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2 17:12 (목)
[히든스타 릴레이] (1) 김하영, "'편히 볼 수 있는 배우'가 꿈" (下)
상태바
[히든스타 릴레이] (1) 김하영, "'편히 볼 수 있는 배우'가 꿈" (下)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07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히든스타 릴레이①] 김하영, 이토록 서프라이즈한 히로인 上 에서 이어집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 사진 이상민 기자] 일요일 오전을 책임지는 '서프라이즈'의 대표 얼굴인 배우 김하영. 화면만을 통해서는 알 수 없는 그녀의 카메라 밖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연기관, 개인적인 취미생활은 어떨까.

◆ 성우 준비 중 시작한 '서프라이즈', "연기할 수 있음에 감사"

김하영은 계원예술고등학교와 상명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했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캠퍼스 커플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연기자를 꿈꾸게 됐다. 거리에서 캐스팅이 돼 잡지 모델로 활동했고, 지상파 방송사들에 연기자 공채 시험을 봤지만 3차에서 떨어졌다. 이후 성우를 준비했고 MBC 성우 시험에 2차까지 붙은 상황에서 '서프라이즈' 출연 기회가 찾아왔다. 그게 2004년이니, 스물 넷부터 30대 중반인 지금까지를 '서프라이즈'와 함께 했다.

 

- 어쩐지. 목소리가 귀에 쏙쏙 박혀요. 성우 준비도 하셨군요.

▲ 저희 어머니 목소리도 비슷해요. 약간 유전적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지금은 스피치 학원을 운영하세요. 지금은 그래도 이 정돈데, 지금보다 어릴 때는 목소리가 더 얇고 높았어요.

 - '서프라이즈' 외에 출연한 프로그램들이 있다면요?

▲ '솔로몬의 선택', '꼭 한번 만나고 싶다' 등 실화를 재구성한 프로그램이 한참 굉장히 많았을 때가 있었어요. 많이 바쁠 때는 한 달 중 26일씩을 촬영했으니까요. 새벽 6시에 '서프라이즈' 촬영을 끝내고 KBS의 '시간여행 역사속으로'를 찍으러 가는 식이었죠. 그때는 어려서 체력이 됐었는데. 요즘은…. 한동안은 밤을 샌 다음날엔 거의 죽은 듯 잠만 잤어요. 하지만 괜찮아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못하겠어요.(웃음)

드라마 '김약국의 딸들', '살맛납니다', '그린로즈' 등에도 출연했어요. 최근에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셨던 건 '왔다! 장보리'에서였어요. 막바지에 영어 선생님으로 나왔는데 반갑게 봐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 배우 김하영이 MBC '왔다! 장보리'에 출연한 모습. [사진=방송 캡처]

◆ "2004년 시작한 '서프라이즈'는 가족"

김하영은 인터뷰 틈틈이 제작진과 배우들에 대한 애정과 감사를 표했다. '서프라이즈'에는 초창기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함께하는 스태프와 연기자가 적지 않다. "지금은 친하다는 말 이상으로, 서로를 걱정하고 애정을 쏟는 가족같은 사이"라고 했다.

- 오랜 시간 함께 연기한 만큼 사이도 돈독하겠어요.

▲ 연기자와 스태프 분들이 한 가족이에요. 저희 스태프들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로 재밌고 좋은 분들이에요. 실제로 스태프 분들 중에서 연기를 함께 하는 분도 계시고요. '서프라이즈' 장소 섭외하는 분이 연기도 종종 하시거든요. 조카가 삼촌이 연기하는 걸 보고 너무 좋아한다고, 어느 순간부터 계속 나오고 계세요.(웃음)

다른 드라마 촬영장에 가면 좀 긴장되고 떨릴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저희 스태프 분들을 만나면 많이 안정이 돼요. '왔다! 장보리' 촬영장에 갔을 때 '서프라이즈' 조명, 오디오팀 스태프 분들이 계셨는데 참 든든했어요.

- 촬영장 사진을 SNS 계정에 많이 올리시기도 하는데요.

▲ 참, 얼마 전에 감동받았던 적이 있어요. 촬영장에 사는 고양이가 있는데, 동료 연기자 오빠들이 고양이 집을 만들어 줬거든요. 겨울에 추우니까 집을 만드는 데 필요한 준비물을 가져가 나름대로 끙끙대며 만들고 있는데, "고양이한테 하는 만큼 나한테 잘 해 줘봐라" 하고 구박하더니, 결국에는 오빠들이 다함께 고양이 집을 만들어 주셨어요. 감동받았죠.(웃음)

 
 

◆ "버려진 동물 못 봐요" 다친 고양이 보살피는 따뜻한 성품

고양이에게 집을 만들어줬듯 김하영은 동물을 특히 좋아한다. 김하영이 보여주는 휴대전화 속 사진에는 직접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사진이 그득했다. 특이한 점은 보통 사이가 좋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개와 고양이가 서로를 핥아주는 등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었다. 함께 지내면 성향도 비슷해지는 걸까. 따뜻한 성품의 김하영처럼 동물들도 다정했다.

