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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신태용 대신 명장 스콜라리 영입? 기대와 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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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신태용 대신 명장 스콜라리 영입? 기대와 우려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7.0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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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을 능가하는 명장이 태극전사들을 이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바로 2002년 당시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루이스 필리페 스콜라리(70)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스포르테는 3일(한국시간) “이집트축구협회와 대한축구협회가 현재 무직인 스콜라리 감독의 영입을 원하고 있다”며 이집트가 그와 접촉했다면 대한축구협회는 스콜라리에게 제안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일각에서 제기된 대한축구협회의 스콜라리 접촉설은 사실 무근임을 알려드리오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감독선임위원회가 개최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감독과도 접촉하지 않았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스콜라리 영입설이 전혀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월드컵 이후 국민적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국내 감독들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명장들까지도 차기 감독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태용 감독의 계약기간은 이번 월드컵까지. 물론 재신임을 할 수도 있다. 축구협회는 5일 감독선임위원회를 열고 신태용 감독의 재임 중 성과에 대해 평가를 한다. 이를 통해 좋은 점수를 얻을 경우 유임으로 갈 수도 있지만 여론의 분위기 등을 고려했을 때 감독 교체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이는 스콜라리를 포함해 해외 유명 감독들과 접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콜라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도 포르투갈, 첼시, 다시 한 번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4 준우승과 2006년 독일 월드컵 4강 진출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최근엔 중국슈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사령탑에 올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중국 슈퍼리그 2회 우승 등을 이끌며 2연속 중국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콜라리는 분명 한국에 많은 가르침을 줄 지도자임이 분명하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 조직력에 해가 될 요소를 철저히 배제한다. 2002년엔 브라질의 슈퍼스타 호마리우를 과감히 제외하면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신태용 감독의 계약기간은 월드컵을 끝으로 만료된다. 대한축구협회는 신 감독에 대해 평가한 뒤 유임 여부를 판단할 전망이다. [사진=스포츠Q DB]

 

수 많은 경험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과 같은 국제 무대에 나가서도 우리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존재한다. 스콜라리의 많은 나이와 그로 인해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면이다. 실제로 스콜라리는 전술적 특징이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2014년 2번째 브라질 대표팀을 맡았을 때가 이러한 점이 두드러졌다. 브라질은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6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네이마르가 부상, 티아구 실바가 경고 누적으로 빠진 가운데 4강에서 독일을 만나 1-7 대패를 당했다. 당시 패배는 ‘미네이랑의 비극’이라고 불리며 브라질 축구역사에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

핵심 자원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이에 대처할 수 있는 플랜 B가 전무했고 그토록 처참하게 무너졌다는 것. 당시 스콜라리는 경질은 물론이고 분노한 브라질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사과 성명까지 발표해야 했다.

브라질 출신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두 차례나 잡았음에도 그의 성향은 수비적이고 피지컬의 강점을 살린 축구를 선호한다. 월드컵과 같은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역습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한국 축구에는 잘 맞는 선택지일 수 있다. 다만 공격적으로 세부 전술이 뛰어난 감독은 아니다. 한국은 플레이 하나하나 디테일한 지시가 필요한 팀이기에 이러한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뛰어난 족적을 남겼다고 해서 반색할 수만은 없다. 스콜라리와 같은 명 지도자는 그 몸값 또한 만만치가 않은데 자칫 한국 축구와 잘 맞지 않을 경우 엄청난 돈과 시간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한국 축구가 지향하는 방향성, 플레이 스타일 등과 잘 맞는지 따져본 뒤 결정해야 4년 뒤엔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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