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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힐러' 모래시계 '평행이론' 21세기에도 먹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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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힐러' 모래시계 '평행이론' 21세기에도 먹힐까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09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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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힐러'가 호평 속에 8일 첫 방송을 마쳤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기록될 만큼 흥행몰이를 했던 SBS '모래시계'를 21세기형으로 꾸민 느낌이 짙었다는 점이다. 특히 캐릭터를 중심으로 극을 이끌어갔던 '모래시계'의 특성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 '힐러' 주인공 지창욱 [사진=KBS 2TV '힐러' 방송 캡처]

'모래시계' 송지나 작가의 힘 '캐릭터 드라마의 컴백'

힐러는 송지나 작가가 집필한 작품인 만큼 '모래시계'와 비슷한 전형적인 '캐릭터 드라마' 구조로 돼 있다.

'모래시계'는 시대극의 교과서라 할 만큼 전형적인 캐릭터 중심 드라마였다. 이 드라마에는 터프가이 태수(최민수 분)와 엘리트 친구 우석(박상원 분), 거대 재벌가의 딸 혜린(고현정 분)이 등장했다.

세상에 강렬하게 맞서는 터프가이 남성과 성장을 거듭하는 철부지 재벌가 딸, 엘리트적 사고로 세상을 살아가는 따뜻한 남성 세 사람의 이야기가 극의 중심을 이끌었다.

이들 세 사람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자 서로가 엇갈리는 사랑을 나누는 삼각관계이기도 했다. '모래시계'는 이런 기본적 구조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캐릭터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드라마였다.

앞서 방송됐던 그 시대 사건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대극들과는 달리 '뚜렷한 인물'을 초점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캐릭터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줬다.

아직 첫회만 방송돼 판단하기는 이른 감이 있지만 '힐러' 역시 '모래시계'처럼 캐릭터 중심의 구성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힐러'에는 세상의 어두운 현실 속에서 폭력을 통해 살아가는 남자 서정후(지창욱 분)와 엘리트 기자이자 거대 언론사 사주의 친동생인 김문호(유지태 분), 두 남자의 사랑을 받으며 철없이 최고의 기자를 꿈꾸는 채영신(박민영 분)이라는 3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강렬한 캐릭터를 지닌 세 남녀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가 극의 중심이다. 이런 모습은 '모래시계'와 매우 흡사하다.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소재와 장르 중심이 아닌 뚜렷한 캐릭터가 중심인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 '힐러' 주인공 유지태 [사진=KBS 2TV '힐러' 방송 캡처]

21세기에 재림한 '모래시계' 과연 성공할까?

90년대 방송된 모래시계의 스타일을 답습한 '힐러'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장담을 할 수는 없다. 다만 '힐러'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들의 경향과는 다르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최근 드라마들은 강렬한 주인공 캐릭터가 극을 지배하는 작품들보다는 소재와 장르가 중심이 되는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한 예로 복합장르 드라마를 들 수 있다. 복합장르 드라마는 몇 명의 뚜렷한 주인공 캐릭터가 극을 지배하지 않고 극 중 여러 소재와 장르에서 쏟아져 나오는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극을 이끌어가고 있다. 극이 말하는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캐릭터가 비율을 맞춰 활약하는 tvN '미생'도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 [사진=KBS 2TV '힐러' 방송 캡처]

이런 추세 속에서 '힐러'가 90년대 스타일인 '몇몇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극의 구조'로 21세기에도 얼마나 통할지 매우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희망적인 부분은 '힐러'가 어둡고 진지했던 '모래시계'의 스타일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극 중 요소요소 마다 코믹함과 가벼운 이야기들을 집어넣어 요즘 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래시계의 재림이라는 평가를 받는 '힐러'는 과연 어떤 성적을 거둘까?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처음 방송된 힐러는 7.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1위인 MBC '오만과 편견'과는 1.9%의 차이에 불과했다. 첫 출발 치고는 매우 긍정적인 수치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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