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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조선학교 70년, 재일동포 안영학 선수가 조선적을 고집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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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사기획 창' 조선학교 70년, 재일동포 안영학 선수가 조선적을 고집하는 이유
  • 안효빈 기자
  • 승인 2019.03.0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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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효빈 기자] 해방 직후 일본에 남은 조선인 60여만 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국어강습소를 만드는 일이었다. 그것이 조선학교의 시작이다. 창설 후 70년 동안 민족교육을 이어온 조선학교의 어제와 오늘이 소개된다.

5일 오후 방송되는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조선학교 70년을 돌아보고, 조선학교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들여다 볼 예정이다.

먼저 조선학교 출신인 전 축구선수 안영학을 만난다. 일본에서 태어난 J리그 스타이자 조선학교 출신인 안영학 선수의 국적은 한국도 일본도 아닌 '조선적(籍)'이다. 조선적은 해방 후 일본이 60만 재일 조선인에게 부여한 국적이다.

 

5일 밤 10시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사진= KBS 제공]

 

일본 입출국 시 '재입국 허가서'를 발급받아 여권대신 사용해야하고 한국 입국 시 '여행증명서'가 필요하지만 안영학 선수는 조선적을 고집하고 있다. 안영학 선수는 조선적을 고집하는 이유로 한국 국적을 택할시 조국이 둘로 나뉘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영학 선수는 2017년 은퇴 후 '독립축구연맹 대회(CONIFA)'에서 '일본의 통일 코리안들(United Koreans in Japan)'팀을 이끌어 본인의 신념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당신의 나라는 어디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안영학 선수는 이렇게 답했다. "나라보다도 사람이 중요하다. 나는 인간 안영학이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 알고 있다. '우리 학교'에 다녔기 때문이다."

해방 직후 일본에 남은 조선인 60여만 명은 국어강습소를 만들었지만 일본과 연합군 최고사령부 GHQ(General Headquarters)는 조선인을 '외국인'으로 규정하고 '조선인도 일본학교에서 일본어로 교육받아야 한다'고 통지한다.

이에 1948년 4.24 투쟁이 일어난다. 일본 전역에 민족교육을 요구하는 시위가 번지고, 조선학교는 강제 폐쇄되었다. 3천 명 가까이 체포되고 16살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지는 참극이 벌어졌다.

600여 개 학교가 폐쇄된 뒤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조선학교는 60여 개이다. 핍박은 계속되어 1990년대에 들어서야 전국 체육대회 등에 참가할 수 있었고 대학수험자격이 주어진 것도 2003년도에 이르러서야 가능해졌다.

지난 2010년엔 '고교 무상화'에서 조선학교만 제외되는 일도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도쿄, 오사카 등 5개 지역에서 학생 250명이 직접 원고로 참여하는 일본 사법 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재판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조선학교를 연구하고 있는 인류학자 이타가키 류타 교수. [사진= KBS 제공]

 

'시사기획 창'에서는 15년 째 조선학교를 연구하고 있는 인류학자 이타가키 류타 교수(교토 도시샤 대학)를 만났다. 그는 조선학교에 대해 '동포들의 학교'라고 설명했다. '풀뿌리 운동'으로 시작한 조선학교는 학부모들이 자주적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또, 조선학교에 보내는 건 언어와 자긍심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한국계 학원은 일본의 교육법을 따르고 있어 별도로 우리말을 배우기 때문에 언어와 자긍심을 위한 선택지는 조선학교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위안부 피해자 故 김복동 할머니는 생전에 조선학교를 자주 찾아 학생들을 격려했다. 눈을 감기 1주일 전에도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기부금을 남겨 조선학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조선학교를 돕는 한국의 시민단체 '몽당연필'의 김명준 사무총장은 "왜 조선학교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그럼 위안부 문제는 왜 해결해야 하나. 과거사는 미래를 위해 외면하면 안 된다. 조선학교는 앞으로 살아갈 아이들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조선학교는 지난 70년 동안 수많은 억압과 불편함들을 이겨내고 우리말을 지켜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이날 KBS 1TV '시사기획 창'에서는 많은 노력과 희생으로 이어져온 조선학교의 모습을 더욱 자세히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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