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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 소재 쇼뮤지컬 '킹키부츠' vs '라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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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소수자 소재 쇼뮤지컬 '킹키부츠' vs '라카지'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2.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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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연말 공연가에 성적 소수자를 소재로 한 완성도 높은 2편의 쇼뮤지컬이 격돌하고 있다. 동일한 소재지만 풀어낸 스토리와 연출, 배우들의 연기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30년 전 퀴어 뮤지컬의 대명사 '라카지'와 2013년 브로드웨이 최신작 '킹키부츠'. 세계 최고 권위의 토니상 작품상을 석권하고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대작 라이선스 공연의 2색 매력을 짚어본다.

◆ 30년 역사 '라카지' vs 최신 브로드웨이 히트작 '킹키부츠'

'라 카지(La Cage)'는 1973년 프랑스의 극작가 장 프와레에 의해 연극으로 처음 올려진 뒤 동명의 뮤지컬로 83년 브로드웨이 팔레스 시어터에서 초연됐다. 초연 당시 토니어워즈 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작사작곡상, 남우주연상, 의상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휩쓸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 '라카지'의 게이커플 조지(고영빈)와 앨런(김다훈)

이후 2005년과 2010년에 리메이크돼 베스트 리바이벌 작품상을 연거푸 수상했다. 토니어워즈 작품상 3회를 수상한 유일한 작품일 만큼 탄탄한 작품성을 자랑한다. 국내에는 2012년 초연돼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제18회 한국뮤지컬대상 4관왕을 차지했다.

국내 초연되고 있는 '킹키부츠(Kinky Boots)'는 1980년대 영국 노스햄프턴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BBC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졌다가 지난해 4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이 이뤄졌다. 제67회 토니어워즈 작품상, 음악상, 안무상, 남우주연상, 편곡상, 음향디자인상 등 6관왕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과 화제성이 빼어나다. 현재 브로드웨이 알 허쉬펠드 극장에서 오픈런으로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으며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30개 도시 투어 공연 중이다.

세월을 머금은 '라카지'가 우아하고 기품이 넘친다면, 동시대의 산물인 '킹키부츠'는 '핫'하고 통통 튄다.

◆ 게이커플 훈훈한 가족애 vs 가슴 뭉클한 부성애

'라카지'는 프랑스 해변가 도시에서 게이클럽 ‘라카지오폴’을 운영하는 중년 게이 부부 조지와 앨빈의 아들 장미셸이 동성애를 적대시하는 극우파 보수 정치인 딩동의 딸 안느와 결혼을 발표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동성 부부와 자식, 핏줄을 나누지 않은 가족구성원, 세대간 가치관의 충돌의 이야기를 통해 훈훈한 가족애를 전한다.

▲ '킹키부츠'의 극중 장면

'킹키부츠'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폐업 위기의 수제화 공장을 물려받은 청년 찰리가 런던의 클럽에서 드랙쇼를 하는 여장남자 롤라를 우연히 만나 여장남자들을 위한 아름답고 튼튼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어 틈새 시장을 개척,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찰리와 롤라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고 판이한 성향을 지니고 있지만 아버지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 서로 교감하고 상대방을 변화시킨다. 아버지에 애틋한 마음, 우정은 이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 드랙퀸 '앨빈=관록의 정성화 김다현' vs '롤라=신구조화 오만석 강홍석'

'라카지'의 주인공 앨빈은 남편 조지(남경주·고영빈)의 불장난으로 태어난 아들 장미셸을 20년 동안 가슴에 품고 키워온 엄마이자 라카지오폴 클럽의 전설적인 드랙퀸 가수 자자이기도 하다. 초연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정성화는 코믹연기와 감정연기의 방점을 확실히 찍으면서 무대를 주도한다.

'헤드윅' '엠버터플라이' '프리실라'에 출연하며 여장남자 연기의 달인이 된 김다현은 아름답고 기품 있는 앨빈을 쥐락펴락한다. 성적 소수자로서 정체성에 대한 갈등과 자부심, 용기가 짙게 투영된 1막 엔딩곡 '나는 나일뿐(I am What I am)'은 이 작품의 백미다.

