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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코코의 '공금횡령' 사건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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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코코의 '공금횡령' 사건이 더욱 안타까운 이유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4.12.19 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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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무대나 극장 공연 뿐 아니라 한 달 정도 축제 기간을 가지고 거리 공연을 하고 싶어요. 사람들의 환호만 있다면 대가를 받지 않고도 거리에서 공연할 코미디언들이 많거든요."

지난 9월 부산에서 열린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서 만난 한 개그맨이 한 말이다. 데뷔 15년차의 이 베테랑 개그맨은, 개그맨들의 열정과 현재의 여건을 얘기하며 안타까워했다.

'부코페'에는 개그맨 김준호가 대표로 있는 회사 코코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개그맨들이 다수 출연했다. 이들은 '부코페'에 앞서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은 이 행사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노력을 보였다.

▲ 지난 9월 진행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에 앞서 개그맨들이 축제 홍보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코코엔터테인먼트 제공]

18일 코코엔터테인먼트는 공동대표의 '공금횡령설'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김준호와 공동대표로 있던 김우종 대표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형사 고소했고, 김대표가 수년간 수억원을 횡령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경찰서에 제출했다"는 내용이었다.

코코 측에 따르면 김 대표는 회사 자금을 추가로 횡령해 해외 도주했고, 이로 인해 소속 연기자와 임직원들에게 출연료와 급여를 주지 못했다.

코코엔터에는 40여 명의 개그맨들이 소속돼 있다. 이 회사가 특이한 것은 국내에 얼마 없는 개그맨 소속사라는 점이다. 김준호는 코코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소속사 없이 활동하던 다수의 개그맨들을 영입했다. 이후 이 회사는 국내 대표 개그 기획사로 설 수 있었다.

▲ 코코엔터테인먼트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개그맨 김준호.[사진=스포츠Q DB]

김준호가 코코엔터를 설립하게 된 것은 '부코페'를 만들게 된 배경과 비슷하다. '부코페'를 만든 배경에 대해 김준호는 "한국 개그맨들은 천재적이다. 세계 진출도 가능해, 몇 년 안에 '개그 한류 스타'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개그맨들도 영화제, 음악제처럼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한다. 이를 통해 개그맨들의 위치도 격상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소속사와 소속 연예인은 일로 엮인 관계지만, 대부분 공채 출신으로 사이가 돈독한 개그맨들의 경우 더욱 사이가 각별하고 서로간 신뢰가 있다. 횡령설이 회사 내에서 꽤 퍼진 상황에도, 코코 소속 개그맨들은 별다른 동요 없이 프로그램 녹화에 참여하고 활동을 이어갔다는 후문이다.

"웃음은 희망이다". '부코페' 당시 개그맨들이 외쳤던 구호다. 희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게는 어려움 없는 환경이 주어져야 할 것이다. 사람들을 웃기지만, 웃음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결코 우습지 않다.

열악한 여건에 처해 있는 개그맨들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이유로 세운 회사가 공동대표의 횡령 사건으로 타격을 입었다. 지금의 코코엔터테인먼트가 맞은 위기가 더욱 안타까운 이유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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