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2 17:12 (목)
[박영웅의 드라마Q] 따뜻한 '가족' 왜 주말극에서만 느껴지나요?
상태바
[박영웅의 드라마Q] 따뜻한 '가족' 왜 주말극에서만 느껴지나요?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08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박영웅 기자] 최근 지상파 주말드라마 구도는 3강 체제('가족끼리 왜 이래', '전설의 마녀', '장미빛 연인')가 완성된 분위기다. 3편의 작품들은 모두 높은 시청률과 이슈 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들이 잘나가는 이유는 여러 요인이 존재하지만 공통으로 지목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가족주의'를 강하게 담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평일 드라마들에서는 발견하기 힘든 공통분모다.

▲ [사진=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 제공]

◆ '가족주의' 주말극 초강세

현재(8일 기준) 주말 황금 시간대(오후 8시~11시)에 포진한 지상파 주말극들은 총 5편이다. 이중 시청률(닐슨 제공, 전국기준) 두자릿수 이상을 올리고 있는 작품은 3편에 달한다.

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36.6%) MBC '전설의 마녀'(23.3%), '장미빛 연인들'(18.5%)이다. 이들 작품은 현재 주말극 황금시대를 열고 있다는 평가대로 기록적인 시청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비슷한 시간대 드라마 3편이 나란히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한 사례는 흔하지 않은 모습이다.

반면 황금 시간대(오후 10시~11시) 평일 드라마들은 10%대 시청률을 올리기도 빠듯한 모습이다.

▲ [사진=KBS 2TV '가족끼리 왜 이래' 방송 캡처]

3편의 주말극이 이처럼 시청률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가족주의'라는 비슷한 중심소재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작품의 '가족주의'는 매우 뚜렷하다. 우선 '가족끼리 왜 이래'의 경우 가족드라마의 공식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작품이다.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대가족을 바탕으로 모든 극적 사건이 진행되고 해결까지 이어지고 있다.

'장미빛 연인' 역시 가족극을 표방하고 있다. 어린나이에 상처를 입은 주인공이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나 인생에 대한 해답과 행복을 가족에게서 찾는 중심내용을 다루고 있다.

'전설의 마녀'는 조금 특이하다. 보통의 가족극들과는 다르게 복수라는 소재가 극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 드라마 역시 가족이 중심에 있다. 부모 형제 없이 교도소 동기들이 만나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이런 힘을 바탕으로 세상을 향한 복수에 나서는 것이 극의 기본 방향이기 때문이다.

▲ 새로운 가족을 보여주고 있는 '전설의 마녀' 주연 배우들 오현경, 하연수, 고두심, 한지혜(왼쪽부터). [사진=스포츠Q DB]

◆'가족'을 다루는 드라마 시청자는 왜 열광할까

시청자들은 '가족주의'를 중심으로 한 3편의 작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청률을 차치하더라도  온라인과 SNS 등에는 드라마 하나하나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슈에 주목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이런 관심에는 다 이유가 있다. 주말이 되면 TV 앞으로 몰려드는 가족단위 시청자들이 많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다. 특히 사회 경제적 불황의 여파는 이런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당연히 가족 단위 시청자층이 늘어나다 보니 모든 가족이 모여서 보기 좋은 '가족주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 중심의 주말극이 인기를 끄는 두 번째 요인은 상대적으로 어렵고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평일 극에 비해 이해하기 쉬운 '가족'의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평일 극들 대부분은 실험적이고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재를 사용하거나 막장 요소를 담은 드라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시청자로서는 마니아층 혹은 세대 간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가족 중심의 주말극은 이해하기 쉽고 따뜻한 내용의 소재를 빌리다 보니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모두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큰 힘이 존재한다. 이것은 가족이라는 소재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이다.

▲ [사진=MBC '장미빛 연인들' 제공]

◆가족 중심 주말극 언제까지 갈까

주말 황금 시간대에 가족 중심의 소재를 담은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는 모습은 최근의 경향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주말 시간대에는 가족극보다는 자극적인 막장 소재의 드라마가 더 많았다. 이런 사례는 가족중심의 드라마들이 포진한 현재의 주말극 구도가 언제든지 깨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요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밝은 뉴스는 별로 없다. 12월과 찾아온 엄동설한만큼이나 서민들의 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가계 빚은 늘어만 가고 주머니는 점점 더 가벼워진다. 직장은 불안해지고 믿을 사람은 점점 더 줄어든다.

이러한 꽉막힌 상황에서 의지할 데는 어쩌면 가족밖에 없다. 이런 심리는 '가족주의' 분위기를 강화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가족극 드라마의 인기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말 가족과 모여있는 많은 시청자를 위해서라도 모처럼 따뜻한 가족극이 대세를 이루는 이 분위기가 오래가길 기대해본다.

d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