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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 최주환 정수빈 오재일 FA, 두산 '화수분 야구' 막 내리나 [SQ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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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민 최주환 정수빈 오재일 FA, 두산 '화수분 야구' 막 내리나 [SQ전망]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2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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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The Last Dance.’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미국프로농구(NBA) 1997~1998시즌을 앞두고 굳은 결심을 했다. 반드시 우승을 하겠노라고. 스코티 피펜이 팀을 떠날 것이 유력했고 필 잭슨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기도 했다. 잭슨 감독은 이 시즌을 시카고 불스의 ‘마지막 춤’이라고 정의했다.

두산 베어스도 이별이 예정된 상황에서 시즌을 맞았다. 예비 자유계약선수(FA)가 최대 9명에 달했다. 그러나 불스와 두산의 ‘마지막 춤’은 달랐다.

두산은 24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쏠) KBO(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2-4 패배, 2승 4패로 NC 우승의 들러리가 됐다.

허경민이 24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전력질주하고 있다. 허경민은 FA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내야수 중 하나다.

 

절박했던 시즌이었다. 시즌 후 투수 유희관과 이용찬, 내야수 오재일, 최주환, 허경민, 외야수 정수빈이 첫 FA 자격을 얻고 김재호와 권혁, 장원준은 2번째 FA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용찬은 부상, 장원준은 부진을 거듭하며, 권혁은 은퇴를 택해 FA 선수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내부 단속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선수들은 이미 이별을 예감한 듯 했다. 오재원과 허경민, 김재호 등은 가을야구를 앞두고 “이 멤버로 함께 하는 건 사실상 마지막이라는 걸 안다”며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고자 의지를 다졌다. 그리고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 이어 PO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향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 역사상 3번째이자 단일 감독 하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두산을 두고 왕조라는 표현을 쓰는 것에 반발하는 이들도 있지만 2010년 이후 가장 가을야구에 많이 나선 팀이 두산이라는 것만 봐도 얼마나 강한 팀인지 잘 보여준다.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한 정수빈(오른쪽) 또한 뛰어난 수비와 주루플레이 등으로 스토브리그에서 많은 구단들의 관심을 살 전망이다.

 

그러나 선수들의 바람과 달리 마무리는 아쉬웠다. 투수진의 역투에도 타선의 침체가 뼈아팠다. 2승 1패에서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4차례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8차례 준우승에 머물렀다. 20세기 2위의 대명사가 삼성 라이온즈(6차례)였다면 두산은 21세기에만 8번 우승팀 들러리를 섰다.

더 아쉬운 건 언제 다시 우승을 노려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탄탄한 전력을 다시 갖출 수 있을지 의구심이 따르기 때문이다. 두산은 올 시즌 중 모기업 자금난으로 인해 해체설까지 돌았다. 최악의 상황은 피하더라도 많은 예비 FA를 잡지 못할 것이 기정사실화된다.

두산은 뛰어난 실력에 비해 과거부터 FA 시장에서 투자에 인색했다. 다만 그때와는 상황이 또 다르다. 

2013년 이후 손시헌과 이종욱을 NC에 보냈지만 김재호와 정수빈이라는 대체카드가 있었다. 2018년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를 LG 트윈스에, 민병헌을 롯데 자이언츠에 보내줄 수 있었던 것도 김재환과 박건우라는 대체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NC에 양의지를 내준 뒤에도 박세혁이 제 역할을 다 하며 우승포수로 자리매김했다.

두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최주환(오른쪽)은 매서운 타격감과 무난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이탈이 유력히 예상되고 있다.

 

투수진에선 큰 문제가 없다. FA 유희관은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할 만큼 기량이 예전만 못하고 이용찬은 올 시즌 활약이 적어 ‘FA 재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포스트시즌에서 두각을 나타낸 김민규, 이승진, 홍건희, 박치국, 최원준 등의 향후 활약에 기대가 커진다.

그러나 ‘화수분 야구’로 불렸던 두산에서 과거와 같이 잠재력 있는 야수진을 찾아보긴 힘들어 졌다. 김태형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대타 카드 한 번 쓰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특히 내야 주전들은 모두 FA 자격을 얻어 출혈이 불가피하다. 외야에서도 메이저리그 진출을 택한 김재환이 목표를 이룬다면 구멍은 더 커진다.

많은 지출을 하기 어려운 두산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면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허경민과 최주환 등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산 팬들 또한 나이가 많거나 성적이 좋지 않아 타 팀의 큰 관심을 얻지 못하는 몇몇 선수 외엔 팀에 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화려한 마무리를 하고 싶었다. 씁쓸한 마지막을 장식한 두산의 전성기는 이대로 막을 내리게 될까. 이제 두산 팬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스토브리그 소식에 귀를 기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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