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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직장인 위한다던 '투명인간' 정작 직장인에게 '투명인간'이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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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직장인 위한다던 '투명인간' 정작 직장인에게 '투명인간'이 된 이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2.12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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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2TV 수요 예능프로그램 '투명인간'이 역대 최저 시청률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투명인간'의 부진은 MC 강호동의 KBS 예능프로 무리한 연속 투입과 특색 없는 프로그램 내용이 불러온 결과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12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일 방송된 '투명인간'은 2.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 한 해 방송된 평일 예능프로 중 최저시청률 기록이자, 역대 예능프로 중에서도 손꼽히는 최저 수치다.

▲ [사진=KBS 2TV '투명인간' 제공]

'투명인간'의 이런 심각한 부진에는 프로그램 자체가 가진 약점뿐만 아니라 MC 강호동의 무리한 출연도 한몫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투명인간'의 중심 기획의도는 업무에 지친 직장인들을 연예인들이 찾아가 함께 게임을 즐기며 위로한다는 내용이다. 기획의도 대로라면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당연히 직장인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직장인 보다는 연예인들의 '예능감'에 치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방송된 부분을 살펴봐도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은 프로그램의 중심이 아니었다. 지난주 방송된 내용의 경우 일일 게스트로 초대된 배우 최여진이 상당 부분의 프로그램 분량을 차지했다. 최여진이 노는 모습, 그의 근황에 관한 이야기, 단순 게임만이 이어졌다. 직장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같이 논다는 콘셉트와는 동떨어진 구성이었다.

11일 방송분도 이런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 주의 주 내용은 새로운 MC 선발이었다. 아나운서 최희와 가수 육성재, 개그맨 허경환이 벌이는 MC 자리 쟁탈전이 프로그램 중심이야기였다. 세 명의 입담과 예능감이 중심이 된 이야기 구성은 직장인들이 과연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맞느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만들었다.

▲ [사진=KBS 2TV '투명인간' 제공]

투명인간은 직장인들을 위한 예능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말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에 즐비하던 연예인 중심의 예능의 틀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는 모습들이다. '투명인간'을 시청 중인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솔직히 직장인을 위한 예능이라는 기획에 반해서 프로그램을 몇 번 시청했다. 하지만 직장인을 위한 내용은 별로 없는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투명인간'이 가진 문제는 연예인 중심인 프로그램의 내용만이 아니다. MC 강호동의 무리한 연속출연 결정이 가져온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

강호동은 현재 화요일과 수요일 방송되는 KBS 2TV 심야 예능에 이틀 연속 출연 중이다. 화요일에는 '우리 동네 예체능', 수요일에는 '투명인간' 메인 MC를 맡고 있다. 지상파 채널 예능프로 역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한 명의 MC를 이틀 연속 내보내는 것은 '식상함'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현재 시청자들은 '우리 동네 예체능'의 강호동과, '투명인간'을 진행하는 강호동의 차이점을 못 느낀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비슷한 진행과 개그가 연속으로 이틀이나 나오다 보니 터져 나오는 불만들이다.

▲ [사진=KBS 2TV '투명인간' 제공]

극심한 부진을 돌파할 비책은 없을까?

최선의 해결책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만한 콘텐츠를 어떻게 발굴하고 활용하느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기획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프로그램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강호동의 역할도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우리 동네 예체능'과는 다른 스타일의 진행 방식을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당장 뾰족한 수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케이블 채널 김모 예능 작가는 "'투명인간'은 직장인이라는 이름만 씌워놓은 듯한 기존 스타일의 예능 프로그램"이라며 "아무런 특색도 없고 경쟁력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강호동의 연속 출연으로 식상함까지 가지고 있어 큰 변신이 없는 한 시청률 회복은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투명인간'은 획기적인 변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프로그램의 미래까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과연 '투명인간'이 제대로 된 변신으로 생존하게 될지, 변신에 실패해 사라지게 될지 궁금해 보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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