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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테니스 부활 선봉' 장수정의 핫한 성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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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테니스 부활 선봉' 장수정의 핫한 성장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5.26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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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오픈 준우승 차지하며 세계랭킹 210위 진입…공격적인 성향 돋보이는 테니스 기대주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국 여자테니스는 긴 침체기에 빠져 있다. 지난해 인천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노메달. 전미라(37)와 조윤정(36) 대표팀 감독 이후 좀처럼 스타가 나오지 않고 있다. 남자 테니스에선 정현(19·삼성증권 후원)이 세계랭킹 70위권 내에 진입하며 윔블던 단식 본선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자 테니스는 십수 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테니스 얼짱’ 장수정(20·사랑모아병원)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 2월 호주 서키트 출전 당시 265위였던 세계랭킹을 210위까지 끌어올리며 200위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210위는 개인 역대 최고 순위.

각종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지난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끝난 국제테니스연맹(ITF) 르꼬끄 서울오픈 챌린지대회 단식에서 일본의 사와야나기 리코(246위)에 0-2(4-6 4-6)로 패해 준우승한 장수정은 지난주 234위에서 24계단 올랐다.

▲ 장수정이 올해 3월 호주 클레어 서키트 우승을 시작으로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다음달 개막하는 윔블던 단식 예선 출전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 정도 순위를 끌어올린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이제 장수정은 가능성 있는 유망주에서 장차 한국 여자 테니스를 견인할 재목이 됐다.

◆ 강력한 스트로크로 각종 챌린저대회 재패

공격적인 성향의 플레이가 장수정의 순항을 이끌었다. 상대를 강하게 밀어붙이는 스트로크가 많은 대회에서 입상한 비결이었다.

지난 3월 1일 호주 클레어 서키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장수정은 같은 달 28일 방콕 서키트에서 2관왕(단·복식)을 차지했다. 지난달 24일 중국 심천 챌린저 여자 복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장수정은 이달에는 난닝 챌린저 준우승, 서울오픈 챌린저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지난 3월, 전 소속팀이었던 삼성증권이 해단되는 아픔 속에서도 묵묵히 제 실력을 발휘한 장수정이다.

좋은 성적을 냈을 때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격적인 성향을 끝까지 유지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클레어 서키트 결승에서는 초반부터 강력한 서브와 대각선 샷을 구사하며 상대의 혼을 뺐고 그 결과 우승 트로피를 안을 수 있었다. 체력 소모가 큰 위험부담을 안고 있지만 상대가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빠른 시간에 경기를 끝냈다.

반대로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줬을 때는 쉽게 흐름을 가져오지 못하는 면모를 보였다. 어린 나이에 걸맞은 패기가 충만한 장수정은 날카로운 스트로크를 무기삼아 더 큰 무대에서 승리를 꿈꾼다.

▲ 장수정이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벌어진 르꼬끄 서울오픈챌린저 단식 결승전이 끝난 뒤 준우승 트르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미션, 승부처에서 집중력 높여라

하지만 장수정이 더 높은 단계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포인트를 챙기는 침착한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이번 서울오픈 챌린저 결승에서 경기 운영의 아쉬움이 드러났다. 첫 세트와 두 번째 세트 모두 초반 리드를 잡고도 갑자기 집중력이 무너지는 면모를 보였다. 앞서나갈 수 있는 찬스에서 한 포인트를 얻지 못한 것이 패배로 직결됐다. 특히 2세트 3-2 듀스에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브레이크 당해 3-3 동점을 허용한 후 4-6으로 패한 과정이 아쉬웠다.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흘린 장수정은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앞서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다. 집중력에서 상대보다 뒤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장점만큼이나 보완점 역시 뚜렷하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부족한 점은 시간이 지나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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