"버려진 개, 고양이를 못 보겠어서 사료라도 챙겨주는 편"이라는 김하영은 '서프라이즈' 촬영장의 고양이가 낳은 새끼를 데려와 보살피고 있기도 하다.

- 정말 동물을 좋아하시나 봐요.

▲ 집에서 개와 고양이를 여러 마리 키우고 있거든요. 부업으로 해볼까 하는 일도 동물 관련 일이에요. 잘 할 수 있는 건 강아지 보는 건데, 그래서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아기 봐주기'를 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어요.(웃음) 애견 간식 같은 걸 수입해서 판매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올해는 정말 시작을 한 번 해볼까 싶기도 해요. 수제 간식도 만들어서 먹이거든요.

- 수제 간식까지. 정성이 없으면 못 하는 일인데요.

▲ '서프라이즈' 촬영장에도 '장금이'라는 고양이가 있어요. 고양이는 사람을 경계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금이는 많이 귀여워해줘서 그런지 멀리서 "장금아" 부르면 개처럼 뛰어와요. 촬영장 안에서 쥐를 잡아먹는데 겨울에는 밥을 잘 못 먹고, 얼마 전에 새끼를 낳아서 사료를 사다 줬어요. 그런데 새끼가 촬영 중에 스태프 분 차에 치인 사고가 난 거예요. 사극 분장 때문에 머리 쪽을 찌다 말고 달려가서 친한 동생에게 병원 데려가라고 맡겼어요.

병원에서 '뇌 쪽을 다쳐서 죽을 것 같다'고 하셨는데 다행히 살았어요. 그 후로도 저혈당 쇼크가 와서 죽을 뻔한 고비가 2, 3번 있었는데 그것도 넘겼고요. 데려가겠다는 분이 계시긴 했는데, 같이 놀 수 있는 고양이를 필요로 하셨지 아픈 고양이는 원하지 않으셔서요. 시간대마다 먹이를 먹여줘야 하거든요. 지금은 제가 촬영장에 데리고 다니면서 시간대별로 회복식과 영양제를 먹이고 있어요.

집에서는 "손자를 봐야 하는데 개를 보고 있다"고 하세요.(웃음) 그러면서 "너는 수의사와 결혼해야겠구나" 하시는데, 그러면 저는 "그 중에서도 유기견을 사랑해야 하는 분이어야 한다"고 대답하죠. 그러면 동생은 "누나 나이 대에 그런 분이 있을까?" 하고.(웃음)

 

◆ "'시청자들이 편히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름 기억하시는 분들 감사해"

- 김하영씨의 연기관은 무엇인가요?

▲ 저는 시청자분들이 편안히 보실 수 있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물론 처음 연기를 시작할 때는 톱스타를 꿈꿨어요. 하지만 그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꾸준히 기억될 수 있는 배우가 좋고, 그렇게 되고 싶어요. 선배 연기자들이신 선생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느껴요. 대본 보고 외워서 하는 연기가 아니라 그 인물 자체잖아요.

저도 그렇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러면서도 마음을 울컥하게 하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언제쯤이면 저렇게 연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 기억에 남는 시청 소감이 있나요?

▲ 얼굴은 많이 아시는데, 김하영이라는 제 이름까지 아시는 분들은 많지 않아요. 제 이름까지 알고 계신 분들을 만나면 정말 반갑고 감사하죠. 그리고 류현진 선수 경기 중계로 '서프라이즈'가 결방될 때가 있었거든요. 그럴 때 결방 기사에 '왜 서프라이즈 안 하냐', '보고싶다' 댓글을 보면 뿌듯했어요. 타 방송사 스태프 분께 들은 건데, 서프라이즈' 시간이 되면 거기서도 '서프라이즈'를 틀어 놓는대요.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 언젠가는 잊혀질 수도 있는 게 연기자인데, 그래도 '이 연기에는 그 연기자가 제격'이라고 모두가 떠올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취재후기] "표독스러운 역을 자주 맡는다"는 말처럼 극에서는 까칠한 역을 자주 연기하지만, 실제 만나본 김하영은 초면에도 활발하게 말을 걸고 붙임성이 좋은, 긍정적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였다. 여기에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 강아지와 고양이를 챙기는 따뜻한 마음까지 갖췄다. "시청자가 편히 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연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주저없이 즐거운 '일감'으로 연락을 주길 바란다.

ohso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