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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팬에 대한 예의는 무엇인가' GS칼텍스 투혼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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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팬에 대한 예의는 무엇인가' GS칼텍스 투혼이 답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15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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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경기 치르면서 10차례 풀세트 접전…현대건설전 올시즌 네차례 풀세트 2승 2패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6승 12패. NH농협 2014~2015 V리그를 치른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의 성적표다. 20승 10패를 거두고 정규리그 2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간 뒤 챔피언에 오른 2013~2014 시즌의 면모는 분명 아니다. 6개팀 가운데 5위다.

그래도 자존심만큼은 살아있다. 18경기 가운데 무려 10차례나 풀세트 접전을 벌이면서 결코 다른 팀이 얕보지 못할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GS칼텍스는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두 세트를 내리 내주며 끌려갔지만 세 세트를 따내는 집중력을 보여주며 3-2(28-30 19-25 25-22 25-19 15-9)로 이겼다.

GS칼텍스는 24-21까지 앞섰던 첫 세트를 현대건설에 뺏긴데 이어 두번째 세트까지 내주면서 자멸하는 듯 보였지만 3세트부터 5세트를 모두 따내는 놀라운 집중력과 파괴력을 보여주면서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에커맨(왼쪽에서 두번째) 등 GS칼텍스 선수들이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수원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력, 현대건설 킬러로

폴리의 폭발적인 공격력과 양효진의 블로킹, 황연주의 득점을 앞세운 현대건설은 올시즌 V리그 여자부 최고의 화력을 자랑한다. 18경기를 치른 현재 모두 1629점을 뽑아내 19경기에서 1656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오른 화성 IBK기업은행에 이어 2위다.

서브에이스(137개), 블로킹(191개)에서 1위를 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공격종합 성공률(41.74%), 오픈공격 성공률(42.59%), 이동공격 성공률(61.54%), 서브 득점(세트 평균 1.9개), 블로킹 득점(세트 평균 2.65개)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도 무서워하는 팀이 있다. 바로 성남 한국도로공사와 GS칼텍스다. 현대건설은 올시즌 네차례 맞붙어 1승 3패로 뒤진다. 더 두려운 팀이 바로 GS칼텍스다.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서있는데다 네차례 맞대결을 모두 풀세트 접전으로 치렀기 때문이다.

GS칼텍스가 현대건설의 범실 덕분에 유독 더 끈질긴 모습을 보인다. 현대건설은 여섯 팀 가운데 430개의 범실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 중이다. GS칼텍스는 현대건설의 이같은 약점을 잘 파고든다. 여기에 끈질김까지 더해져 현대건설 킬러로 거듭났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GS칼텍스 표승주(가운데)가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수원 현대건설 김세영(왼쪽), 황연주의 블로킹 위로 공격을 하고 있다.

이날도 현대건설은 GS칼텍스의 목적타 서브에 리시브가 크게 흔들렸다. 가장 많은 리시브를 받은 김주하는 35개 가운데 17개만 완벽하게 올려 성공률이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리시브가 흔들리니 범실이 많이 나오고 공격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위력이 반감됐다.

◆ 이선구 감독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투혼 주문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초반 0-2로 끌려가면서 쉽게 승리를 내줄뻔 했지만 선수들에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했더니 감동받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 결과 애커맨의 공격력이 살아났다. 3세트에만 10득점을 올리면서 폴리와 당당하게 맞섰다. 여기에 현대건설의 범실까지 더해지면서 3세트를 따낼 수 있었고 이는 경기 향방을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이 감독은 올 시즌 10차례나 풀세트 접전을 벌인 것에 대해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해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며 "선수들은 힘들겠지만 풀세트 접전은 그만큼 흥미진진한 경기가 되기 때문에 팬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GS칼텍스 이선구 감독(가운데)가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수원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이어 "2-3으로 지더라도 끝까지 모든 힘을 쏟으라고 말한다. 가끔 0-3으로 질 때도 있지만 어느 상황에서라도 포기하지 말자고 한다"고 덧붙였다. 팬들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주문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하라고만 하지 다그치진 않는다. 한송이는 실제로 "감독님이 2세트부터 오늘 경기를 즐기면서 하자고 독려했다. 감독님 말씀대로 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풀세트 접전을 10번째 치렀는데 20번이라도 할 수 있다"고 즐거워했다.

현재 성적은 좋지 않지만 포기않는 자세는 GS칼텍스가 여전히 강팀임을 증명한다. 이제 오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으로 재입성하면서 서울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가득차 있다.

반대로 현대건설로서는 2위로 올라설 기회를 놓쳤다. 경기가 끝난 뒤 현대건설 라커룸 밖은 적막만 가득했다. 양철호 감독은 답답한 마음에 라커룸을 들락날락하며 담배를 피워댔다. 세차례 듀스 접전을 모두 잃어 패배한 지난 10일 한국도로공사전에 이어 무엇인가 홀린 느낌이었을 것이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GS칼텍스 한송이(왼쪽)가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수원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에커맨 등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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