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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영화관] 인상적인 청년감독들 행보, 그 희망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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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영화관] 인상적인 청년감독들 행보, 그 희망과 한계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4.0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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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한국영화계에 청년 감독들의 인상적인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생 이호재 김정훈 김태용 한지원 우문기 강지원 김경묵 홍석재 이병헌 감독에 이어 90년대생 이길보라 감독까지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에 이르는 젊은 감독들이 지난해와 올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며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 중이다.

지난해 가장 눈에 띈 80년대생 감독은 이호재 김태용 우문기 김정훈 김경묵 이유빈 강진아다. 82년생 김정훈 감독은 변요한 박정민 주연의 '들개'로 장르영화의 가능성을 입증했으며 84년생 우문기 감독은 지난해 최고의 청춘영화로 손꼽히는 '족구왕'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85년생 이호재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으로, 김경묵 감독은 옴니버스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로 주목받았다. 87년생 김태용 감독은 장편 데뷔작 '거인'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상을 수상했다. 이유빈 감독은 '셔틀콕'으로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과 시민평론가상을 휩쓸었다.

▲ 김경묵 김정훈 김태용 이호재 이길보라 감독(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사진=스포츠Q]

올해도 젊은 감독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독립영화 '힘내세요, 병헌씨'로 제38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80년생 이병헌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 '스물'은 쟁쟁한 청춘스타들인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를 주연으로 내세워 지난 3월25일 개봉했다. 현재 200만 관객을 훌쩍 넘어 300만 고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81년생 강진아 감독은 이미연 바로 주연의 단편영화 '그게 아니고'(단편영화 프로젝트 '여자, 남자' 중)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83년생 홍석재 감독은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과 한국영화감독조합 감독상을 수상한 변요한 이주승 주연의 '소셜포비아'를 지난 3월12일 개봉해 25만 관객을 모으며 다양성영화 돌풍을 지폈다. 89년생 한지원 감독은 지난 1월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영화 '생각보다 맑은'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오는 4월23일 간판을 내거는 휴먼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소리'의 이길보라 감독은 90년생으로 가장 어리다. 이미 19세에 중편 다큐멘터리 '로드스쿨러'를 발표, 제7회 대한민국청소년미디어대전 관객상, 제2회 대전독립영화제 장려상을 수상한 그는 첫 장편 다큐멘터리 '반짝이는 박수소리'로 2014년 여성인권영화제 관객상, 장애인영화제 대상,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관객상을 휩쓸었다. 청각 장애인 부모 밑에서 건청인(비장애인)으로 태어난 자신의 성장담과 가족 이야기를 그렸다.

이들은 모두 자신만의 색깔을 작품에 입혀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으며 차기작이 기대되는 충무로의 블루칩들이다.

▲ '스물'의 이병헌 감독(왼쪽)과 '소셜포비아'의 홍석재 감독

우수한 인적 자원이 대거 배출되는 이유는 영상세대로 성장한 이들이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와 같은 영화 전문 인력 교육기관의 체계적 트레이닝, 부산국제영화제·전주국제영화제·미장센단편영화제·서울독립영화제·CGV아트하우스·KT&G상상마당 등 여러 영화제와 독립예술전용관의 제작지원을 통해 과거보다 많은 기회를 누리게 됐기 때문이다.

청년감독 군은 대부분 제작비 5000만원에서 1억원 안팎의 독립영화 판에서 자신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발현한다. 상업영화를 내놓은 이는 이병헌 감독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독립영화는 흥행에서 자유롭기에 실험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독립영화에서 인정받은 재능이 상업영화로 직결되진 않는다. 상업영화는 자본과 비즈니스, 폭넓은 대중과 이루는 소통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이 높긴 하나 독립영화에서 주목받았을 경우 상업영화로의 연착륙이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신선한 연출력을 요구하는 대중의 기호, 이를 반영하는 제작자가 많아져서다.

젊은 감독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건 분명 반가운 일이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영화 대부분이 자신이 속한 세대 그리고 개인의 경험담에 기초한 청춘영화라는 점은 장점이자 한계로 지적된다. 기성세대보다 더욱 리얼하게 젊은 세대의 고민과 현실을 다룰 순 있으나 천편일률적인 소재와 표현양식에 갇히게 될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유영식 KAFA 원장은 “소재의 다변화, 장르영화 등 다양한 도전이 이뤄져야 한국 영화계의 기초가 튼튼해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유관기관의 젊은 감독들에 대한 제작 기회 확충 및 물적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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