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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가능성만 보고 달려온 3년, 윤성빈의 앞으로 3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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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가능성만 보고 달려온 3년, 윤성빈의 앞으로 3년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02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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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월드컵 은 1·동 2로 평창 기대감 높여…"체중 늘리고 스타트 더욱 보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아직 만족할 수 없어요. 아직도 부족해요."

한국 스켈레톤의 에이스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는 윤성빈(21·한국체대)은 자신이 아직까지 모자라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 시즌을 보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윤성빈은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부족한 것이 계속 발견된다고 말한다.

윤성빈은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진행된 LG전자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조인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다음 시즌을 위해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이제 한국 스켈레톤의 에이스가 됐다. 2013년 대륙간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4개를 획득한 그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다녀온 후 더욱 기량이 향상됐다.

◆ 가능성을 본 2014~2015 시즌, 거의 지원없이 이룬 성과

2014~2015 시즌은 윤성빈의 가능성을 발견한 기간이었다. 월드컵 시리즈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면서 월드컵 랭킹 6위를 차지했다.

마르틴스, 토마스 두쿠르스 형제(이상 라트비아)가 1, 2위에 올라있고 유럽과 북미 지역 선수들이 주름잡고 있는 남자 스켈레톤 종목에서 윤성빈이 6위까지 올랐다는 것은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성과다. 물론 아시아 선수로 최고 순위. 아시아 2위가 14위의 다카하시 히로아쓰(일본)임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높은 순위임을 알 수 있다.

또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세계선수권에서 아쉽게 메달 입상을 하진 못했지만 8위까지 오른 것도 그의 잠재력을 짐작하게 한다. 그는 FIBT 세계랭킹에서 두쿠루스 형제와 알렉산더 트레티아코프(러시아), 악셀 융크(독일)에 이어 5위에 올랐다. 그만큼 윤성빈이 세계적인 강호와 견줘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이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조인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머리 속에는 오는 6일부터 전북 고창에서 실시하는 비시즌 훈련밖에 없었다.

윤성빈은 "시즌을 매번 치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언제나 부족한 것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이번 비시즌 훈련에서도 이를 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무엇보다도 체중을 더 늘려야 한다. 현재 85kg인데 다음 시즌에는 90kg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선수로 뛰기 위해서는 체중이 관건이다. 체중을 줄여야 하는 일반 체급종목과 달리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은 오히려 체중을 늘리는 것이 가속하기에도 유리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대표팀 선수들은 아침과 점심, 저녁 삼시세끼를 모두 챙겨먹는 것은 물론이고 프로틴(단백질)을 섭취하고 야식까지 먹는다.

후원 조인식에 함께 참석한 여자 스켈레톤의 문라영(19·삼육대)도 "선수로 뛰려면 키도 커야 하지만 체중도 많이 나가야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모두 그렇다"며 "나는 키도 작고 체중도 많이 나가지 않아 고창에서 훈련하면서 체중을 불리려고 한다. 삼시세끼 밥을 두 공기씩 먹고 훈련을 마치고 나면 프로틴을 먹고 야식까지 먹는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한다"고 설명했다.

◆ 스태프가 더 좋은 성적을 만든다, LG전자 후원으로 날개를 단 윤성빈

이진희 대표팀 코치는 "스켈레톤은 동계 종목의 F1이라고 불린다. 빠른 스피드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동차를 수리하고 관리하는 스태프가 많은 F1처럼 스켈레톤 역시 장비를 점검하는 스태프의 숨은 노력이 들어 있다"고 말한다.

윤성빈이 눈부신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지원 스태프의 숨은 공로가 컸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대표팀은 올시즌 외국인 장비 담당 코치를 영입, 기존보다 전략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기량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윤성빈에게 장비 담당 코치의 합류는 날개를 단 격이었다.

그런만큼 LG전자의 후원은 윤성빈의 기량 향상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LG전자는 3년 동안 스켈레톤 대표팀의 메인 스폰서로 국내외 전지훈련과 장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LG전자의 후원은 윤성빈의 질주에 '파워 엔진'을 달아준 격이다.

든든한 후원을 등에 업은 윤성빈은 당장 이번 훈련을 통해 보완할 것이 많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내가 스타트에 강점을 보인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라며 "다음 시즌에 더욱 향상된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스타트에 더욱 중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 지원이 거의 없는 가운데 월드컵 시리즈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세계 랭킹 5위까지 오른 윤성빈은 LG전자의 대표팀 후원에 힘입어 더욱 기량 발전에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사진=올댓스포츠 제공]

◆ 입문에서 대표 선수까지 3년, 그리고 앞으로 3년

윤성빈의 스켈레톤 입문 계기는 좀 특이하다. 체대 입시 준비를 하던 그는 고등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입문했다. 그 역시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이 주관하는 스타트 강습회를 통해 발굴된 케이스다. 이제 입문 3년을 맞았다.

하지만 지난 3년과 앞으로 3년은 확연하게 다를 전망이다. 지난 3년 동안 '맨땅에 헤딩'을 하듯 도전만 해왔다면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남은 3년은 LG전자의 든든한 후원 속에 더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 속에서 훈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성빈은 "지난 3년을 돌아보면 어떻게 지내왔는지 싶다. 처음에는 스켈레톤이라는 종목을 모르고 시작했고 목표도 없었다"며 "그러나 스켈레톤에 대해 알게 되고 재미를 느끼면서 멀리 있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바뀐게 없다"고 말했다. "인생의 변화는 목표를 모두 이룬 뒤에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는 변한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당연히 그 목표는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이다.

윤성빈은 하루 속히 슬라이딩 센터가 완공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모두 홈 이점이 많은 종목이다보니 더욱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완공된 경기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장 건설이 지체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걱정이 앞선다는 그다.

하지만 경기장 건설 얘기에 강신성 연맹 회장이 끼어들었다. 강 회장은 "얼마 전에 경기장 건설 현장을 다녀왔는데 2016년 10월이면 슬라이딩 센터가 완공된다. 윤성빈을 비롯해 한국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시간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윤성빈은 "세계 대회에 출전하면서 과연 경쟁이 될까하는 의문을 가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세계적인 강호들과 같은 대회에서 경기를 치러보니까 높아보였던 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성빈은 이제 비시즌동안 그 벽을 더 허물기 위한 힘을 기르게 된다. 지난 3년 동안 바쁘게 살아왔던 윤성빈에게 또 다른 3년이 기다리고 있다. 그의 인생을 확 바꿔놓을 수 있는 3년이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스켈레톤 이한신(왼쪽부터), 윤성빈, 최상규 LG전자 회장, 강신성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회장, 문라영, 이진희 코치가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 조인식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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