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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 부활 눈높이 맞춘 새내기 이승원의 '희망 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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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가 부활 눈높이 맞춘 새내기 이승원의 '희망 토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2.12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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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민 제치고 주전 세터 발돋움, 명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 조언 속 급성장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야무지게 올린다. 루키 이승원(21·현대캐피탈)의 당찬 토스에 리그 순위표가 요동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승원은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3라운드부터 점차 이름을 알리고 있다. ‘세터 왕국’ 에서 대학 3학년 선수가 단숨에 주전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아가메즈의 무릎 부상 속에 시즌 초반 승보다 패가 더 많았던 현대캐피탈은 새 얼굴의 조율 속에 점차 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그는 11일 충남 아산이순신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원정경기 우리카드전에서도 스타팅 멤버로 나서 3세트 동안 72번 공을 올려 32개를 성공시켰다. 현대캐피탈은 이승원의 안정적인 토스에 힘입어 상대를 단 88분만에 3-0(25-23 25-18 25-22)으로 제압했다. 

▲ 현대캐피탈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은 이승원(가운데)이 본격적으로 출전 시간을 늘린 시기와 일치한다. [사진=KOVO 제공]

◆ 김호철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될성부른 세터 

현대캐피탈은 세터 세대교체가 절실한 팀이다. 국가대표 명세터의 계보를 이어온 최태웅(38)과 권영민(34)의 기량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긴 하지만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추세임은 부인할 수가 없다. 김호철 감독은 이를 고려해 이승원을 점찍었다.

배구 명문 전북 익산 남성중-남성고 출신인 그는 고교 3년차 때 주장을 맡아 팀을 전국체육대회, 춘계배구 연맹전, CBS배 등을 모두 거머쥐는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2011 세계 유스 남자배구선수권대회는 태극마크를 달았다.

한양대로 진학한 그는 대학 무대에서도 최고 수준의 활약을 보였다. 지난 8월 광주에서 개최된 현대라이프컵 국제대학배구대회에서도 국가대표로 발탁됐던 그는 3학년 재학중에 프로행을 결심해 드래프트에 나섰고 현대캐피탈로부터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받았다.

지난 10월 16일 이번 시즌 개막전. 그는 삼성화재를 상대로 3세트에 잠시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김 감독은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자 이승원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갑작스레 찾아온 기회였지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공을 올리며 눈도장을 찍었다. 

◆ 확 달라진 배구 명가, 시발점은 이승원 

▲ 지난 6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전에서 백토스를 올리고 있는 이승원(가운데). 그는 최근 3경기에서 맹활약하며 완전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사진=현대캐피탈 제공]

모두가 ‘케빈 효과’를 이야기한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새 외국인 선수 케빈의 영입 이후 4승1패로 순항하고 있다. 4승 중 2승은 OK저축은행에 거뒀고 하위권 팀인 LIG손해보험과 우리카드를 상대로는 셧아웃 승을 거두며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나섰다.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것이 이승원의 성적이다. 그는 상승세의 시발점이었던 지난달 27일 OK저축은행전에서 권영민보다 하나 많은 19개의 세트를 기록했다. 지난 2일 LIG손해보험전에서 숨고르기를 했을 뿐 이후 3경기에서 각각 43개, 49개, 32개를 세트를 올리며 완벽한 주전이 됐다.

그는 지난 6일 OK저축은행전 승리 후 수훈선수로 선정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형들이 편하게 올려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마음 편히 올릴 수 있었을 뿐”이라며 “팀이 초반 부진했던 것을 만회하는 경기를 해서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권영민은 종종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인다. 최태웅마저 발목 부상에서 완치되지 않아 경기 투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몫을 100% 해내고 있는 것이다. 전설적인 세터 출신 김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이승원은 매 경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많은 것을 알려주셔서 쓰고 싶은데 아직 잘 되지 않는다. 주문하신 것을 코트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들의 아낌없는 조언도 큰 도움이 된다. 공격수가 제일 때리기 편한 토스를 하는 세터가 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현대캐피탈은 11일 승리로 7승8패(승점 23)를 기록, 한국전력(승점 21)을 5위로 밀어내고 4위로 올라섰다. 3위 OK저축은행(승점 25)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새내기 세터 이승원의 성장에 힘입어 ‘배구 명가’ 현대캐피탈이 반전에 시동을 걸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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