▲ '라카지'의 앤젤&자자 역 김다현

'킹키부츠'에서 찰리(김무열·지현우·윤소호)를 도와 혁신적인 구두 디자인을 선보이는 롤라는 무한긍정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도발적인가 하면 귀엽고,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용기까지 탑재했다. 연극 '이'와 뮤지컬 '헤드윅'으로 여장남자 연기에 있어서 일가를 이룬 오만석과 풋풋한 신인 강홍석이 번갈아가며 맡고 있다.

오만석은 노련한 연기로 객석을 쥐락펴락하며, 강홍석은 선굵은 이미지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개성적으로 믹스 앤 매치한다. 전직 복서인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아들의 심정을 담아 절절하게 부르는 'Not My Father's Son(못난 아들)'은 청자의 가슴을 뒤흔든다.

◆ 여장남자 군무 대결도 뜨거워 '라카지 걸' vs '앤젤'

드랙퀸 쇼가 이뤄지는 게이클럽이 주요 배경이다보니 여장남자들의 군무는 관람 포인트다. '라카지'가 대규모 인원이 동원된 버라이어티한 무대가 특장점이라면 '킹키부츠'는 소수 정예의 일사불란한 안무가 특징이다.

▲ '킹키부츠'의 여장남자 롤라를 연기하는 오만석과 6명 '앤젤'

라카지오폴 클럽의 무희 '라카지 걸'로는 15명의 남성·여성 앙상블이 출연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다양한 의상과 캉캉, 탱고, 채찍춤 쇼로 관객을 유혹한다. '킹키부츠'에서는 롤라와 함께 무대를 꾸미는 6명의 앤젤이 고정 출연한다. '댄싱9' 시즌1 출신인 현대무용수 한선천을 비롯해 '놀라운 대회 스타킹-뮤지컬킹' 최종 우승자인 우지원, 김준래, 전호준, 권용국, 송유택이 섹슈얼한 의상과 안무로 무대를 달군다.

이외 브로드웨이 작사·작곡가 제리 허먼의 고전적이면서 감성 짙은 음악, 팝디바 신디 로퍼의 대중적이며 흥겨운 팝과 디스코 음악 대결 역시 주목할 만하다.

◆ 연말연시 맞아 '아주 특별한' 이벤트 경쟁

'라카지'는 연인들을 위한 로맨틱 데이트 코스를 제안한다.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 뷔페권과 VIP석을 함께 구매할 시 최대 20%할인 혜택을 제공하여 공연도 관람하고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연인의 사랑을 2배로 키워줄 예정이다. 또 12월31일, 1월1일 공연의 유료 예매자 중 회차당 100명의 관객을 추첨해 와인, 베니피트, 더바디샵 등 깜짝 선물을 제공한다.

▲ '라카지'의 화려한 안무를 주도하는 라카지 걸

'킹키부츠'는 이 시대 미생들을 위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직장인들을 위해 티켓 할인은 물론 풍성한 경품까지 선물하는데 R대리 패키지는 직장인 4명이 R석 4매 이상 구매시 10% 할인과 동시에 공연장에서는 추첨을 통해 헛개수, 컨디션 등 직장생활에 필요한 필수 아이템을 선물한다. R사원 패키지는 직장인 10명이 모이면 티켓가격 15%를 할인해준다.

또 온라인상 '킹키부츠 신고 뉴욕 가자' 이벤트는 공연 리플렛을 활용해 나만의 킹키한 포즈 사진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뉴욕 왕복 항공권,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공연 티켓 등을 증정한다. 한국어 공연을 가장 많이 관람한 관객에게도 뉴욕 왕복 항공권과 공연 관람권을 선사한다.

'라카지'는 내년 3월8일까지 LG아트센터, '킹키부츠'는 내년 2월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상연된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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