계약이 무효 처리됐다.

배지환에게 가장 좋은 방법은 KBO리그행이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다. 미국이 탐낸 배지환을 품는 팀은 볼멘소리를 들을 각오를 해야 한다. 드래프트 직전 미국 진출을 선언한 배지환을 거른 구단은 억울할 테니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란 말이 수그러들었지만 이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유망주가 쓴맛을 봤다. 그 좋은 방망이 실력으로도 크게 빛을 못 보고 사라진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1973 김일권(군산상고), 1977 이만수(대구상고), 1985 김경기(인천고)를 제외하면 프로에서 대성한 이들이 없었다. 그렇게 야구를 잘 한다던 1991 강혁(신일고)도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에선 성공하지 못했다.

배지환의 현재 처지는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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