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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트랙] 사운드 클라우드, 우리가 잘 몰랐던 이야기(上)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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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트랙] 사운드 클라우드, 우리가 잘 몰랐던 이야기(上) 방탄소년단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9.05.13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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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태형아, '네시' 탄생 700일 축하해!"

'아미(ARMY)'가 남긴 이 댓글의 뜻을 쉽게 눈치 채지 못한다면, 당신은 방탄소년단(BTS) 덕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뷔 본명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비공식적으로 공개한 음원도 전혀 모른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해당 댓글은 지난 10일 방탄소년단의 사운드 클라우드(Sound Cloud) 계정에 올라왔다. RM(본명 김남준)과 뷔(V, 본명 김태형)가 함께 만든 음원 '네시'가 공개된 지 700일이 됐음을 축하하며 팬이 남긴 메시지다.

'네시'처럼 방탄소년단은 무료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 ‘사운드 클라우드’에 종종 자신의 결과물을 업로드한다.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보이밴드 멤버들이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힘든 공간에 공개적으로 신곡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왼쪽부터),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스포츠Q(큐) DB]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왼쪽부터),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스포츠Q(큐) DB]

 

◆ 방탄소년단,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써 내려간 기록

최근 방탄소년단은 인상적인 행보로 전 세계 음악인들에게 영감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2일 방탄소년단은 2019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 2관왕에 올랐다.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의 수상에 이어 처음으로 '톱/듀오 그룹' 부문까지 수상하며 본상을 품에 안는 영광을 누렸다. 

방탄소년단이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건 1936년부터 순위를 발표하고 있는 빌보드 차트만이 아니다. 일명 '음악계의 유튜브'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온라인 음악 유통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는 사운드 클라우드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사운드 클라우드(사클)는 2007년 8월에 사운드 디자이너 알렉스 리웅과 에릭 월포스가 공동으로 설립한 온라인 음악 유통 플랫폼 서비스다. 누구나 쉽게 음악을 만들어 올리고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아마추어 음악인들 사이에서 먼저 인기를 끌었다.

 

사운드 클라우드 [사진 = 픽사베이(pixabay) 제공]
사운드 클라우드 [사진 = 픽사베이(pixabay) 제공]

 

'사클'에서만 공개된 음원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며 주목 받은 사례는 더러 있다. 찬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가 대표적이다. 그는 2017년 제59회 그래미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상과 베스트 랩 앨범상, 베스트 랩 퍼포먼스상을 수상했다. 특히 베스트 랩 앨범상을 받은 믹스테이프 '컬러링 북(Coloring Book)'은 사운드 클라우드에서만 스트리밍됐다.

믹스테이프란 CD나 음원 유통 사이트가 아닌 온라인상에서 무료로 공개되는 노래나 앨범으로, 주로 힙합이나 R&B 뮤지션들이 이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공개된 지 700일이 지난 음원 '네시'는 10일 오후 현재 해당 플랫폼에서 2300만 스트리밍을 넘어섰다. 이 노래는 사운드클라우드 톱 50 국내 순위에서 여전히 10위 안에 머무르며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엄청난 성과지만 방탄소년단 음원이 기록한 스트리밍 횟수가 고작(?) 2000만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뷔의 감성이 오롯이 담긴 또 다른 자작곡은 더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월 30일 같은 플랫폼에 공개한 '풍경'은 무려 1억 2600만 스트리밍을 넘어섰다. 업로드 100일 만에 달성한 놀라운 기록이다. 해당 곡의 완성도에 감탄한 일부 외신은 '마스터피스(masterpiece)'라는 찬사도 남겼다.  

'풍경'보다 더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사운드 클라우드 스트리밍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곡도 있다. 지난해 마지막 날, 팬들을 위해 선물로 남긴 지민의 자작곡 '약속'이다. 해당 곡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지금까지 1억 4500만 스트리밍을 기록 중이다.

엄청난 경쟁력을 지닌 음악들이지만 앞서 언급한 세 곡은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지 않다. 팬들을 위한 일종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음원들이 단순히 '역조공' 수준에서 화제가 되는 건 아니다. 

지민의 '약속'은 24시간 동안 850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드레이크(Drake)의 '더피 프리스타일(Duppy Freestyle)'이 보유한 24시간내 360만 스트리밍 기록에 2배가 넘는 수치를 세워 외신의 큰 주목을 받았고, 찬스 더 래퍼의 사례와 함께 사운드 클라우드의 파급력을 대표하는 음원이 됐다. 

이들이 팬들을 위해 노래를 올린 건 최근 1-2년만의 일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기 전부터 사운드 클라우드에 자작곡과 커버곡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데뷔 전부터 언더 힙합신에서 이름을 알렸던 슈가의 믹스테이프가 대표적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프로듀싱한 믹스테이프 '어거스트 디(AUGUST D)'를 지난 2016년 8월 17일 발표해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과시한 바 있다. 이후엔 제이홉이 믹스테이프 '호프 월드(Hope World)'를, RM이 '모노(mono.)'를 공개하며 소속 래퍼들이 모두 앨범을 올리는 남다른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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