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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라 이민아', 미래 이끌 '일본 킬러'이기에 [2018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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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라 이민아', 미래 이끌 '일본 킬러'이기에 [2018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8.29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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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여리여리한 체구의 이민아(27·고베 아이낙)는 피치 위에서 누구보다 커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한국 15위, 일본 6위), 상대전적(한국 4승 10무 15패)에서 모두 앞선 일본에도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다.

이민아는 28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 글로라 스리위자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여자 준결승에 선발 출전, 0-1로 뒤진 후반 23분 동점 헤더 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했다.

그러나 후반 30분 임선주의 자책골로 1-2 패배를 당했고 이민아는 눈물을 흘렸다.

 

▲ 이민아(오른쪽에서 3번째)가 28일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축구 여자 준결승에서 1-2로 패한 뒤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떻게든 꼭 꺾고 싶었던 일본이다. 이민아는 대회를 앞두고 “일본에서 뛰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며 “대표팀에서도 봤던 선수들과 뛰었다. 일본을 만나게 된다면 아시안컵과는 다르게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과 하면 기죽지 않는 상황이 됐다. 해볼 만한 상대라고 생각한다”며 “공격을 잘 펼칠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4년 전 동메달을 수확했던 여자 축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메달색을 바꾸자”라는 슬로건으로 최소 결승 진출을 목표로 했다. 그 길목에서 일본을 만났고 이민아는 칼을 갈았다.

이민아는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에 밀려 그동안 실력보다는 귀여운 외모로 더욱 주목을 끌었다. 윤덕여 감독은 지소연 없이 나선 지난해 말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을 상대로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는데 이는 이민아가 있어 가능했다. 이민아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운 ‘이민아 시프트’를 바탕으로 일본을 위협했다. 이민아는 화려한 발재간과 날카로운 패스로 일본 수비진을 위협했고 후반 예리한 얼리 크로스로 한채린의 발리슛 골을 도왔다. 경기에선 2-3으로 졌지만 이민아의 성장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 이민아(왼쪽에서 2번째)가 동점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이민아는 고베의 러브콜을 받고 본격적으로 일본 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다. 한층 커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28일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상황이었지만 이민아는 골 기회만을 노렸다. 동료들에게 좋은 패스를 연결했고 직접 적극적으로 공격에도 가담했다. 후반 23분, 왼쪽에서 날아든 크로스를 이민아가 머리로 정확히 힘을 가했다. 공을 골대 오른쪽 상단을 파고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다. 자책골을 넣은 임선주를 위로하면서도 자신 또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아쉬울지언정 한국 여자 축구엔 더 밝은 미래를 확인한 계기였다. 특히 결정적인 기회마다 이번 대회 지소연만큼이나 반짝인 게 그이기에 더욱 당당해도 된다. 결정적 순간마다 한국의 발목을 잡은 일본 축구를 상대로 잘 싸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도 큰 수확이다.

아직 대회는 끝나지 않았다. 이민아가 오는 31일 대만과 준결승에서 보일 활약에 한국의 2대회 연속 메달 수확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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